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책을 가진 사람의 무게 3부

직책은 선택이 아니라 결과였다

by dodamgaon

오픈한 지 1년이 지나자, 회사는 행사를 요구했다.

실적을 이유로 한 통보였다.

일정은 정해져 있었고, 조건은 빠듯했다.
본사는 방향만 던졌고, 나머지는 그의 몫이었다.


선택도, 책임도 전부.

그는 혼자 움직였다.
업체와 통화하며 조건을 맞췄고, 일정표를 다시 짰다.


밤이 되어도 전화는 끊기지 않았다.
누군가는 가격을 올렸고, 누군가는 약속을 미뤘다.

도와달라고 말할 사람은 없었다.


그는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 그는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다.
그건 실패가 아니라, 한계였다.

그는 방식을 바꿨다.


잘하는 일을 기준으로 일을 나눴다.
정리에 강한 직원에게는 준비를 맡겼고,
말이 빠른 직원에게는 응대를 맡겼다.


모두에게 공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효율적이었다.

그 선택으로 누군가는 부담이 늘었고,
누군가는 처음으로 역할을 얻었다.


그는 그 결과를 전부 기억해 두었다.
나중에라도, 책임을 피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행사는 무사히 끝났다.


수치는 깔끔했고, 결과는 명확했다.

본사는 만족했고, 평가는 빠르게 올라갔다.
누구도 그 과정에 대해 묻지 않았다.


질문은 필요 없다는 듯이.

칭찬은 짧았고, 다음 이야기는 빨랐다.

얼마 지나지 않아 더 넓은 매장으로의 발령이 결정됐다.

승진에 가까운 이동이었다.


회사는 그렇게 불렀다.

그는 통보를 받았고, 질문하지 않았다.
선택권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새 매장은 이전보다 컸고,
사람도 많았고, 문제도 많았다.


그날 이후, 그는 더 많은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게 됐다.

그의 결정이 닿는 범위가 넓어졌기 때문이다.


잘해냈다는 말은 들었지만,
그 말이 가벼워질수록 그의 자리는 무거워졌다.

거울 속의 그는 이미
직책을 가진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돌아갈 수 없다는 걸,
굳이 확인할 필요는 없었다.


그는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도망치지 않았고,
벗어나려 하지도 않았다.

직책을 가진 사람은
그렇게 남아 있는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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