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27편 1~5절
지난 구정, 가정예배지의 시편 127편을 읽으며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모든 가정에 필요한 '쉼'에 대한 설교를 듣게 되었다. 다소 어려운 말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멀뚱히 앉아있던 아이들을 보며 다시 한번 본문을 재해석하기로 마음먹게 되었다. 요한 3서의 재해석 글이 아이들의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던 쓰라린 경험을 떠올리며, 이번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화 형식을 빌려 써보았다. 이 글을 통해 우리 가정이 보다 의미 있는 쉼을 누릴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세상에서 가장 바쁜 하은이네 집 초인종이 울렸습니다.
띵동!
"안녕하세요, 솔로몬입니다."
긴 수염을 가진 신사가 환하게 웃으며 문 앞에 서있었어요. 딸의 입에 밥을 떠먹이던 수진 씨가 놀란 얼굴로 문을 열었고, 일을 하며 식사를 하던 지훈 씨는 숟가락과 핸드폰을 내려놓으며 어리둥절해했어요.
"네? 솔... 솔로몬이요?"
지훈 씨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물었어요.
"우와! 진짜 솔로몬이다! 수염이 산타할아버지보다도 길어요!"
솔로몬은 다정한 눈빛으로 하은이를 바라보며 말했어요.
"정말 좋은 눈을 가졌구나."
그는 다시 가족을 향해 미소 지으며 말을 이었어요.
"이렇게 바쁜 저녁에 불쑥 찾아와 미안하지만, 오늘 아주 특별한 것을 나누고 싶어 왔답니다."
"특별한 거요?"
지훈 씨가 시계를 힐끗 보며 조심스럽게 되물었어요.
"죄송하지만 저희가 지금은 좀 바쁜데..."
솔로몬은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어요.
"바로 그 바쁨 때문에 왔지요!"
솔로몬은 낡은 가죽 가방을 열어 오래된 책을 꺼냈어요.
"하나님이 세우시는 집에만 있는 특별한 쉼 레시피를 가져왔답니다."
솔로몬은 오래된 요리책을 펼쳤어요. 책장을 넘기자, 반짝반짝 별빛 같은 글자들이 춤을 췄어요.
"자, 첫 번째는 '걱정 없는 농부의 꿀떡'이에요."
책을 들여다보던 하은이가 고개를 갸웃했어요.
"어? 재료가 이상해요. 믿음 반죽, 기도 두 숟가락, 기다림 한 컵...?"
솔로몬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설명했어요.
"걱정은 말이지, 반죽 속 돌멩이 같은 거란다. 열심히 쳐도 부서지지 않으면, 떡 속에서 씹히겠지. 하지만 믿음은 달라. 찹쌀가루처럼 반죽을 부드럽고 특별하게 만들어 주거든. 기도와 기다림도 마찬가지란다."
그는 책장을 덮고 자리에 편안히 앉으며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옛날에 두 농부가 있었어요. 한 농부는 매일 걱정을 모았죠. '비가 안 오면 어쩌지?', '농사가 망하면 어떡하지?' 그 걱정들은 돌멩이처럼 주머니 속을 가득 채웠죠. 결국 너무 무거워져서, 걷는 것조차 힘들어졌어요."
솔로몬이 한숨을 쉬고 이야기를 이어갔어요.
"하지만 다른 농부는 달랐어요. 매일 아침 하늘을 보며 이렇게 말했죠. '하나님, 오늘도 감사합니다. 씨앗을 심는 것은 제가 하지만, 자라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니까요.' 그는 걱정 대신 기도했고, 기다림 속에서 하나님을 신뢰했지요. 그리고 저녁이면 가족들과 따뜻한 꿀떡을 나누어 먹으며 푹 쉬었어요."
솔로몬은 가족을 바라보며 말했어요.
"두 번째 농부처럼 쉼은 하나님을 신뢰하는 마음에서 시작된답니다."
솔로몬이 다음 페이지를 넘겼어요. 이번엔 책에서 계피와 메이플향이 은은하게 퍼졌어요.
"두 번째 레시피는 '파수꾼 엄마의 따뜻한 차'랍니다."
솔로몬은 수진 씨를 바라보며 말했어요.
"옛날에 한 엄마가 있었어요. 그녀는 밤새 아이들 방문 앞에서, 창문 옆에서 깨어 있었어요. 마치 성을 지키는 파수꾼처럼, 가족이 무탈하기만을 바라며 말이지요."
하은이는 엄마의 손을 살며시 잡으며 말했어요.
"우리 엄마도 걱정을 많이 하시는데..."
솔로몬이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책을 돌려 보여주었어요.
"그래서 이 특별한 차가 필요한 거란다. 자, 이 레시피를 한번 보자. 우리 다 같이 재료부터 살펴볼까요? 따뜻한 기도 한 잔, 하나님의 약속 두 조각, 평안한 마음 한 덩이, 감사한 마음 한 스푼."
