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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사람들의 도자기 사랑

대만 잉거 도자기 박물관 워크숍

by 도자기로드

대만에서 3개월 동안 대만 잉거 도자기 박물관의 초대를 받아 도자기를 만들고, 결과보고서 같은 느낌으로 주말에 프레젠테이션과 워크숍을 진행하였다. (그동안 못 올린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것은 시간 순서가 조금 뒤바뀌더라도 차근차근 올려보려 한다.) 예전에는 전시를 했다고 하는데 일반 대중들과 소통을 더 할 수 있는 워크숍으로 바뀐지는 얼마 안 되었다고 한다.






일찌감치 조짐? 이 보였다. 워크숍은 4월 중순인데 3월 초부터 이미 20명이 넘었다고 했다. 무슨 도자기 박물관에 그리 많은 사람이 등록하는지 속으로 생각했다. (도예인이면서 도자기에 대한 다른 사람의 열정을 낮춰 생각한 죄ㅜㅜ) 그런데 워크숍은 일찌감찌 30명 정원을 꽉 채웠다. 나 이전의 다른 작가들은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내 미모가 먹혔나 케이팝이 먹혔나 뭐 이런 즐거운 생각까지 했다. ㅎㅎㅎ


하지만, 워크숍을 하면서 이런 생각은 싹 사라졌다. 참여한 사람들은 정말 도자기를 배우러 온 대만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아침 10시부터 5시까지 하루 종일 하는 수업에 아침 9시 조금 넘으니 사람들이 몰려왔다.


담당자에게 혹시 내가 시간 잘 못 안 것 아니냐며.

10시인데 9시 넘으니 큰 여행가방 들을 가지고 오신다. 나중에 보니 그 여행가방에는 텀블러는 물론이고, 각종 도자기 도구, 카메라, 삼각대 등 한 가득 제대로 준비해오셨다. 깜짝 놀랐다. 열정이 대단하신 분들을 만났구나.

물론 미술관 워크숍 조교님들이 필요한 기본적인 도구 등을 챙겨준다. 나도 8시 30부터 도착해서 준비했는데, 그분들은 이 시골? 까지 멀리 저 트렁크들을 끌고 왔다는 것 자체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핸드폰뿐만 아니라 커다란 카메라, 삼각대도 엄청 많이 들고 오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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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젠테이션은 약 1시간 30 정도 시간이었고, 내 작품뿐만 아니라, 내가 평소에 도자기 이외에 어떤 것들에 관심이 있는지, 이 분들은 왜 이곳에 오셨는지 여러 가지를 물으며 대화를 했다. 작품 설명만 하는 프레젠테이션 너무 지겨울 것 같아서 작년까지 VISA CARD 광고 출연한 비디오도 여러 개 틀어드리니 엄청 좋아하신다.


프레젠테이션 초입에는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으로 중국어로 나 자신을 소개했다. ㅎㅎㅎ (물론 많이 부족한 실력이지만, 엄청 좋아하셨다). 그러고 나서는 영어로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치아오치(줄리아)라는 대만 친구가 통역을 해주었다. 치아오치 친구는 미리 나와 만나서 여러 번 프레젠테이션 내용을 확인하고, 어려운 단어들을 미리 중국어로 준비해왔다. 예를 들면, 한국은 영어단어 중 고유명사를 그냥 발음 나는 대로 말한다면, 중국어는 그들의 언어로 바꾸어서 말하기 때문에 사전 준비는 필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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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궁금해하시던 드로잉을 전사지로 만들어 붙이는 시연도 특별히 워크숍 내용과 별개로 진행하였다.

그냥 보시는 것이 아니다. 하나하나 질문하시는 것이 날카롭고 호기심에서 출발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초보자도 분명 있었지만,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시는 전문 아티스트도 있었다.




오늘의 주제는 비엔 땅 박스 만들기이다.

대만에는 점심을 배달시켜먹거나 테이크 아웃해서 먹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것을 비엔 땅이라고 한다.

일본어의 벤또에서 오지 않았나 한다.

2019년 대만에서 소소하게 여행하며, 생활하며 든 느낌은, 우리보다 더 재활용, 환경문제에 의식하고 설루션을 찾아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타이베이 파인아트 비엔날레도 그러하였고, 각종 숍에서도 일회용을 대처할 수 있는 물품을 많이 판매하고 있었다.


그런 의미로 테이블웨어 중에서도 비엔 땅에서 영감을 받은 도자기 비엔 땅 박스를 만들기로 하였다.

도자기 비엔 땅 컨테이너를 가지고 다니거나, 배달이 이렇게 올 일은 없겠지만, 오늘의 내 식탁에 작은 기쁨을 가져오는 것 'bring joy to the table'을 실천하고 싶었다. 집에서 비엔 땅을 테이크 아웃해서 들어와서 내가 만든 그릇에 담아서 먹어도 좋을 것 같다. 도자기 텀블러도 가지고 다니는 대만인들의 도자기 사랑에 이 정도는 해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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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자는 왜 이렇게 큰가요 ㅎㅎㅎㅎㅎ 치가 너무 크다며 웃었는데 사진 찰칵!

옆에 계신 분은 패션 디자이너이셨는데, 정말 너무 아름다우셨다. 말씀을 어찌나 예쁘게 하시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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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W

그 전날에 동생이 한국에서 왔다. 주말에 남편이랑 잠깐 왔는데, 놀러 왔다기보다는 내 짐을 가지러 왔다. 원래 내 짐 때문에 외국에 가끔 같이 다니기도 해서 ㅎㅎㅎ 놀라운 것은 아니다. 대만은 가까우니 상대적으로 더 좋았다. 동생 남편도 오고 싶다고 해서 같이 오라고 했다. 비행기는 열심히 식비 나온 것 아꼈다가 내가 그걸로 주었다. (언니 노릇 오래간만에 ㅎㅎ)


그리고, 물론 동생에게 워크숍에 사용할 쿠키를 구워오라고 주문을 했다. 여기 대만의 창문틀과 비슷한 모양의 쿠키커터가 있어서 구름, 꽃, 박쥐 모양으로 쿠키를 많이 만들어왔다. 참여한 대만 사람들이 알아채고는 너무 기뻐했다. 무엇을 먹어도 의 마카롱 꼬끄도 넉넉히 가져왔는데, 많이 깨졌음에도 불구하고 제일 인기가 많아서 꼬끄 부스러기까지 ㅜㅜ 다 드셨다!


쿠키는 수업 후에 잠시 시간을 따로 가져서 에프터눈 티 식으로 함께 나누었다. 순삭!!


사진을 보면 대충 짐작 가지만 참여자는 20~60대 정도까지 있는 것 같았다. 대만 잉거 도자기 박물관 워크숍이 인기 있는 이유도 참여 연령제한이 없는 것이라고 한다. 심지어 레지던시 작가 연령제한도 없다. 일반인들이 마음껏 배울 수 있는 플랫폼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고, 나름 부럽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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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후에 다 같이 찍은 사진 :)

앞으로도 도자기 이야기 많이 들려드릴게요!


To be continued!






김선애 도예가에 대해 궁금하다면^^

https://brunch.co.kr/@dojaki/7


대만 도자기 로드에 대해 궁금하다면 ^^

https://brunch.co.kr/@dojaki/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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