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잉거에서 세 달간의 시간이 훌쩍 지났다. 벌써 이렇게 시간이 갈 수 있나 할 정도이다. 그동안 밀린 브런치 포스팅이 한 가득. 잉거에 도착하고, 영어도 안통하는 이 곳에서 무엇을 먹고 살아야하나에 대한 스트레스가 1,2주 있었는데 이제는 너무 익숙해졌다.
주로 대만 여행은 타이베이, 타이중, 타이난, 가오슝, 컨딩이겠지만 ㅎㅎㅎ 여기 3개월 간 살았던 잉거사람('잉거런'이 내 여기 별명이었다)으로 나의 일상식당, 음식들을 소개하려고 한다.
대만은 홍콩과 같이 대부분 식사를 밖에서 한다고 했다. 자취방에도 냉장고가 없는 곳이 대부분이라서 아침부터 사먹어야한다. 주로 집밥을 선호하는 나로는 정말 엄청난 스트레스였다. 요리해먹는 것을 선호하기에.
레지던시 숙소에는 조그만 키친이 있었지만, 많이들 요리 해먹지 않고, 같이 생활하는 곳이라 무언가를 항상 아침부터 요리해먹기 쉽지는 않았다. 전자렌지는 없었고, 토스터기는 고장나서 버리고 ㅎㅎㅎ 필요한 것 말하래서 전자렌지 필요하다고 했더니 레지던시 센터가서 데우라고 쳇. 일어나자 마자 밥먹어야 하는데 ㅜㅜ
대만 사람들은 빠오즈(큰 만두)를 아침으로 많이 먹는다. 두유에 요우티아오 찍어먹기도 하고. 총좌빙을 먹기도 한다던데 여기는 없는 것 같기도하고.
여기는 잉거에서 엄청 유명한 빠오즈 가게이다. 항상 줄이 길고, 가격도 빠오즈 한개에 단돈 15원(600원 정도)로 2개 먹으면 배부르다. 간판에 60년 되었다고 하니^^ 지금은 더 되었겠지.
여기 벽에 붙어있는 것이 메뉴이다. 저기서 골라서 달라고 하면 된다. 그리고 다 팔리면 저렇게 엎어놓는다. 무조건 '로우 빠오' 달라고 하면 된다. 제일 맛있으므로!! 현지인들도 이것을 젤 많이 산다. 고기가 들어간 빠오즈인데, 가격이 싸기 때문에 고기는 많이 안들어있지만, 그래도 맛있다!! 내일 가서 또 먹어야지.
나의 세컨드 초이스는 홍뚜 빠오 (레드빈)인데, 일반적으로 팥이 들어간 찐빵과는 차원이 다르다. 다른 게 들어가있다. 브라운 슈거인가 무엇인가 모르겠다. 동생남편은 이게 젤 맛있다고 했다.
이제 여기 직원들은 나를 다 알아본다. 혼자왔냐, 뭐하냐 막 질문 ㅋㅋㅋㅋㅋㅋㅋ 대충 대답 ㅎㅎㅎ 잉거와서 는것은 중국어 리스닝 ㅎㅎㅎ 언어에 내가 조금 탤런트가 있는 것같다.
잉거에 원데이트립 오시는 분들은 꼭꼭꼭 맛보셨음 좋겠다!! 모르는 사람 없게 해주세요 :)
아, 여기는 라오지에 가는 쪽으로 사거리에 있다.
여기는 빠오즈 가게옆에 자오찬띠엔 (아침식당)이다. 아침일찍 열고 오전에 문을 닫는다.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다. 3월 14일에 갑자기 문을 열어서 깜짝놀람 ㅎㅎㅎ 화이트데이라서 기억에 남는다.
항상 나만 오면 잘해주시는 아주머니와 그 아드님. 여기서 만두, 산밍쯔(샌드위치) 그리고 땅콩소스 국수를 먹는다. 저 땅콩소스 국수는 현지인이 먹는 것 보고 넘나 맛있을 것 같아서 사봤는데 역시 취저이다. 야채는 오이흔적만 들어있어서 저 국수를 사서 야채를 가득 썰어 넣어서 먹었다. 국수 단돈 30원.
다른 메뉴들도 벽에 포스터보고 주문하면 바로 만들어주고 그런다.
내가 애정하는 대만 산밍쯔.
