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좋아하는 자리, 바로 여기
지금 좋아하는 자리, 바로 여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멀리 있는 어딘가가 아니라,
바로 지금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 집이다.
이 집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나와 우리 가족의 하루가 숨 쉬는 곳이고,
내가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삶의 중심이다.
그래서 오늘, 내가 좋아하는 이 집의 곳곳을 소개해 보려 한다.
거실의 아담한 청록색 소파는 앉기보다는 눕거나 기대는 용도로 더 많이 사용된다.
때로는 쿠션을 베고 아예 누워버리기도 하니, 자연스럽게 가족 간의‘경쟁 명당’이 된다.
그 뒤편에 자리한 베란다 텃밭은 초록 식물들이 무럭무럭 자라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지는 공간이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괜히 물은 잘 줬는지, 새잎은 났는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우리 집의‘식(食)’을 책임지는 주방도 내가 아끼는 공간이다.
내가 원하는 구조대로 만들어놓은 곳이지만, 남편의‘가스 사랑’ 덕분에
인덕션은 못 들여놓은 게 조금 아쉽다.
그래도 매일 우리가 함께 음식을 나누고, 이야기를 나누는 이 공간이 참 좋다.
그리고 편히 잠들 수 있는 방,
그중에서도 작은방 창가 옆의 책상은 나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책상 위 모니터, 아래에 자리한 컴퓨터 본체, 그리고 편하게
양반다리를 할 수 있는 하얀 의자.
이 자리는 내가 처음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곳이자,
지금도 가장 오랜 시간 머무는 공간이다.
원래는 작은방 구석에 천덕꾸러기처럼 놓여 있던 책상과 컴퓨터였다.
전자책 강의를 들으며 노트북 사용에 익숙하지 않던 나는,
이 자리에 앉아 조심스럽게 문서를 열고, 멍하니 커서의 깜빡임을 바라보았다.
그러면서 나의 삶과 생각을 곱씹으며, 조각조각 문장을 써 내려갔다.
주제를 정하고, 목차를 고민하며, 한 편의 글로 엮어내는
그 과정은 내게 새로운 경험이었다.
어느 날은 속도가 붙어 신나게 타자를 쳤고,
또 어느 날은 도무지 써지지 않아 인터넷을 떠돌며 헤매기도 했다.
그렇게 좋은 날이든, 그렇지 않은 날이든
나는 늘 이 자리에 앉아 글을 써 왔다.
날이 좋은 날엔 창밖 하늘과 나무의 푸르름에 기대어 글을 쓰고,
날이 흐린 날엔 어둑한 하늘을 보며 조용히 푸념을 늘어놓는다.
비 오는 날엔 빗소리에 맞춰 타자를 두드리기도 한다.
억지로 앉는 날이 더 많지만,
이 자리는 내가 가장 솔직한 나 자신을 마주하는 장소다.
그래서 결국,
내가 이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내가 나다워질 수 있는 바로 이 작은 책상 앞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