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실패 했죠
우리집 15억이야. 하지만 공짜는 다 내꺼.
오늘 00씨가 사는거야? 그럼 젤 비싼거 먹어야지.
(하아....할많하않.........)
오늘 00씨 살 차례 아니야?(그럼 너 차례는 언젠데?)
돈 아까워서 직원들 다 못 사주지.….
(사달라고 한 적 없구요)
팀장도 활동비 얼마 있어야지. 다른팀은 있다던데
(일 할 때 쓰는게 활동비 인데요?)
그들의 월급은 아마 나보다 두세배쯤 되지 않을까. 하루종일 앉아서 딴짓만 하는데 많이도 받는다.
직원들이 실무를 다해서 그들의 자리가 안전하게 보전된다는 교환가치는 안중에도 없다. 일을 알아서 다 하는 직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법도 한데 현실은 아주 다르다. 결과가 좋고 잘된 것은 내 덕분, 뭔가 틀어지면 직원 탓.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리자들의 점심식사와 식후 커피 비용이 고스란히 직원들의 부담이 되는 것은 어떤가. 이 기이한 구조는 케케묵은 전통인가. 문제의식은 있는데 절대로 개선되지 않는다. 심지어 직원들이 순번을 정해서 관리자를 모시는 날에 돌아가면서 점심도 먹고 커피타임도 가지는데 그들의 지갑이 열리는 건 아주 드문 일이다. 직원들은 없는 시간이며 돈이며 다 착취당하고 있다. 할말도 없는데 시답잖은 이야기로 그 시간을 채우는 노동도 무시하지 못한다.
어떤 사람들의 공짜 욕심은 아주 노골적이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개념있는 척 밥을 따로 먹지만 팀 비용으로 충당한다. 직원들이 야근해서 관리자를 먹여살리는 구조라고 할 수있다. 직원들 입장에서 즐거워야 할 소중한 휴식마저 빼앗기는 건 말할 것도 없고 메뉴도 높은 분의 호불호를 고려하여 고민하고 예약하고 도착하는 즉시 식사를 시작할 수 있도록 타이밍까지 맞춰야 한다. 양심이 있다면 커피라도 사겠지만 그들과의 시간이 빨리 끝났으면 하는 직원들에게는 커피를 얻어마시는 것, 어색함을 시답잖은 말로 채우는 것 등이 모두 고역이다. 내가 커피는 샀으니 나는 괜찮은 관리자야. 라고 은근 흘리는 눈치도 꼴보기 싫다. 운 나쁘면 업무 얘기로 점심시간을 채울 수도 있고 업무를 더 받을 수도 있다.
부서 간식도 직원들 일하면서 출출할 때 먹으라고 사다놓은건데 그만 좀 축냈으면
휴우…너무 바쁘네. 진짜 업무가 너무 많다.
거 각자 일 하면서 생색 좀 내지 말죠.
아무리 그래도 직원보다 관리자가 업무가 많을 수가 없고 업무분장 상 그럴 리도 없다. 당연히 팀 전체 업무를 파악해야 하니까 생각할 거리나 고민이 더 있을 수 있겠지만 물리적으로 업무량이 많다고 직원에게 하소연하는 관리자는 신뢰하기 어렵다.
내가 지나온 곳은 관리자에게 팀의 큰 그림과 비전을 기대하기는 영 어렵고 본인이 가장 일을 열심히하고 가장 바쁘며 쉴틈없이 일하고 있지만 직원들은 일이 없어서 희희낙락거린다고 생각하는 그런 관리자들뿐이었다. 그러니 직원들이 농담한번 하기도 눈치 보일 수 밖에.
그들이 생색을 내는 액션이 아주 거슬리는데 결재 1건 올리고 또는 전화 한통을 받고 숨을 몰아쉬며 너무 힘들다고 우는 소리를 하고 있다. 우는 소리를 할 만큼 본인이 생색을 내는 만큼 일을 정말 똑바로 한다면 나도 할 말은 없다.
