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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점프 Aug 02. 2020

아이의 돈 공부, 지금 당장 필요합니다!!(1편)

첫 번째 이야기, 용돈을 벌게 합시다.

'해와 달이 된 오누이'란 동화를 아시나요?

오누이와 홀어머니가 있습니다. 힘들게 일하고 장에서 돌아오는 어머니는 산속에서 호랑이를 만납니다.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한 고개 넘을 때마다 떡을 주라고 합니다.

그러더니 엄마를 잡아먹고 오누이까지 잡아먹으러 집으로 들어가는 이야기. 다 아시죠?


그런데 호랑이가.. 원래는 돈을 벌겠다고 일찍 독립한 큰 아들인걸 아시나요?

이제부터 '떡=돈', '호랑이=큰 아들'로 바꿔 현대판으로 개작해 들려드릴게요.


방금 일을 마친 엄마는 터벅터벅 집으로 향합니다.

가로등 밑을 막 지나려는데.. 3년 전 돈을 벌겠다고 집을 나간 큰 아들이 앞길을 막아섭니다.

"엄마, 돈이 급해요. 돈 좀 주세요"

"아들. 밥은 먹고 다니니.. 그래. 급한불은 끄고 보자, 엄마가 도와줄게"

그 후 1년. 다시 아들은 찾아옵니다.

한 고개 넘으면 돈 달라, 또 한 고개 넘으면 돈 달라.

엄마의 등골을 휘게 만들고 동생들까지 손을 뻗치는 이야기.


익숙하지 않으시나요?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 이야기... 지인의 이야기... 또는 우리 집 이야기..   

엄마의 등골 브레이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호랑이가 된 사람들.

그 사람은 '돈 공부를 하지 않고 자란' 사람입니다.


그래. 돈 공부가 필요한 건 알겠어!
그럼, 지금 당장 어떻게 해야 돼?


돈을 가르쳐야 합니다.

엄마가 가르쳐야 합니다. 엄마가 없는 집은 아빠가, 아빠가 없는 집은 할머니가 가르쳐야 합니다.

반드시! 가정에서! 어렸을 때부터! 마치 습관처럼! '삶에 잔잔하게 베어 들게' 가르쳐야 합니다.


돈 공부를 수입, 관리, 지출로 나눠 말씀드릴게요.


첫째, 수입!  돈을 벌게 라!

예전에는 신문배달, 우유배달 등으로 돈을 버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요즘은 아이들에게 일켰다간 아주 큰일 나죠. 그렇다고 외국처럼 '강아지 산책'을 대신 시주거나 '잔디를 깎기'로 용돈을 버는 문화도 아닙니다. 청소년도 부모 동의를 받아야 일할 수 있어요. 일할 곳이 없는데 어디서 돈을 벌게 해야 될까요? 바로 '집'입니다.


*용돈을 벌게 하세요.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용돈이 필요합니다. 준비물도 사야 되고, 배고프면 편의에서 삼각김밥도 사 먹어야 되니까요. 어차피 줘야 될 용돈. 그냥 주지 마시고 스스로 벌게 하세요.


저는 신발정리, 설거지, 이불 개기, 청소하기 등 집안일로 용돈을 주지 않습니다.

딸애가 유치원 다닐 때 집안일로 용돈주기를 했더니 '안 하고 안 벌겠다'라고 말하더군요. 어랏!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더니. 요게 엄마를 당황시키네. 그래서 생각했죠. 집안일은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너의 할당 몫은 반드시 해야 된다. 그래서 자고 일어나서 이불 개기, 자기 전 읽은 책 정리, 책상 정리는 반드시 해야 할 일로 정해줬어요.


그리고 '집안일'은 엄마 아빠만 하는 게 아니라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해야 됨을 알려주었습니다. 유대인 가정도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생업과 집안일을 거든다고 해요. 세탁소를 하는 집은 아이들도 엄마 아빠가 하시는 생업을 아이도 거든데요. 저희 집은 가게를 하고 있지 않아 아이들이 생업은 거들 수 없으니 집안일을 꼭 나눠서 하는 것으로 가르친답니다.


Q: 집안일로 돈을 벌게 하는 것은 긍정적인 면만 있나요?
 A: 음..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따로 고려야 해야 될 부분도 있어요.  

*먼저, 집안일로 용돈 벌기의 긍정적인 면은
 나의 '시간과 노동'이 '돈'이라는 가치로 환산됨을 체득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BUT 노동만으로 돈을 벌지는 않습니다. 바로 '자본이 자본을 낳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우리가 사는 사회도 연봉보다 아파트 값이 몇 배나 뛰는 해도 있으니까요. 아이에게 꼭 노동하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있음을 알려주세요. 즉 '생산자와 자본가 그리고 투자자'의 삶도 알려주셔야 합니다.
★아이에게 집안 일로 용돈 버는 경험을 권유하는 책들이 많습니다. 저도 우리 딸에게 효과가 있었으면 집안일로 용돈을 벌게 했을 거예요. 노동의 가치를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니까요.

*추천 책: 돈을 아는 아이는 꾸는 꿈이 다르다(성유미 저), 돈에 강한 아이로 키우는 법(사카이 레오 저)


그러면 무엇으로 용돈을 버나요?

저는 줄글 책 읽기, 성경책 읽기, 영어책 암기, 일주일치 정해진 학습 분량을 마치면 용돈을 줍니다. 용돈의 항목을 정할 때도 일방적으로 엄마가 정하는 게 아니라 딸과 상의를 했어요.


