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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현 Sep 05. 2022

작은 성취들이 모이면

성공하고 싶었다. 멋진 미래를 꿈꾸고 당당히 어깨 펴는 모습을 이따금 상상했다. 나만 이럴까, 성공은 누구나 원한다. 하지만 참으로 모호한 개념이라 흔한 기준으로 오염되곤 한다. 돈이나 명예, 유명세 또는 권력 같은 것들로. 그리고 그런 면면들을 보다 보니 구태여 성공하려 애쓰고 싶지 않았다. 제도권에서 성공할 자신도 딱히 없었고.


지금은 성공 대신 성취를 바란다. 성공과 성취는 달랐다. 성공은 성취를 쌓다 보면 어느새 다가서게 되는 영역이다. 도달하기 위한 특정한 기준이 없고, 도달해도 선뜻 알아차릴 수 없는 영역이다. 때문에 스스로를 성공이란 범주에 가두면 더 이상의 성취도 옅어진다. 성공을 바랄 땐 역설적으로 성공을 바라지 않아야 했다. 성공에 관한 생각도 한풀 내려놓으면서.


일단 작은 성취부터 시작한다. 돌아보면 성취 하나하나가 나를 단단하게 해줬다. 입시 때도, 취업 때도,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도, 작은 업무 하나를 해낼 때조차. 그러다 실패할지언정 성취를 위해 들인 시간과 노력은 여전히 기록에 남는다. 그렇게 얻어 낸 일련의 성취들은 비어있던 내면을 점차 채워줬고. 성취가 성공과 다른 점은, 범주가 작으면서도 뚜렷이 보이는 것들이다.


요즘은 예전과 달리 먼 미래를 딱히 그리지 않는다. 반대로 눈앞의 일, 주어진 역할 하나하나에 집중한다. 사람은 작은 성취를 해나가며 성장해간다. 게임 속 캐릭터처럼 적당히 경험치를 채우고 나면 레벨이 오르는 시스템이 아니다. 어떤 타이틀을 따낸다고 해서 성공이 이뤄지는 것도 아니고. 그저 끝없이 이어지는 무한대라서, 그 닿을 수 없는 끝을 쫓으려 하다 현재의 만족만 잃어간다.


작은 성취들이 모여 꿈꿨던 미래가 어느새 그려져 있을 거라 믿는다. 조급해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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