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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4세 대표의 이야기 - 2부

7. 노코드 SaaS 도다의 시작

저희는 이제까지 저희와 외주 계약을 진행했던 고객사의 매니저분들과 저희에게 협업 요청을 주셨던 잠재 고객사 매니저분들께 찾아가서 인터뷰를 하며 니즈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니즈가 파악되자 마자 저희는 종이 스케치북에 그려가면서 도다 MVP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MVP는 일다님께서 2개월만에 만들어주셨어요. 그 때 마침 HYBE 레이블인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에서 저희와 협업을 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어요. 그래서 미팅을 하면서 저희의 외주 서비스에 대해서 설명을 마친 뒤에 저희가 만든 MVP를 시연했어요. 담당자님께서는 그 자리에서 저희 서비를 사용해서 직접 만들어보겠다고 말씀하셨고, MVP가 판매가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었어요.


당시 아이돌분의 컴백 이벤트로 저희 서비스를 사용하시는 것이었기 때문에, 화이트라벨링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그래서 아직 화이트라벨링 기능이 별로 없던 저희에게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에서는 저희에게 평일이나 주말이나 엄청난 피드백을 주셨어요. 때로는 힘들기도 했지만, 저희가 저희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필요한 기능이 아니라, 진짜 돈을 낸 고객이 원하는 기능을 만들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면서 빠르게 요청사항을 프로덕트에 반영했어요.


캠페인은 성공적으로 끝이났고, 저희는 WIX로 빠르게 웹사이트를 만들고,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의 요청사항을 반영한 서비스를 오픈 베타로 공개하기로 했어요. 오픈 베타를 런칭하고 나서 아무도 사용하지 않아서, 한국의 프로덕트 헌트인 디스콰이엇부터, 카카오 오픈 채팅 방들에 닥치는대로 가입해서 저희 서비스를 알렸어요. 그리고 처음에는 스티비와 메일리를 통해서 뉴스레터를 만드는 크리에이터분들이 리드(고객들의 이메일)을 수집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저희의 이상적인 고객 페르소나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모든 뉴스레터 크리에이터 분들을 리스트업하고, 뉴스레터를 읽어보면서 저희 서비스를 사용하면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메일을 한 분 한 분 작성해서 보냈어요. 그렇게 초기에 첫 100분의 무료 유저분들을 모집할 수 있었어요.   


    8. 고객에게 회초리 맞으며 크기  

그렇게 알린 100분의 크리에이터분들 중 10분 정도 되는 분들이 만든 콘텐츠가 바이럴이 되면서 저희 서비스를 알게 되는 분들이 많아지기 시작했고, 유입된 크리에이터분들이 저희에게 피드백을 주기 시작하셨어요. 피드백을 해주시면서 저희에게 가장 많이 하셨던 말은 “불편한 점이 있긴 한데, 무료니까 참고 쓸게요.”였어요.


대부분의 SaaS들이 약 2년 동안 무료 베타를 진행하면서 유저를 많이 모은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저희도 처음에는 무료 베타를 어느정도 운영하면서 유저분들을 모아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무료니까 참고 쓸게요.”라는 말을 계속 들으면서 무료로 운영을 하다가는 저희가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기보다, 저희가 원하는 것을 만들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저희는 오픈 베타 3개월 만인 9월에 유료화를 도전해보기로 했어요. 


첫 달에 200만원어치가 판매 되면서 매출이 발생한다는 것에 대한 기쁨과 함께, 고객들이 화를 내기 시작하는 것이 가장 행복했어요. “돈 냈는데, 버그가 발생했어요.”, “돈 냈는데 서비스가 아직 너무 부족하네요”라는 말을 들으면서 속상하기도 했지만, 이런 피드백들이 저희를 더 잘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해줬어요. 무엇보다 고객들이 돈을 내기 시작하시면서, 고객들이 진짜 필요한 것들을 말씀해주시기 시작했어요. 어떤 기능들이 더 개발되어야하는지, 어떤 점이 불편한지, 저희가 어떻게 발전해야하는 지를 솔직하게 말씀해주셨어요. 저희는 고객들이 주신 피드백을  우리가 개발했을 때 고객들에게 미칠 수 있는 임팩트로 생각하기 시작했고, 개발 우선순위를 결정하기 시작했어요.


이런 저희 팀의 노력을 기반으로 한국의 탑 VC 중 하나인 KB인베스트먼트와 HYBE의 전 CTO이자 현재 비마이프렌즈의 대표이신 서우석 대표님께 투자도 받을 수 있었어요.  


    9. “심리테스트 제작은 도다로”  

그렇게 1년 동안 고객의 피드백에서 비롯된 약 30개의 기능을 업데이트 하면서 심리테스트 제작이라는 작은 시장에서 도다가 1위를 차지했어요. 검색 광고를 제외하면 SEO 순위에서 연관 검색어 모두에서 도다가 1위를 차지했어요. 모두가 “심리테스트 만들고 싶은데 무슨 서비스를 써야하나요?”라는 질문에 “도다 사용하시면 돼요!”라고 망설임 없이 답변해주시기 시작했어요. 한국에서만 서비스를 했는데 전세계 213개국에서 한달에 350만개의 리드가 수집되었고, 1년 동안 4000만개의 리드가 수집되었어요. 제가 꿈만 꿨던 토스, 세일즈포스, 스포티파이와 같은 기업들이 저희 서비스를 유료로 사용해주셨어요.