줄글은 어디까지 인정해 줄지 상의해서 정했습니다. 성경은 마태복음처럼 28장인 것도 있고 유다서처럼 1장 짜리도 있는데 같은 양의 용돈으로 책정하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엄마와 용돈의 항목과 가격을 책정하며 '협상하는 기술'도 익히게 합니다.


용돈을 버는 방법을 정할 때는 엄마가 고심해야 합니다. 자녀에게 자주 일어났으면 하는 긍정적인 행동이 무엇인지 말이죠. 모든 아이들의 특성이 다 다르기 때문에, 우리 아이에게 맞는 긍정적인 행동, 습관으로 형성됐으면 하는 좋은 행동이 무엇인지 꼭 고민하는 단계를 밟아 진행하세요.


Q: 책 읽기 or 공부의 대가로 돈을 주는 게 맞나요?
A: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줄글 책 읽기'로 설명을 드릴게요.
엄마인 저는 '줄글 책 읽기'라는 긍정적인 행동이 자주 일어나길 바랬습니다. 그래서 강화제(보상)로 용돈을 정했죠. 그런데 강화제를 정할 때는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1. 강화제는 아이가 좋아하는 것으로 정해야 합니다.
    즉각적인 보상이 일어나야 행동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정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볼께요.
엄마가 아기 기저귀를 떼려고 계획하고, 변기에 쉬를 할 때마다초콜릿을 준다고 가정할게요.
    초콜릿을 좋아하는 아이는 쉬가 마렵지 않은데도 변기에 앉아 쉬를 짜냅니다. 쉬를 한 방울 하고도 초콜릿을 주라고 떼를 써요. 한 방울도 쉬니까 초콜릿을 줘야 할까요? 아니면 주지 말아야 할까요?
참 어렵죠. 기준이 모호하니까요. 예초에 이런 부작용이 없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아요. 부작용이 예상되더라도 꼭 적용해야겠다고 판단된다면, 엄마가 핸들링할 수 있는 범위와 처리방법 등을 생각하고 시작하면 좋습니다.
그렇다면,
*'줄글 책을 읽기'로 용돈을 받으면, 예상되는 부작용은 무엇이 있을까요?
-용돈을 받고 싶어 줄글 책을 거짓으로 읽었다고 한다.
-'책 읽기 or 공부=돈'이라는 인식을 심어준다... 등.

더 있을 수 있지만 저는 위의 두 가지쯤을 염두에 두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딸은 책을 너무 좋아하는 아이라.. 책이 없어서 못 읽은 아이니.. 첫 번째는 패스하겠습니다.

그렇다면 두 번째,
'책 읽기 or 공부=돈' 이 나쁘다는 인식은 편견일 수도 있습니다.
책 읽기 or 공부는 좋은 것! 그렇지만 돈은 나쁜 것?!
유교의 영향을 받은 우리가 '사농공상'의 깊은 뿌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다시금 점검해봐야 합니다.

유대인은 '불법이 아니면 모든 수단을 다해 돈을 벌라'라고 가르칩니다.

 돈은 나쁜 것이 아닙니다. 돈을 나쁘게 버는 사람, 돈을 나쁘게 관리하는 사람, 돈을 나쁘게 쓰는 사람이 있을 뿐.

돈을 착하게 버는 사람도 많지요. 유대인은 돈에 대해 철저합니다. 그래서, 때로는 스크루지나 베니스의 상인처럼 악독하게 묘사되기도 해요. 하지만 바로 그 유대인이 세계 경제를 주름잡는 사람들이죠.

지금 엄마의 생각을 점검해 보세요. 내가 혹시 돈을 '일만 악의 뿌리', '원흉',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말이죠.

*걱정되는 부작용이 있거든, 돈을 착하게 버는 방법과 착하게 사회에 환원하는 방법을 자녀와 얘기 나눠보세요. 도움이 된답니다.  


우리 딸은 돈을 차곡차곡 잘 버는 편입니다. 대문 사진도 우리 딸의 통장과 돈통이에요. 처음엔 용돈 기입장을 쓰다 요즘은 핸드폰으로 정리하고 있네요. 목표도 중고 첼로 사기에서 미국 이모집에 갈 돈 모으기로 바꿨어요. 중고 첼로(55만원)는 이제 살 수 있는 돈을 다 모았기 때문이에요.


미국 갈 돈을 모으는 용돈 기입장
핸드폰 메모장에 작성한 용돈 내역

돈은 잘 다루지 못하면 돈에 쫓기는 삶을 살게 됩니다.  태어나면서부터 부자 DNA를 타고 난 사람은 없어요. 배우는 것입니다. 어릴 때부터 최고의 스승인 엄마에게 배우는 것이지요. 오늘 당장, 아이의 돈 공부를 시작해보세요. 부자 습관을 길러주는 슬기로운 엄마가 되어보아요~


 

* 이야기 서두의 동화 개작은 제가 한 것입니다. 하지만 '해와 달이 된 오누이'를 읽을 때마다 현대판 호랑이가 생각나서요. 너무 무서웠다면 죄송합니다. 하지만 돈을 잘못 쓰면 사람을 삼킬 수도 있는 것이라는 걸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 다음 편엔 용돈 관리와 지출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 볼까 합니다. 이번편에 다쓰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길어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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