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성탈출

by 서현

알람이 울리고 눈을 떴습니다. 휴대폰을 봤습니다. 오늘도 늦잠을 자버렸습니다. 잠을 깨기 위해 침대에서 일어나 앉아 봅니다. 버티지 못하고 다시 침대 위로 몸을 던집니다. 다시 눈이 감깁니다. 5분만 더 자고 일어나면 컨디션이 좋아질 거라는 믿음은 50분 후 떠진 눈으로 거짓이었음을 압니다.


좋지 않음을 알아도 반복하게 되는 행동이 있습니다. 다짐을 해도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맙니다. 버스가 정차하면 몸이 앞으로 쏠립니다. 반대로 출발할 땐 뒤로 밀리게 됩니다. 의지와 무관하게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관성'입니다. 물리학에서 다루는 관성이 우리 삶에도 깊게 녹아있는 듯합니다. '습관'이라는 이름으로 말입니다.


관성을 버티기는 힘듭니다. 이겨내기는 더욱 까다롭습니다. 반대 방향으로 더 큰 힘을 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 번 버텨내기만 하면 다음은 수월해집니다. 멈춰있는 가구를 옮길 때, 처음 미는 순간에 힘이 가장 많이 들지만 곧바로 힘을 덜 써도 움직인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습관은 관성으로 만들어집니다. 누구나 자신의 관성력이 만든 습관이 있기 마련입니다. 늦잠 자는 습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담배를 무는 습관, 야식을 먹는 습관 등 각양각색의 관성이 존재합니다. 관성을 탈출하기 위해선 관성력의 존재부터 알아야 합니다. 나를 묶어두는 힘이 무엇인지 안다면 탈출 방법도 분명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나쁜 관성은 '버릇'이 되지만 좋은 관성을 체화하면 '규칙'이 됩니다.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말은 역으로 '세 살 규칙이 여든까지 간다.'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저는 아직도 늦잠을 잡니다. 버릇을 못 버렸습니다. 관성력이 여전히 너무 세게 느껴집니다. 그래도 관성의 존재를 알기에 버릇이 규칙이 되는 탈출법이 있을 거라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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