책임을 먼저 가져가던 사람
두 곳의 근무지에서
나는 4년 동안 한 직책자를 모시며 일했다.
그는 남직원들에게
우상처럼 보이는 사람이었다.
직책을 가진 사람으로서
혼을 내야 할 때는
누구보다 엄격하게 혼을 냈고,
그렇지 않을 때는
형처럼 가까이 지냈다.
위에서 혼이 났을 때조차
그는 직원의 탓을 하기보다는
자기 탓을 더 많이 했다.
초반에는
가지 않겠다는 나를 설득하기 위해
그는 직접 나를 보러 왔고,
그렇게 우리는 처음 마주했다.
그전까지 우리는
전화로만 이야기를 나누던 사이였다.
말마다 어색함이 남아 있던.
그는 주변 지인들에게서
내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그리고 같이 가면
잘해주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그때의 나는
이미 있던 매장에서 지쳐 있었고,
결국 그의 뒤를 따라 나섰다.
처음 9개월은 힘들었다.
사수처럼 의지하던 언니가 하던 일이었는데,
없는 일로 트집을 잡히는 날이 잦았고
쉬는 날에도 어김없이 전화가 왔다.
결국 나는
나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다시는
전화가 올 일이 없게 만들자고.
그래서 모든 것을 기억하기 시작했다.
하루하루 있었던 일들을,
내 뇌에 과부하가 걸릴 정도로
빠짐없이 붙잡아 두었다.
그때가
내 터닝포인트였다.
그리고 동시에,
내가 그 직책자의 눈에
들어간 순간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