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상공감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느닷 May 03. 2024

이번 어린이날 선물은 이렇게.


벽돌책의 조상님 같은 '코스모스'의 저자 칼 세이건은 '다른 행성에도 다른 생명이 살고 있지 않을까?' 궁금해하는 호기심 많은 아이였다. 하늘에 반짝이는 별빛이 궁금해서 별과 행성에 대해 공부하고, 천문학자가 되기로 결심한 다음 꼭 그 별에 방문해 보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한다. 부모님은 그런 엉뚱한 꿈을 격려해 주고, 집 근처 도서관을 소개해 주셨다고 한다. 그리고 도서관의 사서는 '별'에 대한 자료를 제공하며 어린 칼 세이건의 호기심을 채워주었다는 일화가 소개되어 있다. 






코스모스저자칼 세이건출판사이언스북스발매 2010.01.20.





칼세이건은 이런 부모님과 사서를 만난 것이 자신에게 엄청난 행운이라고 말한다. 호기심을 가지고 질문하는 아이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어른, 아이의 질문에 바로 답해주기보다 답을 스스로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해 주는 어른. 그리고 인류가 오랜 시간 축적해 온 지식의 토대가 도서관에 차곡차곡 쌓여 있었기에 운 좋게도 천문학자가 되었다는 이야기 앞에서 생각이 많아진다. 나는 내 아이에게 질문에 질문으로 답해주는 부모였는가... 사서로서 나는 어린 이용자들의 호기심을 잘 들여다 보아 준 사서였나...



내일모레가 어린이날이다. 음식도 물건도 흔한 세상이라 어떤 장난감이나 옷을 사 줘도 기쁨과 감사의 유효기간이 짧다. 칼 세이건만큼 굉장한 학자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어린이날에는 아이에게 호기심을 가지고 질문할 수 있는 여유를 선물해 주는 건 어떨까? 여유를 선물하려면 내게 여유가 있어야 한다. 이번 연휴에는 무얼 하는 것 말고 덜어내고 비워내는 시도를 해 본다면 어떨까? 어른이 바라는 아이 말고, 아이가 바라는 자신을 찾도록 응원하고 도와줄 수 있는 어른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거실 바닥이나, 도서관 어린이실에서 함께 뒹굴며 수다를 나누다 잠시 졸기도 하는 노곤함 속에서 우리 모두 여유라는 선물을 발견할 수 있으면 좋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형, 사람이 논리로 설득이 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