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살 초반의 사무직에 종사하는 평범한 회사원 제니는 벌써 네 번째 이직한 다섯 번째 회사를 다니고 있다. 아직까지는 그럭저럭 다닐만하다.
오늘은 수요일, 평소같이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한다.
어제 저녁, 퇴근 후에는 거드름을 좀 피웠는데 또다시 아침이 되자 부지런을 깨워야 하다니.
그녀는 믿고 싶지 않은 이 현실을 부정하며 얼굴에 스킨을 가득 끼얹고 쳐득쳐득 심드렁하게 양손을 볼로 가져가 가볍지만 세찬 소리를 내며 연신 두들겨댔다. 그러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한참을 빤히 바라보다가 다시 분주하게 준비를 서둘렀다.
어느덧 그녀는 출근준비를 끝내고 집을 나선다.
그녀는 회사까지 지하철을 이용해 간다.
카드를 찍고 지하철 탑승구에 다다랐을 때, 스크린 도어에 비치는 그녀는 자신을 보며 오늘 하루도 잘 보내겠노라 주문을 건다.
그녀가 자리를 잡은 몇 분 후 지하철이 들어온다.
빠른 속도로 지하철은 제자리를 잡는다.
이걸 어쩌나.
출근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버린 지하철은 그녀를 태워줄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다. 아마도 이 지하철을 탈 수 있는 건, 어깨빵이 가능한 중년의 여성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할 즈음 지하철은 그녀를 인정사정없이 매몰차게 내버려 두고 자신의 길을 떠나버렸다.
‘지각이네.’
그녀는 과감히 떠나버린 지하철은 포기하고 다음 지하철이 올 때까지 휴대폰을 만지작거렸다.
곧이어 다음 지하철이 들어온다. 출근시간이라 다행히 지하철들이 분주히 움직여준다는 안도감에 그녀는 다가오는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이번 지하철 탑승은 성공!
다행히 아슬아슬하게 정시까지 회사에 도착한 그녀는 같이 일하는 직원들에게 가벼운 아침 인사를 한다.
영혼 없는 인사치레를 하고 커피 한 잔과 함께 오늘의 업무를 시작한다. 정신없이 일을 하고 나니 어느덧 퇴근시간이 그녀를 반겼다.
두근두근.
이처럼 행복한 시간이 또 있을까.
그녀는 서둘러 퇴근 준비를 한다. 하루같이 고생한 동료들과 어찌 된 일인지 꽤 오랜 시간 퇴근 인사말을 전한다.
그녀가 다섯 번째 이직을 결심한 걸까?
"수고하셨습니다. 나중에 다시 봬요."
그녀는 마지막 인사를 건넨 후 회사 입구를 나선다-
그리고 자신의 핸드백에서 꽤 트렌디한 선글라스를 꺼내 든다.
"나 드디어 오늘 쌍꺼풀 수술하러 간다.
호호호호호호호홍"
그녀는 혼잣말을 되뇌며 발걸음을 재촉한다.