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제발 손 씻어라
제발… 손 좀 씻자.
나는 더 이상 이 얘기를 하고 싶지 않다.
그런데 너는, 왜 이렇게 나를 다시 이 길로 데려오는 걸까.
화장실에서 나오면서 물 한 방울 소리가 없다.
“씻었어!” 하고 소리쳐도,
네 손끝에서 나는 건
방금 쓴 비누 향이 아니라
아침에 먹은 허니버터칩 냄새다.
정말 씻었는데 내가 못 믿어서 그러는 거라면 미안하다.
하지만 엄마의 코는… 꽤 정확하다.
나는 안다.
샤워가 귀찮고, 양치가 번거로운 그 마음.
그래도 말이야,
이건 우리가 함께 지켜야 하는 작은 약속이야.
화장실 다녀온 후,
밥 먹기 전,
무언가를 만진 뒤,
과자를 먹고 난 뒤.
그때마다 손을 씻는 건,
그저 깨끗해지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서로를 지켜주는 일이기도 하니까.
옷에 대충 문지르지 말고,
물티슈로 쓱 닦는 걸 씻었다고 하지 말자.
손끝에 묻은 건 과자 부스러기만이 아니라,
살짝 게을러진 마음일지도 모르니까.
아이고, 내 머리야.
오늘도 나는,
손 씻는 이야기를 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