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항구도시 키엘(Kiel) 당일치기 여행

도예가의 독일 한 달 살기

by 도자기로드


오늘은 노이뮌스터 역에서 근처의 키엘(Kiel, 키일이라고 읽는다)이라는 항구도시에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매니저 말에 의하면 노이뮌스터는 키엘이라는 큰 도시의 속해있는 작은 도시라고 했다. 항구 도시답게 키엘 대학에는 바다와 관련한 학과도 있고, 검색을 해보니 한국 학생들도 살고 있었다.

나는 여유가 되면 한인교회를 가보고 싶었는데, 독일 생활에서 교회가 너무 아쉬웠다. 인터넷으로 설교를 간간히 들었는데, 하필 영국 꿈이 있는 교회 이영주 목사님 설교가 올라오지 않았다. 11년 만에 안식년을 가지신 것. 심지어 단 몇 개월. 한편으로 너무 잘 되었다는 생각과 한 편으로 깊은 아쉬움.



DSC05267.JPG [ 독일 한 달 살기 김선애도예가] 독일항구도시 키엘 여행, 독일기차, 도자기, 페리, 키엘 뮤지엄


역에 도착했는데 무엇인가 이상했다. 엄청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던 것. 축구팬들도 많아서 시끄럽게 노래 부르고 자기네들끼리 떠들고 담배 피우고 있었다. 한국과는 다르게 독일 열차 승강장에는 담배를 필 수 있고, 카페나 음식점 앞에서도 너무 자연스럽게 담배를 피운다. 법이 다른가 보다. 처음에는 담배를 왜 공공장소에서 피지? 하면서 당황했는데, 생각해보면 내가 대학교 다닐 때만 하더라도 교수님들이 강의실에서 담배 피우셨고, 실기실 앞에서 담배 피우는 학생들도 많았다. 어렸을 때 식당에서 담배 피우는 아저씨들도 기억난다. 이제는 찾아볼 수 없는 풍경이다.


축구팬들이 시끄럽게 하는 것은 워낙 영국에서부터 길들여져 있었으나, 열차가 2시간 전부터 지연되어서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오늘 키엘에 갈 수나 있으려나 걱정도 되었고. 유럽에서 열차 지연되다가 아예 노선이 하루 종일 취소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다행히 30분 만에 기차가 왔다. 이 기차가 맞는지도 몰라서 애가 탔다. 저렇게 쓰여있지만, 갑자기 타고 있는데 바뀌기도 하고, 앞으로 갔다가 뒤로 열차가 가기도 한다고 해서 매니저도 당황했다. 물론, 일요일이라 승강장에 스태프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역시 독일. 그나마 다행인 것은 경찰들은 있었다. 아마도 축구팬들 때문인 것 같다.



DSC05269.JPG [ 독일 한 달 살기 김선애도예가] 독일 항구도시 키엘 여행, 독일 기차, 도자기, 페리, 키엘 뮤지엄


오늘의 목표는 키엘 역 도착, 페리 타고 뮤지엄 가기이다. 반나절 정도 되니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페리를 타고 뮤지엄에 간다고 해서, 역에서 길어도 30분이면 가겠거니 했다. 그런데 1시간 30분을 가도록 도착을 안 하는 것이다. 페리를 타고 바다에 도착해서, 바로 다시 1시간 30을 돌아와서 뮤지엄에 도착했다. 3시간 만에 페리 타고 뮤지엄을 간 것이다. 도착하면 점심을 사 먹을 요량으로 달랑 물 하나 가지고 왔는데, 매니저가 가이드해준다고 해서 아무런 정보 없이 와서 나와 프랑스 작가는 내내 쫄쫄 굶었다. 오래 걸린다고 좀 말해주지 그랬냐며. 그리고 레지던시 매니저나 프랑스 작가는 밖에서 외식하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해서, 오후 4시 30분이 되어서야 그냥 커피와 케이크로 간단한 요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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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 찍을 때만 해도 배 탄다고 좋아라 했었지.


항구도시 키엘에는 빌딩보다 더 큰 크루즈들이 엄청 많았다. 스웨덴으로 가는 배, 핀란드로 가는 배가 있고, 또 어디로 갈지 모르는 배들이 있었다. 타이타닉 같았다. (크루즈 처음 본 1인)


