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나를 주인공으로 만드는 일
글쓰기, 나를 주인공으로 만드는 일
내가 글을 쓰는 이유를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 보았다.
번뜩, “아! 이거였구나.” 하고 떠오른 적도 있었지만, 하필 그때는 노트북 앞이 아니었다.
메모하는 습관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또 한 번 깨달았던 순간이다.
지금은 그때 무슨 생각을 했는지도 가물가물하다.
그렇게 고민하고, 또 생각해 내는 지금, 이 순간도 결국 내가 글을 쓰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나는 어릴 적부터 글쓰기나 말하기를 좋아하지 않았다.
국어 시간이 그나마 다른 수업보다는 덜 힘들었지만, 내 생각을 말로 하거나 글로 풀어내는 데엔 늘 자신이 없었다.
공부도 싫었고, 잘하지도 못했다.
눈에 띄지 않는 아이.
글쓰기는 내 삶과 아주 먼 세상의 일이었다.
일기? 마지막으로 쓴 게 언제인지 기억조차 없다.
장을 볼 때도 메모 없이 그냥 나가고,
가계부 같은 건 써본 적도 없다.
글을 쓰기 전에는 TV를 보거나, 집안일하거나,
그냥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시간을 흘려보냈다.
그랬던 내게, 글쓰기가 들어왔다.
마흔을 넘긴 어느 날, 처음으로 전자책 작가로 도전하게 되었다.
8주간의 긴 강의를 따라가며 나는 한 문장, 한 문장 속에 나를 담아냈다.
잔뜩 구겨지고 움츠러들었던 내 마음.
나는 사라지고, ‘엄마’와 ‘아내’로만 존재하던 나.
첫 도전이라 무모할 줄 알았는데,
해보니 되더라. 해내더라.
함께하는 동료가 있었고,
믿고 이끌어주는 스승이 있었고,
무엇보다 나 자신을 포기하지 않았던 ‘내’가 있었다.
그렇게,
나는 결국 책 한 권을 뚝딱,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내 안에 숨어 있던 작은 재능.
감히 ‘재능’이라 말해도 될까?
조심스럽지만,
글을 쓸수록 나는 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어가고 있었다.
글을 쓰기 시작한 후로는
무엇이든 써보려 애쓰게 되었다.
숙제하든, 소설을 쓰든, 쇼핑 평을 달든, 블로그에 글을 올리든,
그 시간만큼은 누구의 엄마도, 누구의 아내도 아닌 오롯이 ‘나’로 존재하는 시간이었다.
나를 표현하는 수단,
내가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
지금 내게 글쓰기는
그런 소중한 존재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