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단식 다이어트! 단식하다 단명할 뻔..

단식 다이어트 1탄

by 점프
식탐의 노예가 되다.


단식 10일째.

거지꼴을 하고 덜덜 떨리는 손으로 먹고 싶은 음식들을 노트에 적고 있다.

"짜장면, 치즈 얹은 라볶이, 쫄면, 김밥, 다이제스티브... 아.. 배고파.. 가만있어봐 뭐였지... 짜장면, 라볶이, 쫄면, 김밥, 다이제스..."

돌덩이도 빵으로 보이는 단식 10일째. 난 식탐의 노예가 되었다. 머리가 핑 돌고 눈앞이 깜깜해져 물먹으러 가다 엉덩방아를 찧고 정신을 잃은 적도 있다. 그렇게 온몸에 힘이 빠졌지만 밥솥이라도 씹어먹을 수 있을 것 같은 식탐을 얻었다.



*처음 단식을 시작하게 된 계기

대학교 1학년. TV를 보는데 일주일 중 하루만 굶으면 살이 쭉쭉 빠진다며 건강에도 좋다고 했다. 도 줄여주고 독소도 빼준다고. 몸은 무거웠지만 주머니 만큼은 깃털보다 가벼웠던 대학시절. 돈도 안 들고 운동 안 해도 되는 단식이 정말 이거다 싶었다.


* 1주일에 1일 단식의 효과

효과는 한마디로 '짱'이다. 1일 굶으면 1~1.5kg가 빠진다. 얼굴도 화이트닝 한 것처럼 백지장이 된다(핏기가 없었겠지..). 고3 때 67까지 찍은 몸무게는 다가오는 미팅 & 소개팅 날짜가 야속하게 60 언저리에서 절대 떨어지지 않는 거다. 그런데 단식이 처음 59킬로로 만들어 주었다. 잠시였지만 기뻤다. 앞자리가 '5'로 시작하는 몸무게를 본지 너무 오래돼서.. 감격에 겨워 눈물이 날 정도였다. 3일 후 몸무게가 제자리로 돌아왔고, 다시 단식할 날도 다가왔다.


*내가 한 단식 방법

-1주일에 1일을 정한다. (주로 주말로 정함. 감쪽같이 예뻐지기 위해.)

-정확히 24시간을 굶음 : 낮 12시부터 안 먹으면 다음날 12시까지 하루를 굶는다.

-정해진 시간에서 0.1초 지난 다음부터 먹는다. 하루 단식을 하면 두 끼까지는 굶을 만 한데 세끼부터는 눈에 뵈는 게 없다. 겨우겨우 참고 참아 정해진 시간이 지나면 0.1초도 망설이지 않고 먹기 시작했다.


*부작용

1. 음식을 보면 먹고 싶어 진다. 그것이 인간의 본성이지만, 단식 후엔 식탐 대마왕 수준으로 먹고 싶다. 하루를 쫄딱 굶을 걸 생각하니 이것도 먹고 싶고, 저것도 먹고 싶고, 미리 먹고 싶어 질지도 모르는 음식까지 몽땅 먹기 시작했다. 굶어본 사람은 안다. 다음에 생각날까 봐 먹는 심정을..


2. 음식을 보면 쟁이고 싶다. 외할머니가 치마 안주머니에 쌈짓돈 챙기듯 나도 먹을 것을 챙겼다.

풋풋한 20살. 과실에서 선배 오빠 뒤의 후광을 보았다. 무슨 조별 모임이었고 간식으로 피자를 줬는데 후광 오빠가 웃으며 내 피자를 가져갔다. 난 정색하며 진심을 담아 '내 거 주세요'라고 말했고, 후광이고 뭐고 피자보다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단식하면 과자 한 봉지에도 치사해질 수 있다.


처음 1일 단식 후, 요요는 3일 만에 왔다. 하지만 단식이 거듭될수록 식탐도 점점 늘어 당일에 먹자마자 바로 몸무게가 돌아오는 악순환이 되었다. 요요가 빨리오니 '또 단식해서 빼야지'가 되어 1일이 3일 되고, 3일이 5일이 되고, 10일 단식까지 감행했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10일 단식 후...



단식은 마약이다. 다른 사람은 모르겠고 내 경우에 그렇다. 안 먹고 운동하려니 죽을 맛이었던 헬스장보다 단식이 편했다. 빠르고 단시간에 빠지니 중독될 수밖에... 요요가 빠르고 단시간에 오는 것은 간과한 체 말이다.

10일 단식은 하루 단식과 다르다. 하루 단식할 땐 1킬로씩 빠졌으니 '-1kgx10일=-10kg' 당연히 10킬로가 빠질 거라 생각했는데.. 완전 오산! 5킬로 밖에 안 빠지고 요요로 '원상복귀+6kg'가 되어 몸은 엉망진창이 되었다.


첫 번째 후유증,

물만 먹어도 붓는 체질이 되다.

대학교 4학년 10월, 서류전형에 합격해 면접을 앞두고 있었다. 목표는 61에서 51이 되는 것. 10일 단식을 감행했고 3일은 물도 안 마셨다가, 4일째부터 따뜻한 물을 한잔씩 마시기 시작했다. 단식이 끝날 때까지 하늘에 맹세코 물만 먹었다.

결과는 56kg. 51킬로를 예상했건만 5킬로 밖에 빠지지 않았다. 총 5킬로 빼자고 10일을 굶은 거다. 이유인즉 물만 먹어도 땡땡 붓는 체질이 되었다.


기이한 체험을 했다. 물을 먹는데 내 살이 붓는 게 느껴졌다. 붓는 다음엔 채워지는 느낌.. 단식 후 얻은 56킬로는 정말 하루도 유지할 수 없었다. 요요로 원상회복뿐 아니라 더 찌는 체험을 했다.


10일 단식 후 67kg가 됨(대학 졸업식)---> 반식으로 51kg가 됨.(39살)


두 번째 후유증,

폭식증과 거식증이 생긴다.

10일 단식 후에는 먹고 싶은 충동을 자제할 수 없었다. 이성이 자리를 비운 뒤 폭식한 나를 발견. 후회가 밀려온다. 어떻게 뺀 살인데... 라며 목구멍에 손가락을 넣어 토하게 되고 그러면 또 후회. 음식을 거부하는 거식증이 된다. 위도 상하고 식도도 상하고, 몸도 마음도 상한다.

*단식하지 마세요. 저처럼 됩니다!!!

다음 편엔.. 처절하게 '10일 단식 후유증'을 극복하려고 노력했던.. 체험기를 적으려고 합니다.ㅜ 그때를 추억하니.. 마음이 짠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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