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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현 Jan 14. 2021

관성탈출

알람이 울리고 눈을 떴습니다. 휴대폰을 봤습니다. 오늘도 늦잠을 자버렸습니다. 잠을 깨기 위해 침대에서 일어나 앉아 봅니다. 버티지 못하고 다시 침대 위로 몸을 던집니다. 다시 눈이 감깁니다. 5분만 더 자고 일어나면 컨디션이 좋아질 거라는 믿음은 50분 후 떠진 눈으로 거짓이었음을 압니다.


좋지 않음을 알아도 반복하게 되는 행동이 있습니다. 다짐을 해도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맙니다. 버스가 정차하면 몸이 앞으로 쏠립니다. 반대로 출발할 땐 뒤로 밀리게 됩니다. 의지와 무관하게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관성'입니다. 물리학에서 다루는 관성이 우리 삶에도 깊게 녹아있는 듯합니다. '습관'이라는 이름으로 말입니다.


관성을 버티기는 힘듭니다. 이겨내기는 더욱 까다롭습니다. 반대 방향으로 더 큰 힘을 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 번 버텨내기만 하면 다음은 수월해집니다. 멈춰있는 가구를 옮길 때, 처음 미는 순간에 힘이 가장 많이 들지만 곧바로 힘을 덜 써도 움직인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습관은 관성으로 만들어집니다. 누구나 자신의 관성력이 만든 습관이 있기 마련입니다. 늦잠 자는 습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담배를 무는 습관, 야식을 먹는 습관 등 각양각색의 관성이 존재합니다. 관성을 탈출하기 위해선 관성력의 존재부터 알아야 합니다. 나를 묶어두는 힘이 무엇인지 안다면 탈출 방법도 분명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나쁜 관성은 '버릇'이 되지만 좋은 관성을 체화하면 '규칙'이 됩니다.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말은 역으로 '세 살 규칙이 여든까지 간다.'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저는 아직도 늦잠을 잡니다. 버릇을 못 버렸습니다. 관성력이 여전히 너무 세게 느껴집니다. 그래도 관성의 존재를 알기에 버릇이 규칙이 되는 탈출법이 있을 거라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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