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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어썸머 Feb 02. 2024

나는 과연 미니멀리스트라고 말할 자격이 있는가?

인스타그램 팔로워 1.3만 미니멀리스트의 고백

미니멀라이프를 주제로 인스타그램에 조금씩 사진과 글을 올리다 보니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팔로우를 해주셨다. 그러면서 점점 내가 '미니멀리스트'라는 타이틀에 어울리는 사람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나는 과연 미니멀리스트라고 말할 자격이 있는가?


프로필에 나를 '미니멀리스트'라고 소개했지만 그 여섯 글자가 부끄러워지는 순간이 아주 많았다. 나보다 훨씬 더 미니멀라이프를 잘 실천해 주시는 분들이 많은 공간에서 내가 뭐라고 당당하게 미니멀리스트라고 소개하며 사진과 글을 올리고 조언을 하는지.


우리 집엔 여전히 필요 없는 물건이 많고, 당장이라도 비우고 싶은 물건이 산더미이다. 쓸데없는 소비로 후회도 하고, 엉망인 방이 꼴 보기 싫어서 조용히 문 닫고 외면해 버릴 때도 있다. 그러다 정리하고 청소하면 그제야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업로드한다. 매일 SNS 속 모습처럼 단정하게 살지 않음을 용기 내서 고백해 본다.


소유욕이 남들보단 적은 편이라 내 물건이 차지하는 비중이 우리 집에서 제일 낮긴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쓸데없는 것이 많다. 필요 없는데 비우지 못하는 것들도 참 많다. 정리하기 전에 비워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나도 사실 비우지 못하는 쓰레기가 있다. 꽁꽁 숨겨두고 싶은 물건들, 그리고 아무도 몰랐으면 하는 감정들....


하지만 올해부터는 나에게 솔직해지려고 한다. 나는 아직은 내가 인정하는 미니멀리스트가 아니지만 곧 그렇게 될 거라고. 마흔의 나는 정말 미니멀리스트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1년 남았다.)


미니멀리스트가 되려는 이유는 간단하다.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다. 물건으로부터, 소유욕으로부터, 집안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서 미니멀라이프를 추구한다.


나이가 들수록 죽음에 대해 종종 생각하게 된다. 사실 죽음을 생각하면 우린 결국 아무것도 소유할 수 없다는 것, 우리 살아있는 동안 그저 잠시 빌린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우리의 일생이 긴 것 같아 보여도 우주 시점으로는 정말 찰나의 순간과도 같다. 유한한 일생에 주어진 수많은 시간을 소유하기 위해 쓰지만, 우린 결국 소유할 수 없다. 그럼 소유가 아닌 다른 것을 위한 시간으로 쓰다가야 하는 게 맞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미니멀리스트가 되려고 한다. 내 인생이 가치 있는 인생이 되기 위해서. 나를 사랑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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