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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자기로드 Mar 23. 2017

웨지우드와 꽃양배추_16

영국도자기마을

전통 깊은 웨지우드(Wedgwood) 공장 옆에 바로 위치한 웨지우드 박물관 (Wedgwood Museum)은 250년 이상의 영국 도자기의 전통과 역사가 살아 있는 박물관이다. 2014년에는 9월 초부터 영국의 예술 관련 소셜 네트워크를 뜨겁게 달군 사건이 일어나는데, 그것은 바로 아트펀드협회(Art Fund)가 주관한 웨지우드 박물관 살리기 노력이었다. 영국의 가장 큰 펀드 중 하나인 영국 헤리티지 로터리 펀드(Heritage Lottery Fund)에서 후원한 돈 말고도 일반 사람들에게서 한화로 약 47억을 약 7천여 명의 기증을 받아 2천억이 넘는 빚에서 웨지우드 컬렉션을 지켰다. 이에 영국인들의 관심은 대단했고, 예정했던 날짜보다 더 빠르게 후원금을 모아, 크리스티 경매에 넘어갈 뻔한 많은 컬렉션들을 스스로 지켰다.


이 컬렉션들 중 대다수는 18세기에 가장 부유층 사이에서 대세였던 도자기이다. 웨지우드는 런던에 쇼룸을 가지고 있었고, 그곳에 새로운 제품이라도 들어오면 고객들이 줄 서서 기다릴 정도였으니 새로운 아이폰이 나오면 줄 서서 사길 기다리는 사람들 같았을 것이다.  


18세기 웨지우드 런던 쇼룸(Showroom),  이미지 출처 웨지우드 박물관





웨지우드 박물관에는 현재 8만 가지의 도자기, 필사본, 편지, 패턴 책, 사진 등이 수록되어 있는데 지난 2009년에 이미 파산으로 말미암아 공장과 아카이브의 일부가 미국 회사로 넘어갔다. 영국 사람들 뿐만 아니라 여전히 웨지우드 제품을 사랑하는 전 세계인들의 이목이 몰린 그곳. 다 함께 웨지우드 박물관으로 떠나보자. 



2015년 이전 모습의 공장을 볼 수 있는 웨지우드 사진. 지금은 공사로 많이 변한 모습이다.  


웨지우드 박물관


웨지우드 박물관 


도자기의 명품 웨지우드는 조사 이어 웨지우드가 1774년 창립하여 지금까지 이어진 명물 허전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도자기 공장 중 하나이다. 

그 명성에 발맞추어 공장 바로 옆에 자리 잡고 있는 웨지우드 박물관은 1906년 처음 시작되었다. 세계대전 때는 안전을 위해서 문을 닫고, 그동안 많은 단계를 거쳐나가다 2008년에 새롭게 문을 열었다. 현재 볼 수 있는 박물관은 공장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다양한 도자뿐만 아니라, 체험도 가능한 웨지우드 에스테이트 방문센터와 함께 자리 잡고 있다. 박물관에 있는 여러 작품 중 파스텔 파란빛을 내는 재스퍼 웨어(Jasper Ware)와 여왕에게 헌사한 후 명성을 더 얻은 퀸스 웨어(Queen’s Ware)등을 실험한 테스트 조각 (Test Piece)이 진열된 서랍이 가장 먼저 이목을 끈다.  웨지우드가 자스퍼 웨어를 만들기 위해 무려 3천 여번 실험을 거쳐 완성했다는 유명한 일화를 들어보면 산업도자기를 예술화 시키는 그의 장인정신과 끈질김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웨지우드 박물관에 있는테스트 피스들
컬리 플라워 주전자가 전시되어있는 웨지우드 박물관




콜리플라워 티포트
(Cauliflower Tea Pot)



수많은 작품들 중에 웨지우드 초기에 만들어진 양배추 티포트에 대해 먼저 이야기를 열어보고자 한다. 

18세기 영국에는 자연을 모방하여 도자기와 함께 표현한 작품들이 많았다. 대표적인 예로 꽃양배추 주전자(Cauliflower ware Teapot)가 있다.  



