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료의 생각없는 생각' LCDC SEOUL 북토크 후기
10월 1일 수요일,
LCDC SEOUL의 중정에서 열린 디렉터 료님의 북토크에 다녀왔다.
멤버로 활동 중인 하이아웃풋클럽(애쵸씨)의 초대 덕분이었다.
초대 소식을 들었을 때는 설렘이 가득했지만,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그 마음은 점점 옅어졌다.
본업에 대한 고민, 미래에 대한 불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생각들이
그 설렘을 덮어버렸다.
‘지금 이 시기에, 왕복 네 시간을 들여 가는 게 맞을까?’
가는 길 내내 그런 생각이 맴돌았다.
기대 없이 도착한 LCDC의 중정.
하늘은 구름에 가려 있었지만 어둡지 않았고,
바람은 살짝 불었으며, 나무 한 그루가 조용히 흔들렸다.
그 공기 속에 들어서는 순간,
조용히 마음이 풀리는 게 느껴졌다.
멀리서 걸어오는 료님의 모습은
‘아티스트’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북토크가 시작되자,
그는 단순히 예술가가 아니라 단단한 사람처럼 보였다.
세상이 정한 방향에 끌려가기보다 ‘나’를 중심에 두고 살아가는 사람.
그 모습이 오래 남았다.
료님이 남긴 말 중에서,
내게 유난히 크게 남은 건 세 가지였다.
첫째, 시간의 레이어.
그는 빈티지 물건을 좋아한다고 했다.
그 안에 쌓인 시간의 과정을 보는 게 좋다고.
그 말을 듣자, 나에게로 시선이 옮겨졌다.
내가 무엇을 보고, 먹고, 느끼는지를
천천히 알아가는 과정이 결국 나를 만드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빠르게 성장하는 길만 보느라 놓치고 있던 순간들이 있었다.
그 잔잔한 순간들이 쌓여 나를 단단하게 만든다는 걸 새삼 느꼈다.
둘째, ‘그런 나’를 인지하는 것.
세상을 살다 보면 다수와 다른 나를 발견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나를 다수에 맞추려 했다.
료님은 말했다.
“그런 모습이 바로 나라는 걸 인지하는 게 중요해요.”
그 말을 들으며 모닝페이지와 저녁 일기를 쓰던 시절이 떠올랐다.
‘아, 나 이런 걸 좋아하는 사람이구나.’
그때 나는 나를 더 잘 알고 있었다.
요즘은 다시 세상에 나를 맞추느라 그 감정을 잊고 있었던 것 같다.
셋째, ‘왜’를 물어보기.
료님은 기준과 생각에 ‘왜?’라는 질문을 던진다고 했다.
‘왜 그래야 하는데?’
‘누가, 언제부터 그렇게 정했는데?’
따지기 위한 게 아니라, 진심으로 궁금해하는 마음으로 묻는 질문.
그 한마디가 내 안의 강박을 풀었다.
빨리 가야 한다는 생각,
잘해야 한다는 부담,
남들과 같아야 한다는 기준.
그건 나의 것이 아니었다.
‘왜?’라는 짧은 질문이 묶여 있던 마음을 가볍게 만들었다.
북토크를 나올 때, 올 때와는 다른 발걸음이었다.
조금 가벼워졌고, 조금 편안해졌다.
만다는 만다로, 만다답게 살아가는 시간을 쌓아가고 싶다.
그 시간들이 쌓여 언젠가 나만의 빈티지가 되기를 바라며.
세상에 이끌리지 말고, 내가 세상의 중심이 되어 살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