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성, 싫지만 않으면 성공

by 도도

방과 후 교사 일이 적성에 딱 맞았다고 말하면 거짓말이다.


아이들의 천진 난만한 질문 그리고 손가락을 살짝 베여 작게 붙인 밴드를 쓰다듬으며 "많이 아파요?"라며 따듯한 눈빛을 주었던 그들을 통해 분명 또 다른 세상을 배웠었다.


그러나 이일을 업으로 하려면 앞으로 수업일수를 더 늘려나가야 하는데 일주일에 한 번 정도의 수업은 괜찮았지만 그 이상 수업일수를 늘릴 만큼 마음이 동하지 않는 것이 문제였다. 다른 학교들과 협업할 기회가 생겨났지만 결국 선택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2년동안 그 일을 계속했던 이유는 다른 데 있었다. 사회와 완전히 끊어지고 싶지 않았다. 집과 아이 학교를 오가는 삶 속에서 나만 혼자 사회 밖으로 밀려나 있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방과 후 교사는 다시 사회 안으로 발을 들여놓는

가장 조심스러운 방법이었다. 출근 시간이 있었고 책임져야 할 역할이 있었고 누군가는 나를 기다렸다.


그것만으로도 일주일에 하루는 ‘집 안의 시간’이 아니라 ‘사회 속의 시간’으로 살아낼 수 있었다. 그 시간은 본격적으로 다시 일하기 전 스스로를 다듬는 연습 같은 것이었다.


최종 목적지가 아니라 다시 출발하기 전 숨을 고르는 구간이었다. 만약 그 시간이 없었다면 사회로 나갈 용기를 훨씬 더 늦게, 혹은 끝내 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지금 돌아보면 그 일은 나에게 “이 일에 맞는 사람인가”를 묻기보다 "아직 사회로 나갈 수 있는 사람인가”를 확인해 주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 질문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일 수 있게 되었다.





사진출처: 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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