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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창업하고 싶다면서 왜 스타트업에 또 들어갔어?

되고 싶은 것과 하고 싶은 것의 차이

안녕하세요! 오늘로 합류 2주를 채운 도다마인드 비즈옵스 매니저 박종화 입니다. 아직 합류한지 오래 지나지 않았지만, 주변에서 제가 자주 듣는 질문이 있어요. 왜 창업을 꿈꾼다면서 창업을 하지 않고 스타트업에 합류했냐는 질문입니다. 



이러한 질문이 나온 이유에 대해서는 저의 배경 설명이 조금 필요할 것 같은데요. 저는 대학교 공부를 2학년까지만 마친 후 스타트업에서 인턴으로 일했고, 그 후 입대하여 군복무를 마치고 곧바로 도다에 합류했습니다. 학교로 돌아가지 않고 졸업도 미루며 내린 선택이었죠. 전역 전에 학교로 돌아가지 않고 졸업을 미루겠다고 했을 때, 저를 걱정스럽게 보던 사람들에게 건넨 답변은 ‘창업이 꿈 이라서’ 였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직접 창업을 할 줄 알았던 제가 이번에도 또 다시 스타트업으로 합류한겁니다. 그것도 이번에는 더 초기의 팀으로, 인턴도 아니고 매니저로요. 주변의 사람들은 학교로 돌아가지 않는 큰 결정까지 하면서 왜 창업을 하지 않았는지 궁금해하며 “창업 아이템이 없어서?, 아직 좋은 팀원을 못 구해서?, 자신이 없어서?” 등의 질문을 곁들였습니다. 물론 그런 이유가 전혀 아니었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저에게는 훨씬 더 중요하고 무겁게 받아들인 이유가 있었어요. 바로 ‘되고 싶은 것’과 ‘하고 싶은 것’의 차이 때문이었습니다. 



반복해서 언급했듯, 저에게는 학교로 돌아가지 않고 졸업을 무기한으로 미룬다는 게 쉬운 결정이 아니었습니다. 매우 불안하기도 했고, 이게 맞나? 항상 의심도 들었죠. 무거운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진지하게 제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저와 생각이 비슷한, 혹은 비슷한 길을 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무작정 연락하여 커피 한잔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그 중에는 공동 창업을 제안하는 사람도 있었고요.



하지만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고, 스스로에 대해서 깊게 고민하며 제가 느낀 점은 딱 하나 였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창업가가 되고 싶어’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도 그 중 한 명이라는 것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창업가가 ‘되고 싶은’게 왜 문제일까요? 사람은 ‘되고 싶다’는 달콤한 생각에 한번 매몰되면, ‘하고 싶다’는 생각을 너무나도 쉽게 잊어버리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성공한 누군가를 동경하며 ‘되고 싶다’고 생각하면 그 길은 굉장히 어렵게 느껴지고, 그래서 섣불리 행동을 취하지 못하고 주변만 맴돕니다. 혹은 성공 공식만 따르려고 합니다. 때문에 쉽게 좌절하고 때로는 자괴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무언가를 ‘하고 싶다’가 명확하다면 그냥 하면 됩니다.  



굉장히 유명한 클리쉐를 하나 인용해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작가가 되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누군가 ‘유명한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머리가 가득 차는 순간, 그 사람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학교를 휴학하고, 작가들이 쓰는 멋진 모자를 쓰고, 어떤 소재로 글을 써야 하나 골똘히 고민도 하고, 유명한 명작들을 읽어볼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가 빠지지 않았나요? ‘글을 쓴다’는 가장 기본적인 행동이 빠져있죠. 하지만 글을 ‘쓰고 싶은’ 사람은 매일 30분이라도 글을 쓸 겁니다. 재미있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이니까요. 그렇게 하루의 30분이 1년이 되고 10년이 된다면 매일 고민만 한 사람보다는 훨씬 이룬것도 많을 것이고 그만큼 성장할 것입니다. 



이를 깨닫고 저에게 있어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고민해보았습니다. 잘 생각해보니, 저는 ‘제로 투 원’을 하고 싶었어요. 창업가가 되고 싶은 마음속 깊이에는 능동적으로 일하며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그 과정 자체를, 팀원들과 함께하는 치열하고 건강한 논의를, 그리고 그 속에서 회사와 함께 성장하는 제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초기 스타트업에서 느껴지는 불안감과 압박감 등의 여러 고민들도 저에게는 하고 싶은걸 막는 장애물이 전혀 아니었던 겁니다. 



생각이 정리되고 나니, 제가 꼭 창업을 하지 않더라도 매일매일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팀에 합류하면 행복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도다의 대표 도영님께 아무런 연고 없이 연락드려 무작정 찾아뵀었고, 도다 팀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 너무나 행복하게 일을 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다른 경험을 통해 다른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혹은 하고 싶은 일이 바뀔 수도 있겠죠. 그러면 그 때 가서 또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되는 것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지금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누군가 건네는 여러 질문과 걱정, 혹은 비판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 같아요. 물론 저는 아직도 어리고 경험이 적기 때문에 더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고, 이 글을 통해 거창한 철학 보다는 저의 경험을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로버타 진 브라이언트가 본인의 저서 ‘누구나 글을 잘 쓸 수 있다’에 나오는 한 구절을 소개하며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작가란 오늘 아침 글을 쓴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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