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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도 Apr 27. 2023

용기라 부를까 무모함이라 말할까

그 무엇이라도 좋다.

나는 부자가 되기 위해 일하거나 의무감으로 족쇄를 채운 적이 없다. 어릴 적 크리스마스트리를 팔고, 잡지를 만들고, 열기구를 타고 세계일주를 하는 등 그 모든 일을 원해서 했으며 그런 만큼 마음껏 즐겼다.

재미를 느끼는 일에 즐겁게 미치다 보니 성공과 돈이 저절로 따라왔다.

일과 인생에 온 힘을 쏟고, 삶의 모든 순간을 즐겨라. 그러면 그 인생은 온전히 내 것이 된다.

 [왜 파타고니아는 맥주를 팔까] 책 내용 中   _경영인 브랜슨_




책을 읽다 어떤 기업의 전문 경영인이 했다는 말에 눈길이 멈췄다. 그리고 나라는 사람은 철저하게 그 반대로 살아왔음을 알고 순간 한심했다.


부자를 꿈꿀 만큼 야망이 크지도 능력이 넘치지도 않았다. 그저 자급자족이 필요했다. 생활을 위해 '일'이라는 것을 했고 그 의무감으로 족쇄를 채우고 월급이상으로 피. 땀. 눈물을 흘렸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어느 순간 하고 있는 일보다는 많다고 생각되는 월급이 따박따박 안락한 생활을 영위하게 해 줬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몇 년 후를 그려봤을 때 지금과 전혀 달라지지 않을 내 자리와 일이 보였다. 연차가 더해져 월급은  점점 많아지겠지만 말이다. 월급이 훨씬 적었던 10년 전 토스트한쪽을 입에 물고 밤 12시까지 야근을 했을 때도, 야근수당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을 때도, 비전이나 가치가 없다고 생각되지 않았었다. 하나 지금 그런 건 나에게 사라진 지 오래다.


이데로 계속 살건지 말건지 결단이 필요했다. 그럴 때마다 자동으로 올라가는 연차수당과 일한 만큼 받는 인센티브. 그리고 각종 복지?가 내 발목을 잡았다. 매년 이런 것들 때문에 멈추고 또 멈췄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여기에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았다. 여기서 이러고 있는 것보다는 신선한 야채를 프라이팬에 달달 볶아 뜨신 야채볶음밥을 해서 먹는 것이 나에게 더 가치 있다고 여겨지는 순간 결심했다.





가득인 대출을 상환할 수 있는 날이 이제 바로 코앞이라 생각하니 그냥 쉬고 싶은 건지.

어떤 사람으로 어떻게 살지를 고민하는 건지 몇 날, 몇 달, 몇 년을 생각하고 결정했다.

이직에 대한 생각도 전무했다. 다른 회사나 지금 있는 이곳이나 회사는 회사다. 그냥 나로 살고 싶었다.


그런데 막상 그만두려니 무서웠다.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는 아줌마. 살림은 더욱이 재능도 없고. 생활비의 50%를 부담해 온 든든한 부인에서 백수부인이 되는 것도 무서웠다.  

남편에게 몇 년에 걸쳐 그만둬도 생활영위가 가능할 건지 물었다.


겁도 없이 남편은 걱정 말라했다. 속으로 엄청 떨었을 수도. 설마 일이 체질인 네가 진짜 그만둘 리 없다 생각했을 수도. 그 뒤로도 몇 번의 기회를 더 주었다. 그리고 드디어 난 자유의 몸이 되었다.


그리고 돈이라는 굴레에 갇혀 뭐 하나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한.  스스로를 알지 못한 바보사람이 있었다.



사진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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