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고 말하면 괜찮아질까요

by 박도현

괜찮다고 말하면 괜찮아질까요. 만약 그렇다면 괜찮다는 말을 사실 괜찮지 않은데 괜찮다고 하는 것일 텐데 괜찮은가요.


때때로 내가 가진 마음의 모양을 숨기고 싶어 그랬다. 약해 보이고 싶지 않았고, 그렇게 되고 싶지도 않았다. 괜찮지 않아도 아무렇지 않은 듯 말해야 용기라고 믿었다. 몰랐다. 아무리 말로 나를 감추려 해도 눈의 진동과 굳은 뺨이 말의 힘을 쏟는다는 것을.


괜찮지 않은 나를 숨기며 '이 정도는 아무렇지 않다'며 확신 없이 말하지 않고, 괜찮지 않은 마음을 그대로 누군가에게 꺼내어 보여주는 것. 그는 그 마음이 누군가에게는 부담일까 걱정했을지 모르지만, 내가 받은 마음은 믿음이었다. 속 빈 태연은 초라했고 솔직함은 단단했다.


괜찮으면 혼자가 되고, 괜찮지 않으면 우리가 된다.

괜찮지 않다고 말했더니 괜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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