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덕팔이 누나 Jan 07. 2022

개들이 다니는 회사가 있다고?

없어서 창업해버리기로 했다

필자는... (이라고 쓰니까 거창한데?) IT의 중심, 판교에 위치한 어느 기술 기반 기업에 재직 중이다. 기업문화도, 연봉도 훌륭한 네. 카. 라+게임 거물 (위메이드, 크래프톤, 스마일게이트, 기타 등등) 사이에 둘러싸인 이 회사의 전방과 후방 그리고 옥탑에 펼쳐진 광활한 잔디밭을 볼 때마다, 아 여기에 우리 덕팔이를 함께 데리고 왔더라면 내가 지금의 작고 귀여운 연봉에도! 이 구질구질한 기업문화에도! 맛없는 구내식당에도! 아주 감사해하며 다닐 텐데....! 를 외치기를 수십 번. 그러나 그 꿈은 이뤄지지 않을 거라고 굳게 믿고 있다.


그래서 창업해버리기로 결심했다. 아 물론 겸직을 금하는 회사를 다니기에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를 창업할 건 아니다, 아직까지는 모임에 불과하지만 어쨌든 조만간 회사가 될 '까뭉상사'라는 비영리 민간단체를 만들어버리기로 했다. 현재까지 까뭉상사는 자발적 참여 형태의 모임으로 운영되고 있다. 약 50명이 모인 이 모임은 어쩌다 보니 운이 좋게 능력치들이 각기 다른 견주들이 모이게 되어 각각의 전문성을 펼치며 적극적으로 도움을 제공하는 모임이 되어버렸다.


까뭉상사라는 모임이 만들어지다

우리 모임은 4년 전으로 거슬러 흘러간다. 덕팔이를 입양한 나는, 인스타그램 내 덕팔이 계정을 생성하고, 본격적으로 육아일기를 기록해 보겠다는 마음에 열심히 기록을 하다 하나, 둘 비슷한 외양의 아이들을 follow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인스타그램 내의 소소한 채팅으로, 이후엔 인스타그램 채팅 내 정원이 차 버려 오픈 카톡 방으로 옮겨간 우리의 모임은 조금씩 조금씩 인원이 늘어나며 '까뭉상사'라는 형태로 완성되어 갔다.


자율적 모임이고 강요성이 없기에 들어오는 인원과 나가는 인원들은 끊임없이 있었고, 강아지가 매개체지만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자리다 보니 크고 작은 트러블이 발생할 때도 있고, 코로나라는 변수들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까뭉상사는 '우리 아이를 잘 키우고, 우리 스스로도 더 나은 견주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통해 더 성숙한 반려견 문화를 만드는 데 일조하자'라는 나름 공동의 목적의식을 가지고 조금씩 조금씩 성장해나갔다.


유기견 단체는 아니지만 그래도 모인 아이들의 50% 이상이 유기견 출신이라는 걸 감안하여 '친 유기견' 성향을 띠고 있는 까뭉상사에서는 정기적으로 바자회를 열고 있다. 그리고 우리의 주 후원처는 까뭉상사의 멤버였던 한 분이 설립하신 사설 유기견 보호소 '워크온'이다.

워크온의 이야기 : 인스타그램 @walkon_shelter

정기적인 후원을 하기 위해서는 우리한테도 정기적인 수익이 발생해야 한다는 사실을 항상 하고 있었지만, 막상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는 늘 고민이었다. 그러나 그 고민의 실마리는 의외로 '코로나'라는 변수를 통해 찾아낼 수 있게 되었다.


바자회를 하기 위해 대여한 공간에 '사회적 거리 두기' 때문에 사람들이 오지 못할까 봐 끙끙대던 우리는 공무원에게 아주. 자주. 수시로 민원 문의와 전화를 넣었고(죄송합니다), 결과적으로는 바자회는 사회적 거리 두기 예외 적용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하였지만, 해당 과정에서 우리 모임도 '비영리법인' 또는 '비영리단체'라는 고유번호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시켜주었다.

다소 엉겹결에 진행되었지만 소정의 성과를 거두었던 1회차 바자회

모임이 되었던, 법인이 되었던 분명한 건 일반 사업자등록증을 내는 것만큼이나 복잡하고 다수의 동의가 필요한 과정이었다. 어쨌든 우리는 바자회 외에도 정기적인 수익 창출 활동을 통해 후원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기 위해서라도 암묵적으로 사업자를 내기로 동의하였으며, 상반기 중에는 고유번호증을 발급받을 수 있도록 토대를 닦을 예정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 2탄으로 컴백 예정!)

스텝복이라는 명칭 하에 후드티도 만들어버렸…! (스타트업 같은데?)


까뭉상사, 그 위대한 여정의 시작을 여는 바자회

다가오는 주말인 15-16일, 우리는 까뭉상사의 두 번째 오프라인 바자회를 진행한다. 산 좋고 물 좋고 공기 좋은 평창동에 위치한 한 공간에서 진행되는 까뭉상사의 바자회는 지난 1회차 때보다 공간은 작고, 코로나 방역수칙 때문에 다과는 배제된 체 온전히 '바자회'에 집중된 형태지만 좀 더 알차고 다양한 구성으로 준비하였다.


사전에 까뭉상사 내부 멤버들의, 그리고 그들의 친구들에게 적극적으로 기부를 받고, 브랜드 200여 곳을 콘택트 하여 약 25곳의 참여를 얻어내었다. 수익금에서 진행비를 제외한 전액은 모두 워크온에 기부된다.


반려견을 위한 더 나은 환경과 미래는 현재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유일무이한 업적이라고 생각한다. 그 변화의 시작에 우리 까뭉상사도 하나의 방점을 찍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번 글이 상당히 진지했는데요, 결론은

바자회에 와주세요! 많관부! 많관부! :)

까뭉상사에 놀러오세요 <- 클릭 !





매거진의 이전글 개키우면 시집 못 간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