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18장 18~27절
교회에서 누가복음 18장 18~27절 말씀을 함께 나누었다. 이 본문에는 우리가 잘 아는 예수님의 말씀,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 (누가복음 18:25)
라는 구절이 포함되어 있다.
처음에는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기 어렵다’는 단순한 의미로 보였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아이들과 나누며 찬찬히 뜯어보다 보니, 단순한 윤리적 교훈이 아니라, 훨씬 깊고 도전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예수님의 가르침이 당시의 사회적 배경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 살펴볼 때, 이 말씀이 오늘날 우리에게도 여전히 강한 도전을 던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1세기 유대 사회는 극심한 빈부 격차가 존재했다.
부유층: 대개 제사장, 바리새인, 사두개인, 세리, 귀족 계급으로 이루어졌으며, 로마 제국과 협력하거나 성전의 경제 구조 속에서 이익을 얻었다.
가난한 자들: 반면, 일반 백성들은 높은 세금 부담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며, 때로는 하나님께 저주받은 자처럼 여겨졌다.
당시 유대인들은 부를 하나님이 주신 축복이자 영적 인정을 받은 증거로 여겼다. 부자라면 하나님께 은혜를 입었으며, 자연스럽게 영생을 얻을 것이라 믿었던 것이다.
부자 관리도 아마 이런 생각을 갖고 있었을 것이다. 어려서부터 계명을 지켰다고 고백한 그는 자신이 올바른 신앙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했지만, 예수님은 예상치 못한 말씀을 하셨다.
유대인들에게 부는 하나님의 축복이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것이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는 데 장애물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하셨다.
"네가 가진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누어 주라. 그리고 나를 따르라."
부자 관리는 계명을 지키는 것에는 익숙했지만, 자신의 부를 내려놓는 것은 감당하기 어려웠다. 그에게 있어 부를 포기한다는 것은 단순한 자선 활동이 아니라, 자신이 의지해온 삶의 기반을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는 물질적 풍요 속에서 안정감을 찾았고,
사회적 지위 속에서 인정받았으며,
자신의 행위로 의를 이루었다고 생각했다.
예수님은 그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나님만을 전적으로 신뢰하라고 하셨다. 이 요구는 단순한 재물 나눔이 아니었다. 그의 사회적 신분과 특권을 포기하고, 완전히 새로운 가치관 속으로 들어오라는 부르심이었다.
그는 결국 근심하며 예수님을 떠났다. 그가 부유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의 마음이 부에 묶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나님은 부를 주시기도 한다. 하지만 부의 유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며, 어디에 마음을 두느냐이다. 부자도 하나님 나라에 갈 수 있다. 하늘에 마음을 두고, 하나님께서 주신 부를 선하게 사용하는 부자가 정말 바늘귀를 지나 천국에 가지 못할까?
이야기 속 부자처럼 오늘날 내가 내려놓아야 할 것도 단순한 ‘재물’만은 아닐 것이다. 그 처럼 나 역시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바라는 마음, 가진 것을 바로 사용하는 지혜를 돌아볼 차례다.
나는 무엇을 가장 의지하고 있는가?
나는 무엇이 없으면 불안해지는가?
나는 사람들의 인정과 기대에 흔들리지 않는가?
예수님의 말씀은 오늘을 살아가는 나에게도 동일하게 도전이 된다.
"사람으로는 할 수 없으나, 하나님으로는 할 수 있느니라."
내가 놓을 때 하나님께서 더욱 온전하게 이루어 가심을 경험하며, 진한 평온과 자유 속에서 살아가기를 바라본다.
2025년 3월 9일, 힘 있는 자고 없는 자고 모두 함께 편안함에 이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