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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6 문제행동 해결, 쉽지만 어려운 이유

강아지 의인화, 모든 문제행동의 근원이자 시작이다.




이번 챕터에서는 본격적으로 강아지를 기르는 가정에게 가장 핵심이 되는 내용이 될 것 같다.

나 역시 처음부터 훈련사가 아니었고, 훈련사의 길을 걷게되며 정식 훈련과정도 거쳤지만, 아무도 이 핵심이 되는 내용을 알려주는 곳은 없었다. 강아지의 문제행동을 교정해주는 여러 TV 프로그램이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유튜브 채널들도 정말 많지만, 하나의 에피소드에 하나의 문제행동을 고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아지를 기를 때 알아두어야 하는 핵심을 알면 짖지 않게 하는 교육, 소유욕 방지 교육 등 하나하나 나눠서 교육할 필요가 없다. 핵심을 알고 강아지와의 일상생활에서 그 핵심을 인지만 하고 있다면 말이다.


분명 이 핵심적인 내용을 들었을 때,


'아니.. 그렇게 까지 해야하나'

'나 좋자고 기르는 건데'

'내 개는 내가 알아서 좋은 것만 먹이고 편하게 살게 하고 싶어'


라고 생각하는 보호자도 분명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실제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 문제행동이 없다면, 타이트한 규칙 없이 타인을 배려한 펫티켓 정도만 지키며 사는 것도 무리가 없으리라 본다 (강아지 천성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내용에 들어가기 앞서 짧게 설명을 하나 하자면, 강아지나 사람이나 적당한 스트레스를 받아야 행복과 불편함을 구분하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예를 들어 억만장자 부자라고 해서 매일 놀고 먹고 노는 것만 익숙하다보면 그 생활에서의 사소한 행복감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반면 일을 하며 스트레스를 받을 수는 있겠지만, 돈을 벌면서 마침내 맞이하는 주말에 느끼는 편안한 휴식과 일탈에서 오는 행복은 적당한 스트레스가 없다면 느낄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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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가 밥을 안먹으면 밥 한번 먹이기 위해 무엇이든 내어준다면, 그 보호자의 강아지는 맛있는 것을 먹는 행복을 느끼기 어려울 것이다. 금이야 옥이야 안고 기르다보면 독립성은 점차 떨어지게 될 것이고 어디에서도 스스로 적응하고 헤쳐나가려는 의지가 꺾일 것이다 (애견카페나 운동장에서 보호자 옆에만 붙어 있어서 타견과 어울리는 기회가 없고, 그로 인해 다른 강아지와 어울리는 행복을 못느끼는 경우도 많다). 사실 당신의 강아지는 원래 그런 강아지가 아니다. 입양 후부터 주욱 그렇게 케어를 해왔기 때문에 스스로 일어설 기회도 없이 그런 강아지가 된 것일뿐, 내 강아지는 원래 사회성이 떨어진다, 다른 강아지를 싫어한다고 생각하게 되는 그 과정이 안타까울 뿐이다. 물론 강아지에 따라 내향적인 성격과 외향적인 성격이 있지만 내향적인 성격이라 해서 다른 강아지와의 모든 관계를 끊어내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강아지를 기를 때 염두하면 좋은 핵심은 무엇인가?


강아지의 뿌리를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 한두 번 들은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강아지는 늑대의 후손이라 알려져 있다. 그리고 강아지는 인간의 손에 길러지기 전, 야생의 개였다는 것만 이해한다면 이번 챕터의 핵심의 반은 전달이 된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에야 인형처럼 귀여운 비숑, 푸들 등 다양한 견종들로 (인위적 교배로) 파생되었지만, 짧은 기간 만들어진 인간사회의 '개'인 만큼 '개'에게는 야생습성이 남아있다. 개가 인간에게 길들여지기 시작한 시기는 약 1만2천년 전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리고 불과 우리나라의 10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개를 기르는 목적은 실내에서 기르는 귀여운 반려견의 목적이 아니라 우리 가족을 제외한 외부세력에 강한 경계를 보이는 '개의 본래 습성'을 이용한 '보안 목적'으로 길러진 만큼 개들의 본능과 야생습성은 여전히 남아있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외부세력에 강한 경계를 보일 수록 집을 잘 지키는 개로 더 인정을 받았고, 그 성향을 되물리기 위해 경계성이 강한 개들끼리의 교배가 이뤄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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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지금은 문제행동으로 인식되는 타인에 대한 경계성의 표현인 짖음과 공격성은 불과 몇 백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 인간사회에서 아주 유용한 개의 습성이었다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의 뿌리를 이해하려면 개를 사람처럼 의인화하여 기를 것이 아니라, 개를 개로써 대하는 모습을 일상생활에서 보여준다면 많은 것들이 해소될 것이다.


무리생활을 하는 개들의 습성을 반영하여 보호자가 무리의 리더로 인식이 돼있다면, 개가 나서서 짖고 경계하고 공격성을 드러내는 것이아니라 보호자를 믿고 모든 경계의 행위를 보호자에게 맡기게 될 것이다. 만약 내 강아지가 타인이 아니라 보호자의 가족에게 공격성을 보이고 있는 경우라해도 이 교육의 핵심만 이해하고 이행한다면 통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엔 강아지 스스로가 무리의 리더로 착각을 하고 있는 경우이기 때문에 '이 무리의 리더는 네가 아니고 나와 우리 가족이야' 라는 것이 전달만 되면 쉽게 해결될 일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강아지에게 '사람인 내가 리더니까 네가 나서지마'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앞으로 강아지의 문제행동과 교육법에 대한 내용들도 하나씩 언급하게 되겠지만 모든 문제행동을 해결하는 방법은 개의 뿌리를 이해한 보호자의 행동이라는 것이 핵심이다. 그리고 나의 이 교육법은 아미시엥 본딩 (Amichien Bonding) 교육법에 기초하고 있다. 불어로 친구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아미(Ami)와 시엥(Chien) 개 라는 의미에서 알 수 있듯이 강아지를 교육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강압적이고 전통적인 훈련법에서 벗어나 개의 습성을 이해하고 접근하는 긍정교육법 이다.


이 교육법은 무리사회를 이루는 개와 늑대의 행동언어를 연구하고 착안된 만큼, 보호자의 몸짓언어와 생활습관이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키포인트는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이 귀여운 강아지들의 기초는 무리사회주도권, 이 두 가지를 기억하고 반영하면 되는 것이다. 앞으로 다뤄질 문제행동의 해결방법에서 반복적으로 반복될 키워드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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