컬리 플라워를 모티브로한 다양한 도기 제품



15세기부터 항해를 하면서 유럽 여러 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방문할 수 있게 된 영국 사람들은 동물과 식물에 대한 관심이 많이 생기게 되었다. 바다 조개껍데기와 암석들을 수집하기도 하고 식물도감을 만들기도 하였다.

웨지우드 디자인은, 당시 조사 이어 웨지우드가 고전에서 많은 모티브를 받아 작업한 것도 있지만, 18세기는 유럽 전체가 과일과 식물, 조개 같은 모양에서 비롯된 프랑스 로코코 스타일을 모티브로 만든 작품들이 초기에 다양하게 나타난다. 콜리플라워 차 주전자도 자세히 보면 밑은 진한 초록색의 잎을 표현하였고 머리 부분은 크림색으로 표현되어 있다. 대세를 따른 것이다. 물론, 웨지우드는 유행을 선도하는 쪽이었다. 


18세기 유럽 테이블 웨어 유행은 테이블에 판타지 요소를 두고 재미있게 세팅하는 일이었다. 예를 들면, 양배추 모양의 수프를 담는 그릇, 아스파라거스 모양의 그릇들도 있다. 이런 그릇들로 테이블을 세팅하다 보면 무슨 가든에 온 느낌도 들것이다. 아스파라거스 모양의 그릇에 아스파라거스 스프를 상상해 보라. 파티 호스트의 센스에 감탄할 것이 아닌가. 이러한 유행은 19세기까지 흘러가게 된다. 


도자기를 만드는 것도 힘들겠지만 세팅하고 설거지 하는 일을 생각해보면 상상만 해도 귀찮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많은 그릇들을 안전하게 보관해야 하는 곳도 필요하니 집안이 넓었을 것이다. 또, 이렇게 화려한 그릇 위에 고작 빵 한쪽 놓고 먹고자 사들이진 않았을 것이다. 그릇에 어울리는 요리도 중요했다. 당시에는 프랑스에서 요리사를 데리고 와서 집안 요리사로 고용하기도 했다. 


18세기에 유행이 되었던 콜리플라워 모양의 주전자는 이러한 모티브를 가지고 저렴한 도기로 만들어서 중산층까지 널리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호두와 호두까기가 있는이파리 모양 접시, 영국 더비셔, 1897년, 영국 V&A 소장
양배추 모양의 터린,프랑스 스트라스버그, 1754-62, 하노그 포터리 공장, 틴유약 도기, 영국V&A 소장
연어모양의 그릇,이탈리아, 1750년, 틴유약 도기/토끼모양의 터린(Tureen), 영국 첼시 포실린 공장, 1755년, V&A 소장



크림 웨어

콜리플라워 주전자의 크림색에서도 볼 수 있듯이, 크림색 흙으로 만든 도자기를 크림 웨어(creamware), 펄 웨어(pearlware) 그리고, 퀸즈 웨어(Queen's Ware) 등으로 불리는데, 각각 미묘한 차이점은 있지만 모두 다 자기토(porcelain)보다는 낮은 온도에서 구워지는 도기(earthenware)이다. 퀸즈 웨어의 이름에 대해서는 또 다른 재미난 이야기가 있으니 다음에 상세하게 나누도록 하겠다. 


이러한 흙으로 만들어진 도자기는 한국에서는 잘 볼 수 없기 때문에, 한국사람들에게는 생소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도 웨지우드 공장에서는 재스퍼 코란 캐주얼( JasperCoran Casual), 에듬(Edme), 사라스 가든(Sarah’s Garden) 퀸즈 플레인(Queen’sPlain)의 라인들이 여전히 이 종류의 흙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어든웨어는 포셀린과 비교해서 약간 둔탁한 소리가 나고, 본차이나 그릇보다 두껍게 만들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금 집에 있는 여러 종류의 그릇들이 있다면 한 번 두드려서 소리를 내어보자. 각각의 고유한 울림이 들리기 시작할 것이다. 


도기(earthenware)의 일부인 퀸즈 웨어 (Queen’s Ware), 웨지우드박물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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