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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재밌게 하는 2가지 방법

안녕하세요 스모어라는 초기 스타트업의 아빠 곽도영입니다. 드디어 오늘, 모든 도메인이 smore.im으로 바뀌었습니다. 정들었던 doda라는 이름 대신 스모어로 인사드리는 게 어색하기도 하네요. 오늘은 일하는 것 자체를 재미있게 느끼기 위해서 제가 시도한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일을 하는 것은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정말 힘듭니다. 하루에 12시간은 족히 넘게 일을 하는 스타트업의 창업자들은 특히나 번아웃에 빠지지 않기가 쉽지 않죠. 저 역시 딱 작년 이 맘 때에 번아웃과 공황장애를 겪었어요. 주에 최소 60시간에서 많게 80시간 동안 일을 하는데, 이렇게 모든 것을 다 바치는데, 쉽사리 올라가지 않는 지표를 보면서 맥이 빠지는 기분을 느끼곤 했어요.


당시 많은 대표님들께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고 계신지, 번아웃을 어떻게 극볼할 수 있는 지 조언을 많이 구했어요. 어떤 대표님들은 운동을 정말 열정적으로 하면서 스트레스를 땀으로 흘려보낸다고 하시고, 어떤 대표님들은 술을 마시면서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고 하시고, 어떤 대표님들은 여행을 떠난다고 하셨어요. 저 역시 대표님들께서 추천해주신 방법을 모두 해보았지만, 운동의 강도를 늘리자 근육통 때문에 더 스트레스를 받았고, 술은 못 마시니 패쓰, 여행을 하는 내내 ‘왜 나만 이렇게 잘 안 되지’와 같은 생각에 시달렸어요.


대표님들께서 알려주신 방법들도 물론 좋지만, 제게는 효과가 별로 없었어요. 그래서 저는 제가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에 대해서 더 깊게 탐구해보고, 그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해보기로 했어요.  


    1. 고객 만나기  

서비스가 조금씩 커지다보면, 내가 만드는 서비스를 사용하는 고객분들을 직접 만나는 순간보다, 대시보드의 그래프로 만나는 순간이 훨씬 많아져요. 저는 평소에는 대시보드의 그래프를 주 단위로 틀어놓는데, 저희의 트래픽은 주 100만명 사용에서 더 이상 성장하지 않고 멈춰있었어요. 회사에서 지표 그래프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가 속상해질 때 쯤, 시간을 초단위로 바꿔보았어요. 범주를 바꾸니 초마다 한 분 한 분이 찍히는 것이 보였어요. 머리를 세게 맞은 것 같았어요. 


“아, 우리는 그래프를 위해서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 위해서 서비스하고 있는 것이지.”


당시 저의 머릿속은 우리를 사랑해주는 고객을 찾아가서 우리가 만든 프로덕트가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줬다는 것을 고객의 입을 통해 듣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 찼어요. 그래서 바로 고객분들께 닥치는 대로 이메일을 썼어요. 


결과는 대성공이었어요. 저희 서비스 덕분에 매출이 급증했다는 담당자님부터, 저희 서비스로 대박이 나서 승진했다는 담당자님, 투자자들에게 신임을 얻을 수 있었다는 대표님까지. NPS는 평균  9.4점으로, 이미 이곳저곳에 소문 냈다는 고객분들도 계셨어요. 저희 서비스가 누군가의 문제를 해결해주고 있고, 그들의 행복을 만들어주고 있다는 이야기를 고객의 입으로 들으니 창업 초기의 심장이 터질 것 같은 행복감이 들었어요. 

그 뒤로 저는 매주 1~2회씩 고객분들과 인터뷰를 잡아서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2. 고객들이 더 사랑하게 프로덕트 발전시키기  

고객들에게 예쁜 말을 듣고 나니 그들을 더 행복하게 만들어 저희 서비스를 더 사랑하게 만들고 싶어졌어요. 이런 마음에서 비롯되어 저희 서비스를 잘 사용해주고, 자주 사용해주시는 고객분들께 “저희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어떤 점이 불편하셨나요?”, “저희가 마법을 부려 고객님의 지금 가장 고통스러운 문제를 해결해드린다면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으신가요?”를 물어봤어요. 


고객들은 “퀴즈를 한 번만 응시하게 하고 싶어요.”, “정오답 퀴즈에 시간 제한을 두고 싶어요.” “구글 시트를 연동해서 데이터를 받아보고 싶어요” ,“애널리틱스를 새탭에서 볼 수 있게 해주면 좋겠어요.” 등 새로운 기능들에 대한 니즈를 쏟아내셨어요. 저는 고객들이 원하시는 기능들을 열심히 받아적었어요.


하지만 아무런 기준이 없이 기능을 개발할 수는 없었고, 그 뒤로는 “왜 그 기능이 필요하신가요?”라는 질문을 추가했어요. 그래서 고객이 진짜 느끼는 고통을 알 수 있게 되었고, 저희는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프로덕트를 개선했어요.



고객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프로덕트를 개선했다고 바로 지표가 급격하게 올라간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계속 고객을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제품을 개선시켜나가는 것을 반복한지 몇 개월이 지난 후, 저희 그래프는 예쁘게 우상향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무엇보다 일이 너무 재밌고 소중해서 더 이상 지치지 않게 되었고, 제가 들인 시간과 노력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된 뒤로 번아웃 증상이 사라졌어요.


제가 깨달은 가장 중요한 말을 공유하며  글을 마칩니다.

“우리는 그래프를 위해서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 위해서 서비스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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