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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래사냥 Jul 15. 2016

미안한 마음 뿐입니다.

암환자의 생각일기 - 세번째

클라우드(Cloud)..

오래 전 사진을 보게 되었다.

아마 강화도 일대를 당일치기로 돌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아내와 딸아이와 잠시 들렀던 카페에서의 사진들..


내 아내도 지금보다 젊고 환한 미소를 띄우며 그 순간을 즐기는 듯 한 모습이다.

그런데 왠지 얼굴에 고생이 묻어있다.

아마 2년 반동안의 주말부부 생활을 마치고 서울에서 보금자리를 꾸렸을 때 즈음인 듯 하다.


한 여인의 남편으로서,

한 아이의 아빠로서,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그리 완벽하지 못했던 나를 기억하게 된다.


직장에서 능력을 인정받고자 사람들과 어울리며 술자리가 많았고,

고객에게는 모든 요구사항을 들어줄 수 있는 그런 거래처 담당자가 되기 위해 이런저런 자리도 많았지만

정작 내 아내와 딸아이이게는 소홀했던 시간들이었다.


그때는 그렇게 해서 내가 인정받고 안정적인 사회적 위치가 되면 연봉도 올라가고

그와 더불어 내 아이와 내 아내와 내 가정이 행복해질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사람들 만나고, 열심히 나를 어필하는 시간 속에

어렵게 주말에 시간을 내어 서울 근교에 드라이브 삼아 나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돌아오면

나는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가장으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본 그 때 사진 속 아내의 얼굴은 웃고 있지만

왠지 피곤해보이고 안쓰럽기만 하다.


지금은

표현하지 않아도 몸이 아픈 나를 보며

걱정하며 불안해하며 지내고 있을텐데


예전이나 지금이나 난 아내에게 미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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