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6 - 낯선 땅에서 배운 집의 무게
제대하자마자 들은 소식은 아버지의 죽음이었다.
아무도 자세히는 말해주지 않았다.
"그냥... 일하다가 쓰러지셨어 "
누나는 그 말만 했다.
고개는 끄덕였지만 머릿속은 정리가 되지 않았다.
일하다가 쓰러지셨다니 어떤일, 어디서, 누구랑?
평생을 우리앞에서 보인 모습이라곤
술에만 절어있던모습이다.
말이 없던 사람.
돌아가신지 며칠 됐고 이미 장례도 끝났다고 했다.
"쓰러졌다"는 말 하나로 그렇게 사라질 사람이었을까
그 이유가 가난 때문인지 ,외로움 때문인지,
아니면 그냥 운명이었는지
한가지 확실해진건 그날 이후,
나는 더욱 더 누군가에게 기대지 않았다.
흰 철제 트렁크, 누나가 건넨 송금통장
"가면 연락해!"
누나는 그 말만 남기고 돌아섰다.
나 같은 사람들, 같은 얼굴, 같은 냄새.
누구 하나 크게 웃는 사람이 없었다.
모두가 무표정한 얼굴로 통역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가방을 메고 , 좁은 통로를 천천히 걸었다.
비행기 안엔 특유의 기름 냄새가 났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활주로 위 불빛이
천천히 흔들렸다.
세상은 작아지고, 내 마음은 이상하게 커졌다.
살기 위해 떠나는 길
하지만 그 길 위에서
나는 나를 다시 잃을지도 몰랐다.
숨쉴 때마다 가슴이 타는 듯 했다.
창문 밖엔 끝없이 펼쳐진 모래
붉은 빛 철골 구조물들이 보였다.
회사가 준 컨테이너 박스 숙소안으로는
스티로폼 벽이 얇게 붙어 있었다.
뜨거운 태양과 마른공기로 휘몰아치는 모래바람
식당에서 준다하는 밥 냄새조차 한국과 달랐다.
일은 고됐다. 손가락이 터지고 화상자국도 남았다.
한국돈으로는 두세배로 받는다는 생각이
내가 살아있음을 겨우 느끼게 했다.
“야, 한국은 지금 겨울일 거야.”
그 말에 잠시 멈췄다.
아버지 사건 / 외국에 나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