구조 자체가 하위직 착취 시스템이라 팀 자체는 어린 팀원들이 멱살잡고 끌고 가는 편인데도 어떤 관리자들은 팀 업무 파악도 제대로 못하는 경우도 많고 지엽적인 것에 집중하고 업무에 대해 질문하는 수준이 매번 너무 단편적이라 놀랍기도 하고 도대체 이 업무에 대해 생각이나 해본적이 있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이다.
내 계획서나 보고서에 대해서 뭔가 수정하라고 말할 때 잘 들어보면 크게 중요한 걸 말한 적이 없다. 오히려 엥?? 이런걸 고치라고 한다고? 정도의 생각이 든 적이 많았다. 이런 상황이라 필요한 내용이 빠져있을 수도 아주 부족할 수도 있는 내문서는 그대로 외부로 나간다. 주요업무나 예산편성 시기에 자료를 정리해서 종이로 출력해주면(그들은 꼭 출력본을 원한다) 똑같은 질문을 하루에 스무번씩 대답할 각오를 해야 한다.
나같은 팀장 없어. 가스라이팅인가 자아도취인가.
나는 좋은사람, 좋은 관리자인 동시에 능력있는 직원이며 좋은 남편, 좋은 아내 등 모든 역할을 완벽하게 하고 있다고 노골적으로 또는 은근 과시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다른 역할은 모르겠으나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회사에서 하는 언행과 태도로 비추어 보아 딱히 다른 역할도 잘할 것 같지 않다는 것이 나의 판단이다.
그런 사람들은 때때로 위태로워 보이기도 하는데 굳이 묻지 않는데도 본인의 삶이 얼마나 완벽한지에 대해 어필하고 인정받고 싶어하는 눈치가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당연히 해야하는 일들은 해놓고서는 내가 이정도야. 라고 과시하는 한껏 올라간 어깨를 볼때는 정말 그들의 얼굴을 쳐다보기가 힘들다. 그들의 직급과 경력을 고려할 때 본인들의 업무보다 더 많은 역할을 수행한다고 해도(그럴 일은 절대 없다) 생색낼 거리는 아니라는 말이다.
나는 비판도 수용하는 열린 사람이지. 하지만 너희들은 부족하고 내 말이 전부 맞아!
그는 지난 일년동안 본인이 가장 열심히 일했고 그만큼 성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본인이 집중하고 고민했던 것에 대해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고 정리도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해야했던 고민이 꼭 필요한 작업이었는가는 별개의 이야기다. 아마 그의 개인 논리, 즉 일을 해야만하는 이유, 부서 또는 그의 존재 근거 등을 찾는 작업이었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나는 딱히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직원들 존재의 이유를 업무에서 찾지 않고 매일매일 쳐내야 할 분량의 업무를 처리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것에 대해 누구도 내가 이만큼 했다느니 성과라느니 라고 말하지 않는다. 문제는 거기에 있는 듯하다. 공감이 불가능한 어떤 것에 그는 엄청난 의미를 두고 본인이 열심히 했다고 생색을 내는 현장이란 직원 간담회라기 보다 자기만큼 열심히 하지 않는 부서의 모든 직원들을 나무라기 위한 자리 또는 나 좀 칭찬 해죠 라는 호소 같았다.
그의 좋은 사람이 또는 좋은 관리자가 되려는 노력을 후려치지는 않겠다. 직원 개개인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고 효율적으로 업무를 하려고 생각을 많이 한다는데 결과적으로 직원들의 이야기를 수용하는 지는 모르겠고 그가 말하는 효율 역시 공감하기 어려웠다. 본인에게 반대하는 의견을 좋아한다고는 했지만 직원이 의견을 냈을 때 그가 생각을 바꾼 일은 드물었다. 그를 좋은 사람이라고 말한다면 아직 충분한 기간 같이 일하지 않았거나 여태 겪은 다른 관리자들이 누가 최악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각각의 이유로 최악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조직 성격상 성과나 이윤을 내는 곳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는 본인만의 완벽주의 성향과 성과지향적인 부분이 과하다. 그의 방향이 엉뚱한 곳을 향할 때는 정말 답답하기 그지없다. 성과와 목표를 위해서는 절차를 무시하기도 하는데 어떤 때는 굳이 절차를 들먹여서 도대체 어디에 장단을 맞출지 혼란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