이런 자오찬 가게에서 사먹는 것이 편의점보다 훨 낫다. 빵이 엄청 보들보들. 가격도 저렴하고 무엇보다 바로 만들어서 이렇게 놓아둔다. 나는 왼쪽에 털이 들어간 것을 좋아한다. 이 털은 ㅋㅋㅋㅋ 돼지고기인데 털의 형태?이다. 먹어보면 내가 무엇을 말하는지 안다 ㅜㅜ 어떻게 설명할 길이 없네. 베이커리 같은데 가도 이런 털빵이 많다. 은근 고소하고 맛있고, 별거 안들어가있는데도 왜이리 맛있는지. 소스가 약간 생크림같은... 부드럽고 그렇다. 뭘까나.
레지던시 센터에 있는 우리의 라오반(가마기사님이자 테크니션인데 우리가 사장님=라오반이라 부른다)은 매일 아티스트 런치를 대신 시켜주는데 원하면 함께 시켜서 배달할 수 있다. 한끼 식사의 도시락으로, 물론 대만스타일의 한솥밥이다. 동그란 비엔땅이면 주로 밥이 밑에 깔려있고, 위에 야채 반찬이, 그리고 그 위에 고기 등이 통째로 얹어있다. 네모난 비엔땅이면, 종이박스에 구획이 나누어져서 반찬과 밥이 있고, 고기가 또 밥 위에 얹혀있다.
어딜가나 테이크아웃으로 많이 판매한다.
레지던시 아티스트 숙소 1층에는 이러한 비엔땅을 파는 부페식 식당이 있는데 항상 이른 점심, 이른 저녁시간에 가지 않으면 솔드아웃이다. 현지인에게 인기가 많고, 매일 아침에 재료 준비해서 뚝딱뚝딱 요리 하신다. 이 가족은 숙소 아파트에 사시는데 아드님이 엘베 같이 타면 또 엄청 ㅋㅋㅋㅋ 궁금한것 다 물어보신다. 물론 중국어로 ㅜㅜ 내가 중국어를 조금 더 잘 했음 좋았을텐데. 들으면 이해 가는 것도 있지만, 대답을 잘 못하니깐. 아쉽.
이렇게 앉아서 원하는 것 퍼서 먹기도 하고, 비엔땅으로 가져가서 먹기도 한다. 재료에 따라 조금씩 가격이 달라지지만, 주로 80원으로 100원 안쪽이다. 예를 들면, 계란, 소세지를 추가하면 각 10원씩 더 나오고 그런다. 뭘 담아도 엄청 푸짐하게 져렴한 가격으로 먹을 수있다. 국도 있는데 나는 국은 잘 안먹었다. 여기 가지볶음이 있는데 정말 맛있다. 중국가지요리는 정말 정말 맛있는 듯.
(또 배고파진다. 하필 저녁늦게 포스팅을 쓰고있다)
잉거에 당일치기로 여행온다면, 오전에 박물관 보고, 간단히 여기서 점심을 먹고, 잉거라오지에를 가도 좋을 것 같다. 이 식당이름은 아-량인데, 그렇게 물어서는 못찾을 것 같고, 박물관에서 나오면 길건너 왼쪽에 TINA라는 빨간색 1층짜리 레스토랑이 보인다. 거기를 가로질러서 주차장을 다 나오면 맞은 편에 길건너 보이는 7층짜리 건물에 있는, 1층에 있는 허름한 식당이다. 토요일에는 점심만 하고 일요일은 휴무^^ 대만의 집밥이나 일상적으로 사람들이 먹는 백반을 경험하고 싶다면 강추!! 자동식당이라고 한자로 빨갛게 쓰여있다.
한국도 편의점이 잘 되어있는데 대만도 마찬가지이다. 여기는 세븐일레븐, 패밀리마트, 그리고 영어로 hi life라고 쓰여진 브랜드가 대부분이다. 뮤지엄 바로 앞에 세븐일레븐이 있어서 자주 다녔다. 세븐일레븐은 일레븐 빼고 그냥 세븐= '치' 라고 부르고, 아니면 대만의 신조어 '샤오 치' 라고 한다. 샤오치 다녀온다고 하면 다 알아듣는다.
내가 주로 먹은 것은 tea egg. 편의점 중간에 큰 동그란 팟같은 거에 까만 한약같은 국물?에 들어있다. 집게로 건져올리면 맛있는 삶은 계란을 10원에 먹을 수 있다. 일반 삶은 계란보다는 비린내도 없고 맛있더만, 동생은 그냥 계란이네 ㅎㅎㅎ 했다.
