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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점프 Jul 30. 2020

공유랑 결혼하게 해 주세요.

풍등을 만들었다. 소원을 써서 날리면 이루어진다 해서.

적어보았다. 꿈이니까. 야무진 꿈. 하나쯤은 있으니까.




드라마로 생애를 연명하던 때가 있었다.

첫애가 배속에 있을 땐, 태교로 '아내의 유혹' (궁금하면 태교에 안 좋다는 핑계로 매 본방사수)

주말 부부로 헛헛한 마음을 달랠 땐, '시크릿 가든' (아기띠 매고 봤음)

편입생일 땐, '해를 품은 달' (33살에 김수현 팬카페에 가입함)

임용고시 준비할 땐, '별에서 온 그대' (이것 때문에 임용고시 2차에서 떨어진 것 같음)

그리고..


2016년. 난리 난 드라마. 도깨비를 보았다.

같은 나라. 같은 시간. 같은 황사를 맞으며 사는 사람이 그렇게나 초인적으로 멋질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정말 초싸이언적이다. 왜 일본 아줌마들이 연예인을 좋아하고 황혼 이혼을 하는가도 어렴풋이 공감하게 되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대출값기에 덕질을 하고 있어서 공유님께는 물심양면 아닌 항상 '심면'만 공양한다.

1. 편당 8번씩 돌려봤다.

 대사도 다 외울 지경이 되었다.


2. 캔들도 샀다.

촛불을 마구 켜대기 시작했다(생선구울 때 좋음).


3. 컴퓨터 대기화면을 공유님의 사진으로 바꿨다.

업무 하려 앉으면 3초 동안만은 행복했다.


4. 짜리 몽땅한 남편한테 자꾸 긴 코트를 사주고 싶다.

안 사길 다행이다. 돈만 버릴 뻔했다.


5. 도깨비 이후로 절드(끊을 . 드라마 )하였다.

한동안 다른 드라마를 보지 않았다. 의리로.


그리고 가족에게 발표했다. 공유와 이번 생에 결혼할 거라고.

남편은 콧방귀를 뀌고. 큰 딸도 웃는다. 둘째 딸은 뭔 말인지 못 알아듣는 2살이었다.


작년. 둘째가 5살 되던 해에 그 꿈을 접었다. 그냥 이번 생은 남편과 살기로 했다.

남편한테 말하니 좋아한다. 바보 같다. 도 애아빠도.ㅎ

 

그런데.. 이번 생에 공유님을 만나 차 한잔만 마시면 좋겠다.  초현실적인 얼굴과 목소리를 4D 지원받아 라이브로 들어보고 싶다. 이것이 나의 작지만 어마어마한 소원이다.



소원을 적은 풍등. 야무진 꿈. 하나쯤 있잖아요.

공유님 목소리가 나오는 팟캐스트 '공유의 베드타임 스토리'를 공유합니다. 청정하고 목소리도 좋으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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