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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감사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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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닷 Jun 08. 2024

북토크를 마치고 왔습니다

3월에 책이 나오고 4번째의 북토크를 마치고 왔습니다. 어떤 스토리텔링을 해야 좋을지 고민하느라 못해도 열흘은 밤잠을 설쳤던 것 같습니다. 매번 장소나 주제, 대상이 바뀌니 내용도 다시 준비했습니다. 만사 제쳐두고 꼼꼼히 검토하며 준비하고 또 준비했던 이야기를 한 시간 반 동안 풀어내고 왔습니다. 사실 혹시 나도 모르는 실수는 없었는지, 맥락은 잘 이어가며 말했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아직도 독자와의 만남에 적응되지 않고 매번 긴장되는 걸 보면... 전 아직 초보작가인 것 같습니다. 언제쯤 이런 자리가 익숙해지는 것인지 무척 궁금한 밤입니다.


생각의 주인이 되어야 내 행동의 결과까지도 내 것이 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왔습니다. 물론 저는 사서이니 만큼 생각의 주인이 되는 방법으로, 또 행동을 끌어내기 위한 방법으로 독서를 제시했지요. 능동적인 생각과 선택, 그리고 행동의 결과값을 받아 드는 모든 과정에서 내가 주인일 때 우리는 행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재미있는 그림책과 함께 엮어서 전달했습니다.  감사한 점은 어린 친구들부터 나이 지긋한 할머니까지 모두가 제 이야기를 몰입해서 잘 경청해 주셨다는 점. 덕분에 준비한 이야기들을 잘 풀어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멀리 울산에서 꽃다발까지 준비해서 와 주신 글벗님이 있었습니다. 큰비를 뚫고 와 주신 것만도 너무 감사한데 꽃다발까지 전해 주시니 정말 너무 감사했습니다. 담아 온 종이가방 채로 전해받은 꽃다발은 일부러 테이블 옆에서 화사함을 빛내게 두었습니다. 그리고 한참 이야기를 이어가던 중에 어디선가 알람이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제 휴대폰은 조용했는데, 알람소리가 저에게서 나지 뭐예요?! 작은 소리로 시작했던 알람소리는 점점 커져서 마구 울려댔습니다. 소리의 근원지는 꽃다발 담긴 종이가방 안이었습니다.


글벗님께서 종이가방에 자신의 휴대폰을 떨어트린 채로 제게 꽃다발을 건넸던 것이지요. 초보 작가는 강연 중에 또 얼마나 당황을 했던지요~ 무사히 행사가 끝난 지금에야 웃으며 말합니다만 그 순간에는 정말 놀랐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글벗님은 잃어버린 휴대폰을 찾느라 서점 CCTV까지 돌려보고 한바탕 소동이 있었다고 합니다. 하여간 휴대폰을 찾아서 그 와중에 또 다행이었습니다. ㅎㅎ 잊지 못할 에피소드를 선물 받은 셈이지요.

북토크를 진행할 때마다 성장하는 것이 느껴집니다. 끊임없이 책을 읽고, 생각을 정리하며 북토크 시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성장을 하지 않을 수 없더라고요. 글을 쓰는 것과 말을 하는 것은 분명 다른 재능인 것 같습니다. 할수록 쉽지 않은 일임을 알지만 덕분에 성장했으니 또 감사한 일입니다. 오늘밤은 모처럼 두 다리 쭉 뻗고 잠들어 보렵니다. 시험 끝낸 수험생의 마음같이 후련합니다~!  아직 두 번이 더 남았지만... 그건 또 그때의 김규미가 잘해 주리라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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