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온 다음 날에는

by Doggy Poo

눈이 온 다음 날에는 천마산에 가야 한다. 눈 덮인 천마산. 그 새하얀 세상에 가야 한다. 마치 현실이 아닌 것 같은 곳. 천국이 이럴까 하는 그 세상에 가야 한다.

어제 폭풍 같은 눈이 와서 오늘 천마산에 갔었다. 그 세상이 다시 와 있었다. 새하얀 세상. 아무도 무슨 말도 하지 않는 곳. 그곳을 걸으며 나는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내 속에서 올라오는 모든 생각을 꺼내고 감정을 정리했다. 천마산 중턱까지 올랐다 내려오면서 나의 삶도 정리되었다. 나도 천마산과 같이 새하얗게 정리되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순댓국을 한 그릇 먹고 내가 좋아하는 카페에 와서 이 글을 쓰고 있다. 달콤한 퀸아망 하나와 따뜻한 드립커피.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없다. 이보다 더 감사할 수 없다.

오늘 가수 송대관 씨가 별세했다고 한다. 믿기지가 않는다. 얼마 전에 배우 김수미 씨가 별세했을 때에도 그랬다.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 나도 언젠가 그 길을 가겠지. 아쉬움이 없어야 한다. 미련이 없어야 한다. 그러니 오늘도 사랑과 정의를 위해 살자. 무엇보다 사랑과 정의를 위해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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