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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팔이 누나 May 30. 2022

투잡이 뛰고 싶은 직장인이라 글을 씁니다

내 소비는 옳고 내 월급은 틀렸다

40 FIRE를 외치던 이들이 주식, 부동산, 코인에 쳐 물린 2022년이 밝았습니다

40 Fire (40대에 은퇴하겠어)라는 말이 유행이던 때가 있었다. 코스피가 3천을 넘고, 비트코인이 8천만 원을 간다는 영차족과, 국장하는 사람들은 바보다!라고 외치던 미국 주식 맹신도들이 잔뜩 쏟아져 나왔던 2020년, 2021년 황금 투기시대가 가고...  


 바야흐로 시간은 흘러 '주식! 부동산! 코인! (이른바 주부코)'를 외치던 이들의 입에서 스멀스멀 나오기 시작한 단어는 다름 아닌 투잡이었다. 내가 가장 활발히 사용하고 있는 직장인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서도 이전엔 '가즈아! 가즈아!'만 외쳐지던 게시판에 투잡이나 부업에 관한 글들이 꽤나 정기적으로 자주 보이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의견은 ㅇㄷ (와드: 이따 와서 보겠다는 의미)였다. 다들 관심은 있는데 아이디어는 없는 거지 ㅉㅉ

현재는 약 1,529개의 댓글이 달린 저 글에 있는 의견의 약 80%는 ㅇㄷ (와드 박다), 그리고 나머지 의견은  주식 (주, 부, 코를 여전히 추천하는 악마들), 과외, 배달 알바, 사진 등의 개인기를 살리는 부업 등이 있었다. 그중 가장 많은 댓글이 달린 것은 다름 아닌 '블로그'. 처음엔 내 눈을 의심했지만 여러 댓글들을 통해 역시 구관이 명관이구나 하고 무릎을 탁 쳤다.


시대의 흐름이 변해도 우리의 검색엔진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전 세계 MZ세대는 구글을 때려치우고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서 검색을 한다고 하지만 쥬니버로 성장한 한국의 MZ는 여전히 네이버에서 검색하고 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카카오 플랫폼 기반의 브런치에겐 매우 미안한 얘기지만 작가 지망생 쪼랩인 나에게도 글을 써서 돈을 벌었던 경험은 브런치가 아닌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서 좀 더 자주 빈번하게 일어났었었다. 블로거지(블로그로 연명하는 리뷰어의 삶을 일컫는 나쁜 단어)가 되고 싶지 않고 나에게는 작가의 예술성이 있다 판단해 브런치로 왔지만 솔직히 글을 써서 주목받는 삶보다 물질적으로 풍족했던 블로거의 삶이 이따금 그리울 때가 있다.


결국 사람들이 원하는 건 양질의 가공된 정보  

블로그의 근간은 기록을 남기는 행위다.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영상을 편집하는 기록의 행위는 스스로의 삶을 기획하고 연출하고 가공하여 콘텐츠화하는 행위, 즉 모든 블로거들은 작가이자 PD 이자 연출자인 것이다. 문명이 발전할수록 사람들의 몸은 더욱 게을러진다. 무언가를 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과 시간 쏟기를 매우 아까워하는 현대인들에게는 양질의 가공된 정보를 신속히 가져다주는 플랫폼이 필요하다. 그래서 네이버를 비롯한 다양한 플랫폼들은 검색 결과의 품질을 올리는데 많은 힘을 쏟고 있다. 만약 당신이 무언가를 리뷰 했는데, 그 결과가 최상단에 노출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알고리즘의 탓이 아닌 퀄리티의 탓이 아닌지를 돌아보도록 하자.  


나는 두렵다, 내 글이 나에게 가져다줄 막대한 부가...  

비밀이지만 나는 관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싸에 찐따다. 유명해지고 싶은데 아무도 알아보진 않았으면 좋겠으며 놀고는 싶은데 모두가 아는 장소는 가고 싶진 않다. 돈은 많이 벌고 싶은데 많은 노력은 투자하고 싶지 않으며 나 자신을 드러내면 얼평당할까 두려워서 내 개를 앞세우고 소셜미디어를 운영하고 있다. 이런 나에게 가장 적합한 직업은 사람을 대면하는 것도, 뭣도 모르는 회사의 재무제표를 뒤적거려 비상장 시기부터 투자해 존버 하는 것도, 가즈아! 가즈아! 를 외치는 것도 아닌 '글' 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래서, 이 글을 보는 당신의 부업은 무엇입니까? 혹시 '막대한 부'를 가져다줬다면 몰래 이메일로 알려주셔도 좋습니다만? :)


제발 알려줘, 막대한 부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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