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작가로 먹고살기 프로젝트, 비하인드 스토리
2022년 6월, "이모티콘으로 억대 연봉!"이라는 광고가 유행하던 때, 나도 그 시장에 발을 들였다. 이모티콘 작가로서의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6개월 뒤, 첫 번째 이모티콘 승인을 받았다. 6개월만에 승인이라니, 누군가에겐 긴 시간일 수 있겠지만, 나에겐 짧은 시간이었다. 그림도 한번 배워보지 않은 내가 그림을 배워가며 제안했던 시간이었기에 ‘나는 이모티콘에 재능이 있구나!’라는 착각을 가져왔다. 첫 출시 당시 나는 내 캐릭터가 너무 귀엽고 실용적이라며 스스로 뿌듯해했다. 억대 연봉까지는 아니더라도 직장인 월급 정도는 벌 수 있겠지 싶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매출의 98%는 지인들의 구매였다.(아니, 어쩌면 100%였을지도 모른다)
이후 2년 7개월 동안 총 세 개의 이모티콘을 출시했다. 두 번째 이모티콘까지는 지인들에게 홍보를 했지만, 세 번째 이모티콘을 출시했을 때는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지인들의 도움이 없다면 매출이 어떻게 나올까가 궁금했다. 그리고 결과는 처참했다.
그때 깨달았다.
'이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홍보가 필수구나.'
홍보를 안 한 것은 아니었다. 처음 이모티콘이 출시했을 때,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어 캐릭터를 알리기 시작했다. 첫 번째 캐릭터 ‘망나니토끼’로 나의 인스타그램을 통일감있게 채워나갔다. 그리고 두 번째 승인을 받은 캐릭터는 ‘깽구리’.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캐릭터가 달라졌으니 계정을 새로 파야 하나? 아니면 기존 계정에 깽구리를 올려도 될까?’
어차피 이모티콘을 만들며, 인스타그램을 꽤 오래 방치했었기에, 고민 끝에 망나니토끼 게시물로 가득했던 계정을 지우고, 깽구리 전용 계정을 새로 만들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세 번째 승인을 받은 캐릭터가 다시 망나니토끼였다.
‘아, 이전 계정을 지우지 말걸...’
후회가 밀려왔다. 결국 깽구리만 올리던 계정에 망나니토끼 게시물도 함께 올리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계정의 정체성이 흔들렸다.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 때마다 이런 고민은 반복됐다.
‘이번에 또 새로운 캐릭터를 보여줘야 하나? 그러면 내 계정 색깔은 뭐지? 다른 작가님들은 하나의 캐릭터만으로 계정을 운영하시던데… 심지어 그분들은 캐릭터 세계관까지 일관성 있잖아! 그런데 나는 다 다른데 어떡하지?’
수많은 고민 끝에 결론을 내렸다.
‘캐릭터를 파는 게 아니라 나를 팔자.’
내가 만든 캐릭터들이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만큼, 인스타그램 계정에 새로운 캐릭터를 추가할 때마다 정체성 혼란이 생겼다. 그래서 생각을 바꿨다.
‘캐릭터 뒤에 숨지 말고, 작가인 나를 먼저 보여주자.’
‘내가 어떤 과정을 거쳐 이 캐릭터들을 만들었는지, 이 일을 어떻게 해나가고 있는지를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어떨까?’
그렇게 되면 사람들이 내 다양한 캐릭터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될 거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그렇게 나는 이모티콘이 아닌 ‘나’를 파는 작가로 변신했다.
지난 3년간 나는 철저히 캐릭터 뒤에 숨어 있었다. 하루 평균 20개씩 쏟아지는 이모티콘 시장에서 나의 캐릭터는 빛을 발하지 못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인스타그램을 시작했지만, 여러 번 계정을 바꾸고 정체성을 잃어가는 과정을 겪었다.결국 깨달았다. 내가 만든 다양한 캐릭터들이 하나로 묶일 수 있는 키워드는 바로 ‘나 자신’ 이라는 사실이다. 이제 나는 내 작업 과정과 이야기를 공유하며 나라는 사람 자체를 브랜드화하고 있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을 담는 ‘프리랜서 작가로 먹고살기 프로젝트’가 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