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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점프 Apr 26. 2020

코로나 19, 워킹맘으로 살아남기!

feat 곰을 엎고 다닌 기분.. 을 맛보게 해 준 너

아침에 일어남. 너무 피곤함.

뭐지?  내가 어제 운동했나...

얻어 맞았나? 야근?


카테고리에 정답 없음

계속 생각함...


마치 운동회 다음날 같은 이 느낌..

뭐지? 이 곰을 엎고 다닌 기분은...

아.. 감이 왔어..


코로나!

너한테 살아남으려다가 곰에 깔려 죽겠다.


코로나!

너 사람이었으면 여러 명한테 벌써 죽었다


그리고 내 일상을 돌아본다.


곰!  너 ..내 등에 올라타지마!


#아침에 출근하기

1. 아침에 일어난다.

2. 머리 감고 트리트먼트 하는 사이 밥을 차린다.

3. 두 아이를 깨운다.

4. 첫째놈은 학교도 안가는데 왜 깨우냐고 이불 킥한다.

5. 온라인 개학은 개학 아니냐고 돼 받아친다.

6. 둘째놈은 쉬 싼 다음 궁둥이 닦아달라고 '엄마'를 왜 친다.

7. 둘째놈 궁둥이와 대면한 다음 둘째놈 얼굴을 본다.

8. 쭈까쭈까를 해주고 예쁜 옷 입고 긴급 돌봄 가자고 꼬신다.

9. 언니는 학교 안 가는 것 같은데 왜 자기는 가야 되냐고 썽을 낸다.

10. 차에서 유튜브 보여준다고 꼬신다.

11. 모든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서려는 순간!

12. 내 도시락을 빠뜨렸다.

13. 코로나 너 때문에 점심시간도 사유서 쓰고 결재 맡고 나가야 돼

14. 사과 1개, 오렌지 2개를 챙겨나간다. 오늘도 컵라면이다.

15. 어린이집 스쿨버스는 언제 다시 오려나?

16. 출근시간 30분이나 늘었다 코로나 너 때문에..


#점심 먹기

1. 컵라면에 머리를 박으려는 순간..

2. 집에 있는 첫째한테 전화가 온다.

3. 원격으로 점심을 차려준다. 이것이 진정 비대면! 온라인!

4.  '엄마 나 3일 동안 집에서만 있었는데.....'라며 전화를 끊는다.

5. 마음이 아프다. 들어갈 때 사식이라도 사가야겠다.

6. 컵라면이 불었다.


#퇴근하기

1. 긴급 돌봄에 있는 둘째놈을 1-2시간이라도 더 빨리 빼주고 싶다.

2. 조퇴를 신청했다.

3. 눈치가 보인다.

4. 애라 모르겠다.

5. 둘째 어린이집에 갔다. 데리러 오는 엄마들이 어째 점점 느는 것 같다.

6. 이러려면 그냥 개학하지..라는 위험한 생각도 떠올려본다.

7. 둘째는 나보고 왜 이렇게 일찍 데리러 왔냐고 한다.

8. 엄마 때문에 간식 못 먹었단다.

9. 로나 이게 다 너 때문이야.

10. 집에 가는 길에 첫째놈에게 전화를 한다

11. '바람이라도 게 나와'

12. '싫어. 떡볶이 사와"

13. 떡볶이집에서 포장을 한다.

14. 집에만 있는 딸이 걱정된다.


#저녁밥 하기

1. 이때부터 곰이 내 뒤에 서성거린다.

2. 기회만 보면 내 어깨에 홀짝 뛰어오를 것이다.

3. 오늘 저녁은 간단식!

4. 양념 김에 밥 먹이고 좀 쉬고 싶다.

5. 그러나 집에만 있는 첫째, 긴급돌봄 가는 둘째..

6. 짠한 마음에 최선을 다해 저녁밥을 한다.

7. 내일 도시락은 뭘 싸가지?

8. 곰이 올라탔다.

9. 모르겠다. 내일도 사과 1개 오렌지 2개

10. 남편이 퇴근했다.

11. 남편 밥 차려주니 곰이 내 어깨에서 그네를 탄다.

12. 남편은 점심을 매일 굶는다.

13. 가까운 대학식당이 외부인 출입금지! 교직원만 받는단다.

14. 한 달 점심 값만 몇 십만 원

15. 남편 직장 동료 대부분이 점심을 안먹는단다.

13. 그래서 굶기로 했단다.

14. 나는 자고 싶다.


그래도 이 시국에 직장 다니는 게 어디냐며..

감사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든다.

그런데 몸뚱이는 운동회 다음날이다.

백신아 나오려면 하루라도 빨리나 오렴.

나도 좀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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