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에 찾아갈 결심

by 도도

잔잔하고 고요하던 마음의 바다에 몇 차례 폭풍우가 다녀갔다.

그간 나는 다시 한없이 아래로 가라앉았고 오래도록 헤어 나오지 못했다.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려 부단히 노력했었다.

그리고 몇 년 동안은 정말 그런 마음이 조금도 들지 않았다.

잘 살아내고 싶다는 의지가 강해 우울감에 깊게 빠지는 일도 드물었다.


내 바다에 작은 파도가 일렁인 건 예기치 못한 사고 때문이었다.

소중한 사람을 잃은 직후 그의 몫까지 살아내야겠다는 다짐을 했지만

동시에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꽉 채웠다.

악착같이 버텨오던 시간이 무색하게 처참하게 무너져내려 버렸다.


잠깐이나마 혼자 사색에 잠길 수 있는 시간이 생기면 어김없이 울었다.

출근길 오토바이 위에서도,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도 갑자기 주룩 눈물이 흘렀다.


우울감과 함께 불안감도 나를 휘감았다.

낯선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을 때만 그랬었다가, 편한 사람과 단둘이 있을 때도,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급기야 혼자 있을 때도 불안함에 손이 떨렸다.

손이 너무 떨려서 밥 먹는 데 지장이 가는 상황이 잦아졌고,

그때마다 밥 먹는 걸 멈추고 그냥 소리 내서 하염없이 울었다.


그렇게 몇 달을 보내다 결국 정신과를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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