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많게는 2번,
나만의 시간을 가지려 선의의 거짓말을 한다.
내가 다니는 회사의 점심시간은 열두 시부터 한시까지로 정해져 있지만,
배고픈 사원들은 열한 시 반부터 몸을 베베꼬며 꿈틀거리다 지갑을 들고나가기 시작한다.
그때에 맞춰 메시지 하나가 툭 온다.
“다히님 뭐 드시고 싶으세요?”
고작 한 시간의 점심시간밖에 주어지지 않아하고 싶은 것을 다하지 못해 내내 찜찜하게 하루를 보내는 나는 고심 끝에 답장을 보낸다.
“오늘 점심은 건너뛰겠습니다. 아침을 먹고 와서요^^”
불과 몇 달 전인 백수 시절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루에 세끼밖에 먹을 수 없는 현실을 이해할 수 없어 내 장기에 매 끼니마다 최고의 음식으로 대접해왔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예 굶는 건 아니다.
팩우유부터 클렌저 주스며 커피까지 하루에 챙겨 먹는 음료가 두 종류 이상이기에
굶는다는 표현은 맞지 않다. 말 그대로 탄수화물을 건너뛰는 것일 뿐.
“넵 알겠습니다.”
답변을 받은 후, 아이패드를 겨드랑이에 낀 채 밖을 나온다.
밖을 걷다 보면 양옆으로 쭉 펼쳐진 밥집들이 유혹을 하기 시작한다.
그 유혹 사이엔 내가 자주 가는 카페가 있다.
카페에는 마침 점심시간을 이용해 점심을 해결하려는 직장인들과 카공(카페 공부)를 위해 온 학생들이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다.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내 눈은 바빠진다.
좋은 자리, 즉 한 시간 십 분 동안 그 누구도 내 시야에 들어오지 않을
그런 자리를 찾기 위해서다.
능숙하게 주문을 마치고 봐 둔 자리로 향한다.
내 자리는 2층 창가 자리의 반대방향이자, 두 가지 섹션으로 구분되어 있는 곳의 구석진 자리이다.
오늘은 느낌이 좋다.
왠지 책, 사치스러운 고독의 맛을 끝까지 완주할 수 있을 거 같다.
(특정카페를 홍보하는 것같지만 ,그래도 어쩔수없다.
이곳의 토마토쥬스와 아메리카노는 내 점심 메이트이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