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가, 내 길었던 여름아

by 오가은




한낮의 태양은

숨 가쁘게 타올라

숨결마저 태워버렸다


사랑은 없지만

폭죽처럼 무모히 터지던 박동은

얼음물 한 모금에

차갑게 선명해진다


격정의 파도에 몸을 던지던

젊은 심장은

저녁 노을에 스러지듯 사라지고


꺼진 불씨는

남은 계절 그늘에 머물러

고요히 제 자리에 드러눕는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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