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다미 제인 Jan 05. 2022

배 고프지만 먹기는 싫어

내 몸에 들어와서 뭘 할지 모르니까

먹을 수 있을 줄 알고 기대했는데


 오래간만의 외출이었다. 여행 기분이 났다. 타지방 지인 댁에 한동안 머무는 중이었다.

 따끈한 두부가 먹고 싶었다.

 미리 연락해서 원산지를 확인한 두부 맛집의 두부는 국내산이라고 했다.

 필요한 물건을 사서 돌아오는 길 식사는 그곳에서 해결하면 되었다.

 3시부터 5시까지 브레이크 타임이었는데, 4시 50여분부터 문을 열기에 홀짝 들어가 자릴 잡았다.


 메뉴판을 보고 주문을 하려는데, 음, 이상하다.

 잘못 본 건 아닌데?

 두부의 콩 성분란에 ‘국외산’이라는 글씨가 적혀 있다.


 “사장님!”

 “네, 잠시만요~”


 분명히 아까 전화로 확인했는데...


 “혹시 두부 국내산 아닌가요?”

 “저희 콩 수입해요~ 마진이 안 맞아서”

 “아까 유선으로 통화하신 분이 국내산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그럴 리가 없는데! 어느 분이 받았죠?”


 확인 결과 서빙하시는 알바분이 일한 지 얼마 안 되어 헷갈리셨다고 한다. 그럴 수 있다. 그런데 시간 맞춰 울리는 내 배꼽시계는 얼른 두부를 넣어달라 성화다.


 “송구하지만 제가 유전자 조작 식품에 민감해서요! 식사는 어려울 것 같아요 (암울)”

 “아 저희 그런데 국외산 이긴 하지만 Non-GMO 예요!”

 “네?????”


 국외산 non-GMO 증명서를 갖고 있으시다는 사장님.

 당장 보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미국에서 생산된 콩으로 들여오긴 하지만 유전자 조작이 되지 않았다고?

 해당 국가에서 그렇게 재배되는 땅이 5군데 정도 있단다.

 진짜일까···


GMO 생산국 (18년도 기준)



'유전자 조작', 했어? 안 했어?


 기다리는 동안 열심히 서칭을 한다. 우리나라 Non-GMO 증명서에는 크게 3가지 종류의 갈래가 있다. 취급 과정에서 GMO 제품과 구분해서 관리했다는 ‘구분유통 증명서’, 생산국 혹은 수출국이 보장해 주는 ‘정부 증명서’, 의도하지 않았지만 취급 과정에서 일정 정도 이하 섞여 들어갔을 수는 있다는 ‘시험ㆍ성적 증명서’. 


 미국에서 온 콩이 조작되지 않았다니! 얼른 보고 싶었지만 사장님은 결국 못 찾으셨다.


 “저희가 2주 전에 매장 인테리어를 조금 바꿨는데 액자에 비치해 놓았던 것을 창고에 옮겨 놓았나 봐요.. 찾으면 연락드릴게요! 오늘 안으로”

 “감사합니다.. 저 다음 주까지 이 지역에 머무는데 다시 올게요”


 연락을 기다리고 더 기다렸지만 남긴 전화번호로 수신은 오지 않았고, 며칠이 지나 연락을 드려보니 아직 창고에서 못 찾으셨단다. 미국 땅에서 non-GMO로 생산되는 콩이 5군데 여가 있다고! 사실이면 대박이다. 구입처를 알아 공유해야 한다.



식량에 대한 주권 있는 나라야.


 다음은 지난 2월, 한국농정 신문의 ‘GMO 표시, 강화돼야 한다’ 중 일부이다.



 20만 년 동안 이어져 온 인류의 역사에서 GMO 탄생의 역사는 보잘것없이 짧다.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는 GMO 작물이 갖는 여러 문제에 대해 그 누구도 장담해줄 수 없다.... GMO를 사용하는 기업에서는 이를 마케팅 수단으로 얼마든지 활용할 것이며 실제 GMO를 숨기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 GMO 작물을 재배하고 있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는 GMO를 더욱 철저히 경계해야 한다.... 식량주권을 지켜나가기 위해서 가장 기본이 되는 농업생산의 문제를 다국적 기업의 손에 좌지우지되게 둘 수는 없다. 

(출처: http://www.ikp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43266)



 GMO 제품은 몸에 들어가 어떠한 작용을 일으킬지 모른다. 궁극적으로 건강과 대립각의 존재다. 


‘유전자(Genetically) 변형(Modified) 생물체(Organism)’라는 뜻의 GMO.
생물의 세포를 구성 및 유지하고, 유기 관계를 이루는 데 필요한 정보 상자 ‘유전자(Gene)’가
고유의 형태로 지켜지고 보존되기를 소망해 본다.

        

작가의 이전글 복수도 용서도 하지 않았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