영국에서는 우유보다 비싼 두유도 여기서는 우유의 반값이다. 500미리 사면 나는 이틀은 먹는다. 나는 마시는 음료는 모두 당이 들어가지 않는 것을 선호해서 무가당으로 고른다.
대만편의점에는 역시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라면도 많이 팔고 과자도 판다. 내가 좋아하는 라면은 한국사람에게도 잘 알려져있는 만한대첩 우육면탕. 제일 매운 것 = super spicy 어쩌고 써있는 것이 제일 맛있는데 하나도 안 맵다 ㅎㅎㅎㅎ 내 기준으로는^^
(편의점 사진이 다 어디갔지 ㅜㅜ) 방금찍어 올림 ㅎㅎ
잉거에는 PX MART라는 곳이 있다. 그래서 주로 장을 거기에서 보고 요리를 해 먹었다. 물론 타이베이에는 우리의 홈플같은 큰 까르푸가 많다. 까르푸 구경도 재미있다. 까르푸 다녀오면 영혼이 털리기도 하고 지갑이 털리기도 한다.ㅎㅎㅎ
남들은 망고젤리, 누가 크래커, 펑리수 엄청 사는데 나는 ㅋㅋㅋㅋㅋㅋ 눈길조차 안주었다. 그냥 일부러 안산것은 아닌데, 모르겠다. 별로 마음이 안가다가 동생이 와서 그때 처음 사먹어봤다.
그런 것은 왠지 현지인들보다 관광객에게 인기가 많은 것 같다고나 할까. 그것말고도 엄청 맛있는 음식들이 많은데. 뮤지엄 식구들이 한 두개씩 가져오는 전통과자들이 더 맛있고 그렇다. 나도 한국 과자 사다가 같이 냠냠 많이 했지.
암튼, 잉거에서는 시장에서 사던지 PX 마트에서 사던지. 야채나 과일은 시장을 추천하는데, 중국어 모르면 대략난감. 그대신 대만친구가 알려준 팁은, 잘라진 과일 오래된 것은 사지 말라한다. 방부제 많이 넣는다고 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 자리에서 잘라주는 파인애플, 구아바가 있는데 그런것은 괜찮을 것 같다. :) 아저씨들이 막 자르고 있음 ㅎㅎㅎ 사먹으면 된다.
길거리 음식 아직 정복하지 못한 것이 있다면 취두부 ㅎㅎㅎㅎㅎ가 있겠다. 사실 안먹어본 것이 더 많고!
냄새가 강하긴 한데, 대만 친구는 고약한 냄새 아니라 한다. 맛있는 냄새라 한다!!!! 마치 청국장이나에게 엄청 맛있는 냄새인 것 처럼.
나이트마켓은 많이 다니지 못했지만, 동생, 동생남편이 왔을 때 현지인이 추천해준 라오허지에 나이트 마켓에 다녀왔다. 그 이야기는 따로 하는 걸로. 동생이 나와는 다르게 이것저것 먹는 것을 좋아해서 (누가 세프아니랄까봐) 덕분에 나도 엄청 맛본 것들이 많았다.
내가 먹어본 길거리 음식은 고작해야:
지파이(타이난에서 먹었는데 너무 커서 반은 버림 ㅜㅜ) 관광지?나 라오지에나 가야 먹는다. 스파이시 가루는 필수.
돼지피 바?(blood cake)이라고 쓰여있는데 소스에 찍어먹음 맛난다. 그냥먹음 밍밍. 그리고 뭘로 만들었는지 생각을 안하고 먹어야 한다. 약간 순대 압축해놓은 것 같다.
양배추 전 가게별로 특색이 있다. 가격도 저렴하지만, 너무 맛있다. 스파이시 소스는 필수. 정확한 이름을 모르겠네. 길거리에 아주 많다.
군고구마(띠과) 길거리에 많이 판다. 군고구마 워낙 좋아해서 정말 많이 먹었다. 냉장고에 놨다가 아침에 우유랑 먹으면 꿀맛.
고구마튀김 친구들이 가끔 사와서 먹었는데 튀긴 것은 뭐든 맛있으므로 안맛있을 수가 없다. 고구마 웨지처럼 크게 튀겼는데 같이 뿌려주는 파우더가 맛있다 ㅜㅜ 흑흑 또 먹고 싶다.
빠오즈는 진리. 짜파게티를 하나 사서 같이 먹었는데 왠지 혼자 중국집에 온듯. 생각해보니 은근 라면 엄청 먹어버렸네. 용러시장에서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파가 많이 들어간 빠오즈가 있었는데 정말 맛있었던 기억.
