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도 May 18. 2023

100만 원만 벌 수 있다면

목표가 소박하기도 원대하기도 하다.

그만두기로 마음먹은 뒤 한 달을 살아가려면 나에게만 얼마가 필요한지를 계산하기 시작했다.

내 생계가 급하니 자녀, 가정에 들어가는 비용은 우선 제외한다. 그리고 필수로 들어가는 월고정비만 정리해 보았다. 개인연금 등 있으면 좋은 것까지 포함하면 200만 원 남짓, 욕심을 내려놓으면 고정비는 100만 원 정도였다. 그래 뭘 하든 100만 원만 벌면 돼. 거기서부터 시작하자 생각했다.


보통은 그만두기로 생각한 순간부터 어떤 일을 어떻게 할지 계획하고 공부한다.

물론 나도 아주 몇 해 전부터 시도해 봤다. 하지만 아침 6시에 눈떠 한겨울에도 땀나게 뛰어다니며 먹거리와 기타 등등 아침 스케줄을 소화하고 내 몸 건사까지 하면 출근할 시간이 된다. 근무 중에는 업무강도가 높은 편이라 뒷골이 뻑뻑하다. 퇴근하면 다시 저녁부터 뒷정리 그리고 아이들 숙제 등을 보고 나면 남은 건 풀린 눈이 다. 운수 좋은 날은 30분 정도 스트레칭할 수 있는 시간이 나기도 하지만 말이다.


지독히 아침형 인간인 나는 밤늦게 까지 뭘 붙들고 하기 힘들다는 것을 익히 살면서 알았다.

그렇다고 새벽 4-5시에 일어나면 하루를 보내는 체력이 엉망이 됐다. 차 떼고 포 떼니 아침, 저녁으로 나만의 시간이 거의 없었다. 주말에는 밀린 집안일과 아이들과 놀이로 체력은 금세 또 방전 됐다.


여기서 더 부지런 떨며 시간을 쥐어짜는 건 불가능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더더더 열심히 살라고 지금도 열심히 살고 있는 나에게 말하기 싫었다. 그동안 거쳐간 대상포진. 폐렴 등이 문제가 아니라 퇴사준비하다 그전에 죽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지금 사는 모습도 지지리 궁상 맘에 들지 않은데 더 힘내라고, 좀 더 쥐어짜보라고 하기가 끔찍이도 싫었단 말이다. 그만 두면 무슨 일을 하지? 어떻게 살지? 보다 딱 100만 원만 벌자를 목표로 잡았다. 목표가를 너무 낮췄나. 웃기게도 마음걸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물론 현실은 백만 원을 벌 수 있도록 가만두질 않았지만 말이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더니 금액적인 목표는 달성했다.


재능 많은 사람도 많더구먼

난 재능 없는 게 재능일 정도로 재주라고는 없는 것 같은 사람이었다. 딱 하나 있다면 돈 버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적응을 잘한다는 것이다.

이것도 재능이라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눈 씻고 찾아보니 한 가지는 있다고 말할 수 있다. ^^




사진출처: pixabay



 





매거진의 이전글 직무유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