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아줌마

by 도고

중학교 때 집에 들어가기 싫어 한참이나 앉아있었던 작은 도서관 옆의 공원 정자에는 곧 할머니가 될 한 중년의 여성이 갈 곳 없는 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고 자신의 다리 밑을 지나다니는 그것들을 느끼며 앉아있었다. 어딘갈 가리는 것 같은 넓은 겨울 모자를 쓰고 낡은 코트를 입은 그녀의 모습이 영화 나 홀로 집에에 나오는 비둘기 아줌마와 꼭 닮아있었다.

나는 케빈과 그녀를 잠깐 바라보다 사람들이 공을 던지거나 개가 뛰어노는 넓은 공원을 가기 위해 일어섰다. 지구에 운석이 떨어져 종말이 온다면 언젠가 우리가 따뜻하게 봤던, 그러나 이제는 상영하지 않는 영화의 채도도 그 속에서 너무 춥지 않게 활활 타올랐으면 좋겠다.



작가의 이전글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