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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누 Nov 01. 2019

90년생은 참 불쌍하다.

어려운 세상 힘들지만 꼬물꼬물 살려고 노력해줘서 고마워.

누구는 감사하게도 3~40대가 '끼인 세대, IMF세대'라고 해서 '어려운 시기를 잘 참고 살았다'라고 하더라. 그런데 나는 요즘 20대가 가장 힘들고 어려운 시대를 '잘 참고 살고 있다'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7~80년생에게 묻고 싶다. 취업이 지금만큼 힘들었나요? 결혼자금 마련이 지금만큼 힘들었나요? 결혼하여 전셋집 얻기가 지금만큼 어려웠나요?(심지어 그 때는 신혼부부를 위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지금만큼 대활황은 아니였음에도 말이다) 아이를 낳고 기르기가 요즘 20대만큼 어렵다고 느꼈나요? 반대로 요즘 10대는? 1가구 1자녀라서 황제처럼 크고 있는 애들 아닌가? (중국의 샤오황디가 생각나는군요...) 요즘 10대는 정말 부모 덕에 어려움 없이 사는 친구들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럼 누구는 그럴 것 같다. '욜로'니 '갭이어니' 90년생들이 생각없이 10대를 보내고, 20대에는 버는 족족 써 제꼈으니 당연히 어려운 거 아닌가? 본인들 잘못이 아닌가? 그럼 반대로 90년생들이 생각없이 살게 만들고, '소확행'을 추구하며 살게 된 것의 원인은 무엇일까? 그들이 만든 문화가 아니라 사회가 그들을 그렇게 행동하게끔 만든 것 아닌가? 그럼 사회적으로 그런 상황을 만든건 누군가? 우리가 아닌가? 기성세대가 아닌가? 결국 기성세대가 만든 사회의 피해자로써 본인들도 살기 위해 '90년생만의 리그'를 만든게 아닐까 한다. 90년생들도 살고 싶어서, 힘든 상황을 어떻게든 극복하기 위해서 그들 나름의 살길을 찾은 것이다. 이런 안타까운 친구들이 우리 90년생들이다.


90년생들은 참 불쌍하다. 어려운 세상 힘들지만 꼬물꼬물 최선을 다해 살 길을 찾아줘서 참 고맙다. 그런 90년생을 위해서 근저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로써, 형으로써, 오빠로써 뭐든 도와주고 싶은데.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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