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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어썸머 Feb 04. 2024

더 이상 전자레인지를 쓰지 않는다.

전자레인지 없이 사는 법

대부분의 가구에 필수품처럼 있는 가전제품 중의 하나가 바로 전자레인지이다. 전자레인지는 쉽고 빠르게 음식을 데우거나 조리할 수 있어서 바쁜 일상을 보내는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가전제품이다.


전자레인지가 있어야 조리가 편한 식품들도 많다. 햇반, 3분 카레, 냉동 도시락 등 처음부터 전자레인지 사용을 염두에 두고 개발된 제품들이 많은 요즘, 과연 전자레인지 없이 살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이다.


이렇게 우리 삶 속에 깊이 들어와서 이제 없으면 불편할 것 같은 전자레인지를 비웠다.


전자레인지로 조리하면 맛이 없고, 영양소를 파괴한다는 이유는 부차적인 것이었다. 전자레인지를 비운 가장 큰 이유는 주방이 좁아서였다. 안 그래도 좁은 주방인데 전자레인지를 위해 수납공간 하나를 째로 내줘야 했다.


수납공간 부족과 청소의 불편함 때문에 비운 전기밥솥처럼, 전자레인지도 같은 이유로 우리 집 주방에서 사라졌다.


사실 가장 큰 이유가 공간차지와 청소의 불편함이긴 하지만 그 외에도 전자레인지는 나에게 해로운 도구였다. 전자레인지의 편의성에 기대서 조리가 간편한 밀키트를 쉽게 섭취했고, 아무리 전자레인지 전용 용기라고 하지만, 플라스틱을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리는 것이 영 찜찜하기도 했었다. 특히 냉동 도시락은 포장을 뜯지 않고 전자레인지에 바로 돌려서 섭취를 하게 되는데, 과연 그 플라스틱 용기와 비닐은 신체에 아무런 해가 없을 것인지도 의문이었다.


전자레인지를 비웠다고 하니 찬밥은 어떻게 데워먹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사실 우리는 이미 전자레인지 없이도 잘 살아왔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 편리함에 취해 이전의 삶을 까맣게 잊은 것뿐이다.


찜기는 전자레인지의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한다. 많은 것들을 찜기를 이용해서 데워먹을 수 있다. 냉동 도시락도 전부 찜기에 넣고 데워먹는다. 감자, 고구마 등도 찜기에 쪄먹는다. 전자레인지를 사용하는 것보다 몸에 더 좋다는 건 두말할 필요도 없다.


압력밥솥 역시 전자레인지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압력밥솥으로 밥을 짓고, 남은 밥은 밥솥째로 냉장고에 넣어둔다. 그리고 다음날 밥솥에 물을 살짝 넣고 약불에 천천히 데워주면 새 밥처럼 촉촉하고 맛있게 데워진다.


프라이팬도 훌륭한 오븐이 된다. 냉동실에 보관한 빵을 프라이팬 약불로 데워주면 갓 구운 빵처럼 맛있어진다. 피자도 전자레인지에 데우면 금방 식어서 질겨지는데, 프라이팬에 데우면 촉촉하고 바삭하게 잘 데워진다.


세척면에서도 프라이팬과 찜기가 훨씬 더 편하다. 전자레인지 세척은 쉽지 않기에 세척을 자주 하기도 어려워서 비위생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자레인지를 비우면 위생적으로 음식을 데워먹을 수 있다.


전자레인지의 역할은 냄비, 찜기, 프라이팬이 충분히 대신할 수 있기에 전자레인지 없이 사는 일상에서 불편함을 느낀 적은 없다.


전자레인지를 사용하면, 버튼 하나로 음식을 쉽게 데우는 대신,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거나 냉동식품을 더 자주 섭취하거나, 좀 더 맛없는 음식을 먹게 되거나, 세척의 불편함은 감수해야 한다.


나는 그런 불편함이 더 크게 느껴져서 비웠는데, 비우고 나서 후회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오히려 일상이 더 가볍고 건강하게 느껴져서 좋다. 앞으로도 전자레인지를 새로 들일 일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오븐은 생각 중이다. 베이킹이나 구이 요리를 생각하면 아무래도 오븐의 역할을 냄비와 프라이팬이 대신해 주기 힘든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좀 더 오래 고민을 한 뒤에 결정할 것이다.


*전자레인지를 비워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조용히 알려드립니다. 없이 살아도 괜찮다고... 아니 더 좋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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