사진은 못 찍었지만, 뮤지엄 가는 길에 피시 버거, 피시 샌드위치도 파는 가게가 있었다. 생선 못 먹는 사람으로 생선 샌드위치가 종류가 이렇게 다양한 것은 또 처음 보았다. 영국에서 고등어 샌드위치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고, 연어 샌드위치는 너무 많으니 말할 필요도 없다. 피시 버거처럼 필렛이 끼워있는 것도 있었는데, 신기한 것은 생선 껍데기와 야채만 사이에 끼어있는 생선 버거도 있었다는 것. 사진을 찍었어야 하는데 아쉽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Fischbrötchen이라고 하는 것 같다. 사진도 하나 퍼왔다. 헤어링일 것 같다. 나도 여기 현지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지 않아서 추측할 밖에 ㅜㅜ 누군가 속시원히 말해주면 너무 재미있는 독일 생활일 텐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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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 먹은 매니저 딸도 같이 왔다. 정말 이런 딸이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가득 들 정도로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이이다. 나만 보면 어찌나 달려와서 안기는지, 너무너무 예쁘다!! 똑 부러지는 성격에 독일어는 물론이고 엄마(매니저)의 모국어인 세르비아어, 그리고 나와 같은 작가들이 항상 다녀가서 영어에 노출되어 벌써부터 영어도 조금 알아듣는다. 위의 사진에 분홍분홍 공주님이 주인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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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동안 같이 작업한 프랑스 작가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순식간에 날씨가 변하더니 안개가 자욱하다. 여기서 바로 내려서 이렇게 1분간 사진을 찍고, 바로 같은 배를 타고 돌아와서 뮤지엄에 갔다. 알고 보니 그냥 배 타는 것이 목표였는데, 하필이면 배가 지연? 되어서 늦게 도착해서 우리의 여행이 늦어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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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뮤지엄에 도착했다.

방문했던 날은 인터내셔널 뮤지엄데이인가 해서 키엘의 뮤지엄 입장료가 무료라고 한다. 그래서 일부러 이날에 오기도 했다. 상설전시 입장료가 무료인 영국 박물관, 미술관에 익숙해있었는데 독일에 오니 역시 입장료가 있다.


이곳에서는 피카소의 전시 (사진 금지)가 있어서 드로잉 전시를 먼저 보고 역사관으로 옮겨갔다. 시간이 별로 없어서 휘리릭 봐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큰 박물관이 아니어서 그래도 꼼꼼히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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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길을 사로잡은 석고로 만들어진 gem casts. 자세히 보면 인물도 조각되어 있고 그렇다. 보통은 보석이나 세라믹으로 만들어지는데 이렇게 석고로 되어있어서 깜짝 놀랐다. 집에 돌아와서 바로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보석이나 세라믹은 너무 비싸서 이렇게 석고로 떠놓은 것을 수집하는 것도 유행이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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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처럼 되어있어서 리스트가 옆에 쓰여있는 것들도 있고, 서랍에 하나하나 넣어서 서랍마다 수집해 놓은 것도 있었다. 정말 눈 잘 씻고 자세히 들여다봐야지 뭔지 보이는 상황. 물론 다 수제품이다. 당시 이것들을 만들 때 사용했던 돋보기도 발견되고 있어서 일일이 조각해서 만들었다는 것을 증명해준다고 한다. 지금 내가 하는 작업과도 조금 연관이 있어서 조금 더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중에 내 작업에 응용할 생각을 하니 너무나 가슴이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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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위층에는 또 다른 상설전이다.

갤러리 방마다 다른 색으로 칠해져 있어서 멀리서 바라보면 이런 멋진 뷰를 볼 수 있다. 색색의 방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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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꼭대기 층은 모두 아이들을 위한 체험 뮤지엄으로 꾸며져 있었다. 이 곳 말고도 1층에 아이들을 위한 드로잉 룸도 따로 있다. 우리는 페리 시간 때문에 늦어서 결국 매니저 딸이 체험을 못하게 되었지만, 이러한 교육프로그램이 활발한 것이 좋다!


한국도 요새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많은데, 역시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미술 교육을 받고 어렵지 않게 생각하며, 자연스럽게 접근하는 것이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도 가치관 형성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그래서 나도, 공방 교육은 하지 않지만, 학교나 어린이 관련 강의가 들어오면, 시간과 예산이 맞으면 하려고 한다. 하지만, 역시나 한국은 아직도 아티스트 fee가 아예 없거나, 강사료에 대한 책정이 터무니없이 낮아서, 스스로 가치를 떨어뜨리고, 예술 사회에 부정적인 역할을 하는 열정 페이 등 부당한 일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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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 기차 안.

결국 갈 때도 일이 터졌다. 기차 지연은 아니지만, 갑자기 기차가 시간을 바꾼 것. 어린이용? 기차를 타고

게임을 해보려 했던 우리는 다른 승객이 말해주어서 다른 기차 출발 2분 전에 냅다 뛰었다. ㅎㅎㅎㅎ 매니저 말이 이러한 일은 다반사라고 한다. 특별히 일요일이라 더 그런다고.


독일어를 못하는 우리는 전적으로 매니저에게 의존해야 했는데, 이럴 때면 정말 정말 간단한 대화라도 할 줄 알았으면 얼마나 좋겠나 생각이 들었다. 여기 아이들은 영어는 기본이고 학기별로 자신이 원하는 언어를 배울 수 있다고 하는데, 보통은 비슷한 그룹의 불어, 이태리어, 스페인어 등을 같이 배운다고 한다. 이미 매니저 첫째 딸은 세르비아어, 독일어, 영어, 프랑스어로 이야기할 수 있었다. 물론 장단점이 있겠지만, 옆에서 듣기에는 교육시스템이 부럽기만 하다.


오늘의 결론은 그래도 무사히 집에 도착했다는 것. 그게 가장 중요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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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C05448.JPG [ 독일 한 달 살기 김선 애도 예가] 독일 항구도시 키엘 여행, 독일 기차, 도자기, 페리, 뮤지엄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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