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한 번만 먹어봐

by 도도예

이거 한 번만 먹어봐


초등학교 6학년, 키 146cm.

또래보다 작은 우리 딸.

편식으로 단단해진 입맛,

어떻게 해야 네가 잘 먹을까?


맛없는 반찬을 내놓으면 넌 맨밥만 씹겠지.

그렇다고 언제까지 햄, 냉동식품으로만 식탁을 채울 수는 없잖아.

엄마도 신선한 제철 음식으로 밥상을 차려내고 싶단다.

하지만 결국, 그 음식들은 죄다 내 입으로만 들어가고


너는 도통 손도 안 대니,

나는 또다시 햄과 치킨너겟, 돈가스를 꺼내게 된다.


너, 예전에 콩자반 좋아했잖아. 한 번만 먹어봐. … 싫어?

멸치볶음도 잘 먹었잖아. 한 번만 먹어봐. … 싫어?

제육볶음은? 불고기는? 갈치, 고등어, 계란은? … 다 싫어?


대체 뭘 먹겠다는 거야?


과일이라도 먹어볼래? 수박은 달콤해. … 싫어?

키위 좋아했잖아. … 안 셔? 달아서 싫어?

복숭아는? 포도는? 참외는? …아, 다 싫어?


흐음… 그래, 뭐? 마라탕 먹고 싶다고?

근데 마라탕에 채소는 넣니? … 안 넣는다고?


하하, 엄마도 그런 음식 좀 연구해야겠다.

네가 잘 먹으면서도 채소 없는 음식들을.


그래서 요즘 우리 집 식탁에

떡볶이랑 스파게티가 자꾸 오르는 거잖아.


그래도, 가끔은 먹어보자.

맛이 어떤지, 네가 직접 알아야 하지 않겠니?


그러니까 너도 조금은 노력해 줘.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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