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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물안궁의 삶 Jan 24. 2023

사람은 안 바뀐다 하지만, 바뀝니다.

그래야 인생이지.

성격은 안 변한다고 한다. 참 절망적인 말이다.
변화할 수 없다는 말과 같으니 이보다 절망적일 순 없다.

내 생각엔 기질은 안 변해도 성격은 변한다. 충분히 변화시킬 수 있고 믿는다.


나는 요 몇 년 마음속에 있는 모든 것들을 꺼내어 난잡하게 널려놓는 일에 매진했었다. 일단 고쳐보겠다며 칼은 빼들었는데 주변의 작은 나뭇가지만 베어내고 있었다.

건드릴 때는 신중하게 건드려야 하며, 일단 건드렸으면 뭐라도 매듭을 지었어야 했거늘 전혀 그렇지 못했다.
마치 베개 안에 습해진 솜을 한 번에 꺼내서 햇볕에도 건조하고 먼지도 털어주고 했어야 하는데, 시작부터 솜을 빼는 자크가 속을 썩이며 조금씩 조금씩 털 만날 리며 빼느라 허송세월을 날려버린 느낌이랄까?


대충, 뭐가 문제인지도 알았고 내 인생에 어떤 일이 가장 불행했던 일인 줄도 알고, 내가 뭘 싫어하는 지도 알고 뭐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지도 알았다. 그렇게 알아내고 나니 이제는 이리저리 알아내기 위해 쓴 나의 남은 에너지가 문제였다. 전략적이지 못했고 막무가내 같았다. 그렇게 힘이 다 빠져버린 나는 주저앉아 몇 년을 곡소리만 하며 살았다.

도와달라는 말을 해야 하는데 그저 길바닥에 앉아 곡소리만 하고 있으니, 주변사람들은 하나둘씩 다 떠난다. 관심을 갖고 걱정하며 지켜보던 사람도 어쩔 방도가 없다.

결국 철저히 혼자가 되고 나서야 깨닫는다.  무엇을 어찌, 무엇부터 어떻게 라는 가닥이 그려진다. 그리고 이내 철저히 혼자가 아니었음을 깨닫는다. 길바닥엔 나 혼자였지만 바로 옆 작은 나무뒤에서 호시탐탐 나를 지키기 위해 잠도 안 자고 지켜주는 남편 같은 이와 나는 힘들고 슬퍼도 매일 아침이면 짹짹 노래를 부르는 참새처럼 따뜻하게 내리쬐는 햇살처럼 늘 웃고 사랑스럽기만 했던 내 자식들은 그때나 지금이나 내 곁에 있었다.

내 곡소리를 듣느라 귀는 조금 멀었고 표정은 나를 닮아 조금은 덜 웃게 되었어도 여전히 이 사람들은 내 곁에 있다.


'할 말은 하고 산다.' 이 말에 대한 인터넷의 글 중에서 (워딩그대로) 이런 말은 예의는 밥말아먹은지 오래며, 싸가지없는 사람들을 위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회의적인 댓글을 보았다. 그런 경우도 있다. 그저 윽박지르고 그저 성격가는대로 생각없이 타인에게 상처되는 말을 하고선 "난 할 말은 하고 사는 사람이라서" 라고 자신은 무결함을 강요하는 사람을 가까운 곳에서도 보긴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말은 내게 참 필요한 말이었다. "할말은 한다." 마구 싸우며 들이받겠다는 뜻이 아니라, 이 말로 인해 돌아올 결과를 생각하며 당당하게 살아 보겠다는 의미다. 에서 울분을 삭히며 후회하느니 당당히 마음을 표현한다는 의미이다.

참을 일, 못 참을 일 구분 못하고 모든 걸 다 참아내며, 정작 집에 와서는 남편에게 내 목까지 차오른 토사물을 뱉어내듯이 감정쓰레기통역할을 하게 만들었던 나의 지난날을 참회하며 할 말은 하고 살겠다는 결심을 해본다.


수년을 그리하지 못하고 살았던 내 성격, 내 모습.
이제는 그렇게 살아야 한다.

해본다. 내 성격, 내 단점. 반드시 변화시켜보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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