소세지 대만친구가 처음 건네서 먹어본 대만소세지. 샹창이라고 한다. 라오지에나 나이트 마켓 가면 엄청 볼 수 있다. 여기서 포인트는 샹창 굽는데 같이 있는 생마늘 몇개를 집어와서 같이 먹어야 한다는것!! 대만친구가 알려줘서 알았지 절대 몰랐을 것이다. 생마늘을 까서 소세지 한입에 마늘 한입씩 먹었다 ㅎㅎㅎ 마늘을 함께 먹고 안먹고 차이가 엄청나다. 처음에 마늘먹으라고 했을때 나를 놀리려고 장난치는 것인줄 알았네.
맨 위에 '고작해야'라고 썼는데 엄청 먹었네 ㅎㅎㅎ 나이트 마켓에서는 더 먹었다. 그건 추후에!
개인적으로는 타이난 여행 중에는 동과차를 가장 많이 마셨고, 타이베이, 잉거에서는 쩐주나이차를 가장 많이 마셨다. 마셔봤자 근데 손가락 안에 마신 양이 꼽는다. 아직 그렇게 더워지기 전이고, 잉거에는 이거 마실려면 숙소에서 그래도 10분은 걸어가야하고 해서 귀찮아서 그냥 포기 ㅎㅎㅎ
TP tea도 잉거 로컬시장에 있긴했는데, 이제야 처음 먹어봤다. 나란 사람은 먹는 것보다 보는게 중요해서 여행 중에 뭘 잘 먹고다니지를 않는다.
물론, 쩐주나이차도 우탕(설탕 0%)를 먹는다. 대만 친구들은 무슨맛으로 먹냐며 ㅎㅎㅎㅎ 맛없다고 나의 취향을 이상하게 보았지만^^ 나는 우탕이 넘나 맛있다. 얼음도 물론 선택할 수 있어서 샤오삥(얼음적게)로 선택한다. 우탕 싫어하면 반탕(설탕 50%)를 추천.
이거 하나먹으면 배불러서 한끼를 대신하게 된다.
기본이 거의 벤티사이즈.
큰거 달라고 하려면 따거(큰거)달라고 하면 된다. 샤오더(작은것)도 괜찮지만, 빨리 없어지므로 바로 후회 ㅎㅎㅎ
이것도 타이난에서 단돈 30원에 먹었던 홍차+아이스크림. 아이스크림이 무려 3스쿱이나 들어있다. 후덜덜.
홍차를 부으니 빨리 사라지기도 하지만서도, 양이 많아 배불러서 점심으로 대신하였다. 역시 타이난이 타이베이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하고 맛있는 것이 많긴 많았다.
물론, 유명하고 미슐랭스타 1개를 받았다는 쳔산딩의 흑당밀크티도 마셔봤다. 역시나 흑당이 맛있긴 맛있지만, 달아서 내 취향은 아닌걸로. 45-50원 쯤 했던 것 같고, 타이베이 공관역 근처에 있다. 나에겐 타이베이가 넘나 먼것. 사실 알고보면 거기 바로 옆에 만두가게가 정말 로컬 인기 음식이었다. 20분 기다려서 속을 바로 넣어주는 만두 같은 것을 먹었는데 사르르 녹는다. 녹아.
대만에 워낙 맛있는 차가 많고 종류도 다양해서 커피는 따로 사먹은 적이 별로 없다. 2-3번 먹어봤다. 맛있는 것도 있고 한국인 입맛에 그저그런 곳도 많다. 이렇게 맛있는 음료수가 많으니 뭐 커피 안마셔도 될 것 같다. 작업할때만 생각나서, 레지던시 센터에서 내려서 먹긴 했다. 원래 내 취향은 라떼인데, 여기와서 필터커피 (아메리카노)를 주로 마셨다. 한국에 가면 아메리카노 마실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ㅎㅎㅎ 원래 카페인에 약해서 아메리를 잘 못마셔가지고 ㅜㅜ
대만 음식 엄청 생각날거다. 다음에 또 올 수 있으려나. 벌써부터 슬프다.
To be continued!
김선애 도예가에 대해 궁금하다면^^
https://brunch.co.kr/@dojaki/7
대만도자기로드에 대해 궁금하다면 ^^
https://brunch.co.kr/@dojaki/40
선애킴 홈페이지
BLOG
http://bakedpottery.tistory.com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