제가 여러 소셜 네트워크에서 도다를 알린 것 외에는 어떠한 마케팅도 하지 않았는데, MRR은 첫 런칭했던 2021년 9월의 200만원에서 현재 1700만원으로 8배 이상 성장했어요. CAC 0원으로 매출이 8.5배 성장하는 것을 보면서 저희는 기쁘면서도, 이런 성장이 언제 끝날 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가득했어요. 왜냐하면 저희는 꾸준히 ‘심리테스트의 트렌드가 한국에서는 곧 끝날 것이다’에 베팅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10. 도다가 폼으로 피봇하게 된 이유  

심리테스트 트렌드가 한국에서 끝날 것이라는 것에 베팅하게 된 이유는 저희 고객사도, 경쟁 서비사를 사용하시는 기업들도 심리테스트를 한 번씩은 만들어보지만 2개, 3개를 만드는 경우는 많지 않았기 때문이었어요. 그리고 심리테스트를 한 번 배포하면 수명이 길어야 3개월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10개월은 사용해야 충분한 회수 금액을 달성하는 SaaS의 특징에는 맞지 않았어요. 그래서 저희는 끊임없이 고객들을 인터뷰 하며 저희 서비스에 대한 피드백을 받았어요. 고객들의 공통적인 피드백은 “한 번 쓰기에는 좋지만 계속 쓸 이유가 없다.” 였어요. 즉 계속 신선해야하고 특별해야하는 마케팅의 업의 본질과 고객들의 공통적인 피드백을 기반으로 일반화를 잘 해야하는 SaaS의 업의 본질이 잘 맞지 않았던 것이었죠.


저희는 고객들의 “단발성 서비스”라는 피드백을 들으며 절망했고, 어떻게든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어요. 그리고 토스 이승건 대표님의 PO 세션을 들으면서 리텐션이 높은 고객들이 하는 행동을 다른 고객들에게 하게 하면 리텐션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을 배웠어요. 그래서 저희 서비스의 모든 데이터를 까보았는데, 2배 이상 비싼 프리미엄 플랜의 리텐션이 베이직 플랜보다 30% 정도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어요. 일반적으로 더 비싸면 리텐션이 낮아야하는데 역설적으로 저희 서비스에서는 2배 이상 비싼 프리미엄 플랜이 잔존율이 더 높았어요. 도다를 지속적으로 사용하시는 분들은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서 사용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죠. 


그래서 저희는 데이터 수집을 하는 ‘폼'에 대한 리서치를 진행했고, 설문조사는 모든 기업에서 한달에 최소 한 번 이상, 많게는 10번도 넘게 제작된다는 것을 발견했어요. 폼이 된다면 분명 리텐션 문제에서는 벗어날 수 있겠다는 단순한 생각을 가지게 되었는데, 조금 더 파보니 설문조사는 기업의 의사결정부터 CRM 마케팅 최적화, 제품 개발 등 주요한 부분에 가장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도구였음을 알게 되었어요.


중요한 문제이고, 리텐션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뒤에, 설문 제작자와 응답자에게 닥치는 대로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설문 제작자 입장에서는 응답이 잘 들어오지 않는다는 문제와 설계, 제작, 배포, 분석, 보고에 엄청난 리소스가 소요된다는 문제가 있었어요. 설문 응답자 입장에서는 넷플릭스, 유튜브를 볼 수 있는 그 시간에 설문에 응답하는 것이 너무 ‘시간 아까운 일’이었어요. 저희는 당시에 평균 응답완료율이 92%였고, 이 높은 완료율을 설문조사에 접목시켜보면 시너지가 날 것이라는 가설을 가지고 설문폼에 필요한 데이터 수집 카드들을 업데이트했어요. 결과는 평균 완료율 58%로 가설 검증이 되었어요. 그래서 저희는 피봇을 결정하게 되었어요.


11. 지금 꾸는 꿈

저희는 설문조사가 브랜드와 고객의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제 3자에게 정보를 주는 느낌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어 설문조사가 고객과 브랜드의 1:1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1:1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되기 위해서는, 설문조사의 모든 요소 하나하나가 브랜드의 정체성을 온전히 반영할 수 있어야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설문조사의 모든 요소 하나하나가 브랜드 정체성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리소스가 많이 필요했고, 저희는 설문 수행의 다른 요소들에서 리소스를 획기적으로 줄여줘야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설문 설계&제작, 배포, 분석, 보고와 같은 설문 수행의 시작과 끝에 들어가는 모든 리소스를 저희 서비스가 효율화시켜줘야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희의 정체성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강력한 디자인 커스터마이즈 기능과 자동화 프로세스로 고객 정보 수집의 응답 수집 효율성과 수행 효율성을 개선시키는 설문조사 도구’예요. 저희는 설문조사를 브랜드와 고객의 즐거운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만들어 고객들이 끝까지 응답을 완료하게 하고, 일반적인 설문폼에서 브랜드 실문자분들께 두 발걸음 더 다가가 케어함으로써 많은 가치를 제공해서 고객들에게 선택받고자 해요. 이를 통해 고객의 진심이 녹아든 목소리가 브랜드에게 닿게 하고, 브랜드의 고객중심 의사결정을 돕고자 해요.


글을 마치며,

항상 도다의 아빠로 소개하는 저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부터 시작해서 도다가 걸어온 길과 걸어갈 길에 대한 제 생각을 써내려가 보았어요. 처절하게 하루하루를 살아오면서 지금 이렇게 큰 꿈을 꿀 수 있게 되기까지 도움을 주셨던 모든 분들께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며, 저희에게 다가왔던 몇 개의 행운 같은 기회들을 기억하며 겸손한 마음으로 정진하고자 합니다. 도다팀에 관심이 생기신 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커피챗을 신청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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