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친절한 세상

by 만능다람쥐

세상은 보통의 사람들에게 맞춰져 있다.

사지 멀쩡하고, 마음 건강하고, 꿈과 희망을 가진 이들에게.


이 틀에 맞지 않는 이들에게는 너무나 불친절하다.

그 불친절함은 늘 일상 속에서 조용히 드러난다.


잠시 눈을 감고 TV를 본 적이 있는가.

나레이션 하나 없이 흘러가는 광고들이 얼마나 많은지.

시각에만 의존한 장면들은 그저 ‘보통의 사람들’을 위한 시선에 머문다.


다리가 불편한 상태로 버스를 타본 적이 있는가.

단 몇 개의 계단이 얼마나 높은 벽이 되는지, 그때서야 알게 된다.


귀를 잠시 막은 채 길을 걸어본 적이 있는가.

초록색 신호등에도 멈추지 않는 차들이 얼마나 많은지.


그래서 바란다.

미적으로 예쁘지 않더라도, 효율적이지 않더라도, 조금 느리게 가더라도 괜찮은 세상을.

바꾸는 데 비용이 들더라도,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그 방향이 ‘모두’를 향하는 것이라면

그게 옳은 길이기를.


보통의 사람들만이 아니라,

나만 빠르게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이들이 함께 걸어갈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


조금 느린 발걸음이더라도, 그 길 위에서 모두가 손을 잡고 나란히 걸을 수 있기를.


keyword
작가의 이전글#30 따뜻한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