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엄마가 되어가는 중입니다만...
중학교 3학년. 졸업사진 찍을 때 교복바지가 너무 작아서 핏이 망가진다고, 새로 교복바지를 꼭 사야 한다고 우겼던 둘째 아들. 그 핏 좋은 교복바지는... 열 번도 채 못 입고 졸업했다. 그리고 고등학교 입학을 위한 교복준비. 엄마는 따라올 필요 없다며 친구와 씩씩하게 사이즈를 재러 가는 녀석을 보며 기특하네 다 컸네 대견해했지만 나만의 착각이었다.
3년 입을 넉넉한 사이즈의 교복을 강요당할까 봐 엄마잔소리를 사전 차단했던 것. 1일 3식 육식과 과식을 넘나들며 폭풍 성장 중인 둘째 아들님이 입학을 일주일 앞두고 제작이 완성된 교복을 찾아왔다. 아뿔싸. 딱 맞다. 아니 바지는 잘 앉아지지가 않는다. 나머지 옷들도 거의 사이즈가 딱 맞다. 하... 교복집 사장님을 탓해 봤지만 전화기너머로 '요즘 아이들이 어떤 애들인데~ 크게 입어라 마라 절대 간섭할 수 없다'며 되려 엄마가 따라오지 그랬냐고 나를 탓한다. 사장님은 학생이 원한대로 해 줬을 뿐이라고 되려 큰소리를 친다. 바지를 2인치 이상 늘려 줄 수도 있지만 그 역시 학생이 원하는 대로 수선해 줄 수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ㅁ 마 맞는 말인 것 같았다....
요약하자면 오늘의 이 사단은 아들님이 한 달 전에 자진해서 세팅해 두었던 상황이라는 것이다. 순간 나도 모르게 뚜껑이 열려버렸다. 아들에게 사나운 말을 한 바가지 쏟아부었지만 기분이 썩어 들어간다. 아들은 바지를 들고 수선을 하러 갈까말까 어중간히 머뭇거린다. 목숨보다 중요한 핏을 사수하지 못한 녀석의 어깨가 축 처져있다.
'바지 까짓 거 그게 뭐라고... 학기마다 한벌씩 사주면 되지!'라고 생각하면 간단한 일인것을... 이런데 쓰려고 돈 버는 거 아니겠는가? 나는 뒤늦은 후회를 해 봤지만 엎어진 물이다... 아니 그래도 애 버릇을 그리 들이면 안 되는 게 아니겠는가! 뭐든 소중한 줄을 알아야지! 석 달도 못 입을 옷을 몇십 만원씩 주고 사는 게 말이 되냔 말이다~! 내적 갈등이 증폭된다.
잠시만... 제일 중요한 건 뭐지? 아들. 그래 아들의 마음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핏이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아들의 마음.
"착하게 잘 커준 고마운 우리 아들~ 미안해... 너는 바지 따위와는 비교할 수 없이 소중한 아이인 것을... 그만한 일로 엄마가 과하게 열을 냈구나.. 미안하다."
나는 얼른 사과했다. '핏이 그래 중하다면 그리 입어라. 대신 작은 바지의 불편함은 네가 감수하고, 새 바지 구입도 네 용돈으로 해라. 내 수긍은 여기까지. ' 나는 아이와 함께 오늘 또 한 뼘만큼 어른에 다가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