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을 뜨거워진 방바닥에 대고 있으면 오늘 만나고 온
냉한 당신이 데워졌다. 나는 내 뼈 사이에서 당신과 했던
어떤 말들을 건져내며 마른 멸치처럼 숨이 작아졌다.
비워내던 술의 눈금은 자꾸만 커져갔고 나는
큰집에서 상이 났다며 오르던 급행열차로 가는 계단
같은 당신이 생각났다. 당신을 동그란 통 고추장에 찍어
먹어버리고 싶었다. 사상이자 사랑이었다.
목 막히는 삶의 성수였다.
어제 새벽엔 벽을 끌어안고 이런 글을 썼다. 아버지는 목수였고 나는 그가 당기는 대패 소리가 좋았다. 아버지는 이따금 배트맨 시리즈 비디오테이프를 사무실 티브이로 틀어주곤 했다. 나는 거기서 나오는 펭귄 영감과 친해지며 세상의 악인들을 떠올렸다. 이제 왠지 거기 내가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정적인 게 좋았다. 연필 깎는 소리라든지 낙엽이 바닥에 툭 떨어지는 소리라든지 비가 슬레이트 지붕을 때리는 소리라든지 누군가의 하얀 얼굴 안에 있는 것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거라든지. 내 무릎의 뼈엔 온통 말들이 가득 찼다. 그래서 겨울이면 그걸 데우는 게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