"이 차는 어떻게 만들어요?"
하은이가 손가락으로 레시피를 가리키며 물었어요.
"하은이가 여기를 하나씩 읽어보겠니?"
솔로몬이 말하자 글자들이 하은이에게 말을 걸기라도 하듯 반짝였어요.
"먼저 뜨거운 기도를 준비하세요."
"그 안에 하나님의 약속을 천천히 담그세요."
"걱정이 녹아내릴 때까지 기다리세요."
"마지막으로 평안과 감사한 마음을 넣어 저어주세요."
레시피를 다 읽고 나자, 솔로몬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어요.
"차가 천천히 식어갈 때, 우리의 걱정도 하나님 앞에서 천천히 녹아내릴 거예요."
마지막 페이지를 펼치자 책 전체가 황금빛으로 반짝였어요.
"마지막 세 번째는 가장 특별한 레시피입니다."
책을 들여다보던 지훈 씨가 중얼거렸어요.
"이건 재료가 독특하네요. 부모의 사랑 듬뿍, 자녀의 웃음 한 바구니, 함께하는 시간 가득, 그리고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
솔로몬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어요.
"그런데 말이죠, 이 푸딩은 열심히 만들려고 하면 할수록 잘 되지 않는답니다."
"네?"
가족이 일제히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어요.
"비밀은 바로... 그냥 함께 있는 거랍니다.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하나님이 주신 순간을 즐기는 것. 그것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귀한 푸딩이지요."
그 순간, 가족은 마치 보이지 않는 세 가지 디저트를 앞에 두고 있는 듯했어요. 꿀떡 같은 믿음, 따뜻한 차 같은 평안, 그리고 푸딩 같은 사랑까지요!
"걱정 대신 기도를, 불안 대신 신뢰를, 분주함 대신 사랑을 선택할 때 가장 맛있는 디저트가 완성된답니다."
그날 밤, 하은이네 가족은 오랜만에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며 따뜻한 시간을 나눴어요. 모든 일을 뒤로하고 핸드폰도 끈 채 그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솔로몬 할아버지가 알려주신 레시피 정말 신기해요."
"우리 내일도 함께 시간을 보내볼까?"
하은이가 엄마 품에 안기며 말했고 수진 씨가 머리를 쓰다듬으며 속삭였어요.
"조금씩 연습하면서, 함께 배워가자."
지훈 씨도 가족을 바라보며 따뜻한 말을 덧붙였어요.
그날 밤, 세 식구는 하나님이 주시는 쉼이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선물이라는 걸 느꼈어요. 그리고 함께 만들어갈 내일의 쉼을 기대하며 따뜻한 밤을 맞이했답니다.
부록: 하나님과 함께하는 가정의 쉼 찾기 가이드
LEVEL 1 - 하나님을 신뢰하는 첫걸음
1) 하나님께 맡기기
- "하나님, 우리 가정을 지켜주세요" 기도하기
- 걱정될 때 "하나님 도와주세요" 기도하기
- 내 힘으로만 하려는 마음 내려놓기
2) 작은 쉼 시작하기
- 하루 중 5분이라도 하늘을 보며 깊이 숨쉬기
- 식사 전 감사기도 드리기
- 스트레칭하며 잡생각 비우기
LEVEL 2 - 가족과 함께하는 쉼
1) 마음 열기
- "좋은 아침!", "다녀왔습니다" 등의 인사하기
- "감사해요", "수고했어요" 등 격려의 말 나누기
- 서로의 말에 경청하기
- 상대방의 좋은 점 찾기
2) 함께 시간 보내기
- 장보기나 산책 같이하기
- 매주 한 끼 이상 함께 먹기
LEVEL 3 - 깊은 쉼
1) 대화 나누기
- 하루 5분 이상 눈맞춤하며 대화하기
- 서로의 걱정과 감사 나누기
- 대화할 때는 방해되는 것 (예:핸드폰) 멀리하기
2) 마음 나누기
- 서로의 수고와 노력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기
- 하나님이 주신 서로의 장점 이야기하기
- 함께 기도하는 시간 갖기
LEVEL 4 - 완전한 쉼
1) 정기적인 가족 시간
- 매일 15분 이상 눈맞춤 하며 대화하기
- 주말에는 30분 이상 함께 있기
- 일주일에 한 번 가족 기도회 갖기
2) 기록하기
- 하나님의 은혜와 기도제목 기록하기
- 서로를 향한 감사 적어두기
- 응답받은 기도 함께 나누기
REMEMBER!
- 하루아침에 모든 게 바뀌진 않는다
- 작은 실천도 하나님이 기뻐하신다
- 실수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 모든 변화는 하나님의 은혜로부터 시작된다
-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하신다
2025년 1월 29일, 새해에는 보다 나은 쉼을 누릴 수 있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