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에게로 가 '돼지'가 되었다.

살.. 어디까지 쪄봤니...

by 점프
먹으면 찐다. 그것은 진리!


사랑의 힘은 대단하다. 항상 60kg 언저리에 날다람쥐 쳇바퀴 돌던 내 몸무게가 결혼 준비에 돌입하자 55까지 내려갔다. 결혼보다 더 기뻤다. 55라니~ 55라니!~~ 별짓을 다해도 안 빠지던 살들이.. 가구 고르고 냉장고 좀 골랐더니 이렇게 쭉쭉 내려갈 줄이야. 사랑을 진작할 걸 그랬어. 푸하하하.


문제는 결혼한 다음에 터졌다. 이 외계인(남편을 외계인으로 부른다. 예전 글 어딘가에 자세한 사연이 있으니 궁금하면 보시라)은 자꾸 12시 전에 배가 고프다며, 그때가 먹어야 할 황금 타이밍임을 강조하였다. 야식의 세계를 모르고 인생을 논할 수 없다며.. 배고픈 소크라테스도 지금 태어났으면 야식 먹고 죽은 돼지가 되었을 거라고 나를 홀렸다. 결혼하기 전 야매 관상가에게 남편 사진을 보여줬더니 '입으로 먹고살 팔자'라더만 와이프를 상대로 호객행위를 할 줄이야. 그분이 용한 선녀님이었어.


혼인 신고서라는 종이 쪼가리에 이미 서명을 버렸고 동사무소에도 잘 접수되었으니 남편 말을 들을 수밖에.. 그가 퇴근길에 센스 터지게 사온 칼로리 폭탄들을 애정 하며 넙죽넙죽 야무지게 받아먹었더니.. 나는 어느새.. 돼지가 되어 있었다.


자기는 진실로 살찐 돼지도 사랑한다며 호언장담해놓고.. 허벅지가 드럼통이네 니가 짧은 치마를 입으면 민폐라느니 속을 박박 긁어 댔다. 역시 아무나 믿으면 안 된다고 엄마가 평생 씀하셨는데, 호적등본도 안 떼보고 외계인과 결혼한 내 잘 못이지.


그 후로도 12시만 되면 성황 하는 우리 동네 배달 책자 속 야식거리들을 줄줄이 눈과 입으로 검열했고 둘째를 배속에 담고선 80킬로에 육박했다.


우리 집 외계인은 사물을 통찰하는 초능력이 있음이 분명하다. 그렇게 먹다간 배속의 딸내미가 내 허벅지를 닮을 거라고 방울 든 무당보다도 더 무섭게 예언하더니.. 작두 타도 되겠다. 둘째가 내 허벅지를 똑 닮았다. 비운의 허벅지. 씨도둑은 못한다는 옛말이 딱 맞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복 있게 먹는다는 칭찬을 많이 받았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그냥 줄 때마다 늘 맛있게 먹고 많이 먹고 그냥 먹어서 받은 칭찬이다. 결론은 계속 먹었단 소리다.

그래서 그렇게 튼실, 육중, 떡대, 드럼통... 그리고 돼지라는 단어와 친숙했나 보다..




'먹으면 찐다'
진리를 대하는 나의 자세


1. 팁 하나!

먹으면 살이 안 찌는 음식 같은 건 이 세상에 없다. 더 찌느냐 덜 찌느냐의 문제지 안 찌는 음식이란 없음을 명심하자. 고딩 때 식품영양학과 다니는 언니 친구에게 물었다. 살 안 찌는 음식이 무엇이냐고 받아 적으려고 노트와 펜까지 들고 있었는데 핀잔만 들었다. 모든 음식에 칼로리가 있는데 말이 되냐고..


2. 팁 둘!

내 가족(or 친구 or 지인)이 오늘따라 많이 먹는다. 많이 먹어도 안 찐다며 같이 먹자고 한다. 자기를 보라며 먹어도 절대 살 안 찐다고 나를 유혹하고 안심시킨다.

절대 넘어가지 말자.

는 하루 종일 쫄쫄 굶거나, 적게 먹거나, 거의 안 먹었다. 지금 어쩌다 딱 한번 많이 먹는 거다. 하루 종일 든든히 먹고, 많이 먹고, 계속 먹은 나랑은 같은 출발선에서 뛰는 정직한 플레이가 아니다. 속지 말자!!


3. 팁 셋!

마흔 평생, 많이 먹어도 살이 안 찌는 사람들은 딱 중 하나였다.

*첫 번째는.. 갑상선 항진증, 흡수장애, 암환자.. 등 아픈 사람!

*두 번 때는.. 기초대사량 만렙

많이 먹어도 살이 안 찌려면 아프거나 날씬 DNA를 배속에서부터 가지고 태어나야 한다.

어느 날 친구를 만났는데 갑자기 10kg가 빠졌다는 거다. 갑상선 항진증이란다. 그런 착한병도 있냐며 '부럽다..' 이 한마디 했는데 맞아 죽을뻔했다. 살 빼고 싶어도 아픈 사람은 부러워하지 말자.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기초대사량 만렙족은? 그냥 다욧계의 금수저와 흑수저라고 생각하자. 그들은 태어나 보니 먹어도 살이 안 찌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모든 것을 다 가진.. 다욧계의 재벌이다. 흑수저로 태어난 우리는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자동차로 치면 연비는 우리가 좋다.ㅎ 지구의 수명이 다하는 종말의 시대에는 바뀌벌레와 연비 좋은 인간의 후손만 살아 남을 것이니 위안을 삼자!)


'먹으면 찐다'라는 진리를 기억하고 남편이든 친구든 부모님이든 함부로 믿지 말자. 대학 가면 살 빠진다는 우리 엄마 말만 믿고 허리띠 풀고 먹었더니 흑역사만 남았다.


P.S. 다음 글에선.. 10일 단식을 하고 왕뚱뚱이가 된 사연을 쓰려고 합니다. 결론은. 단식하지 맙시다! 다음 편에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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